마켓인사이트 6월25일 오후 4시25분

NH투자증권이 보유 중인 한국거래소 지분을 미국계 투자사인 M사에 팔려던 계획이 무산됐다. 거래소가 상장할 경우 주주는 자본시장발전 기금을 내야 한다는 점이 걸림돌이 됐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최근 M사와의 거래소 지분 매각 협상을 접기로 했다.

NH투자증권은 ‘동일계열 금융그룹이 5%를 초과하는 거래소 지분을 보유할 수 없다’는 자본시장법 규정에 따라 보유하고 있는 거래소 지분 8.26% 가운데 5%를 제외한 3.26%를 M사에 팔기로 하고 가격 협상을 벌여왔다. 매각 가격도 845억원(주당 13만원)으로 합의를 앞둔 상황이었다.

하지만 거래소가 NH투자증권의 지분 매각에 난색을 보였다. M사가 공익기금 출연을 약속해야만 지분을 취득할 수 있다는 조건을 걸었다. 거래소는 2007년 상장을 추진하면서 당시 3700억원의 자본시장발전재단 출연금을 내기로 했다. 이 중 1700억원은 주주들이 출연하는 몫이다. 이에 따라 M사가 거래소 주주가 되면 향후 상장 때 일부 자금을 내야 한다는 것이 거래소 주장이다.

주주별로 얼마를 내야 하는지 기금 출연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정해지지 않은 게 문제였다. M사는 불투명한 출연 약속이 우발채무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은 출연 기준이 명확해진 뒤 재매각에 나설 계획이다. 거래소는 조만간 출연 기준을 정하기로 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