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CC를 두고 세계 100대 골프 코스 디자이너 데이비드 데일는 “세계적인 명문 코스의 조건을 두루 갖췄다”며 “한국의 페블비치로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유정우 기자/ 한경DB
아일랜드CC를 두고 세계 100대 골프 코스 디자이너 데이비드 데일는 “세계적인 명문 코스의 조건을 두루 갖췄다”며 “한국의 페블비치로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유정우 기자/ 한경DB
"난이도와 코스 구성의 수준이 높다. 내년에 꼭 다시 도전해보고 싶다."(하민송·19·롯데)

비씨카드·한경레이디스컵 2015 대회가 열린 경기 안산시 대부도의 아일랜드CC(파72·6490야드)는 그린 굴곡이 많고 러프가 길어 나흘간의 대회 내내 상당수 선수가 80타대를 치는 등 고전했다. 퍼팅과 어프로치 실력을 구분하기 위해 핀을 어려운 곳에 꽂아놓은 곳이 많았기 때문이다.

대회 마지막날인 28일에는 그동안 쌓아놓은 타수를 까먹는 선수가 속출했다. 최종라운드에 나선 67명 선수 가운데 언더파를 친 선수가 23명에 그쳤다. 전날까지 4언더파로 단독선두를 달리던 달리던 하민송도 이날 4라운드에서만 2타를 잃었다. 김보경, 현은지, 장수화 등은 3타를 잃었고 4타 이상 잃은 선수도 5명이나 됐다.

그러나 선수들은 “도전하고 싶은 명품 코스”라고 입을 모았다. 비바람, 굴곡진 그린, 강한 러프 등 국내외 골프장에서 자주 마주치는 대회 환경이 압축돼 있어 실력을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것은 물론 트러블샷 연습까지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올 시즌 아일랜드CC에서 두 차례 대회를 치른 지한솔(19·넵스)은 “페어웨이와 그린 주변 바람이 서로 달라 클럽 선택에 애를 먹었다”면서도 “코스 전략을 세밀하게 짜야 하는 곳”이라며 “꼭 다시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최종 성적 2위로 대회를 마친 정희원(24.파인테크닉스)은 “그린이 까다롭긴 했지만 공을 잘 받아줘 버디를 많이 잡을 수 있었다”며 “18번홀(파5)을 짧게 만들어 막판에 타수를 만회할 기회를 준 게 맘에 든다”고 평했다. 아일랜드CC는 마지막 홀인 18번홀을 439야드로 평소보다 짧게 만들어 선두에 1~2타 뒤처진 선수들이 막판 뒤집기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대회에서 나온 8개의 이글 가운데 5개가 이 홀에서 쏟아졌다.

‘팔색조의 화려함에 감춰진 야수의 발톱.’ 아일랜드CC를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수식어다. 아일랜드는 27홀 경기 내내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수도권 인근에 위치한 유일한 링크스 코스다. 해송(海松)과 은빛 3면의 바다, 석양, 갯벌 등이 어우러져 사시사철 절경을 뽐낸다. 세계 100대 골프 코스 디자이너인 데이비드 데일은 “세계적인 명문 코스의 조건을 두루 갖췄다”며 “한국의 페블비치로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권오영 아일랜드CC 대표는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선 K골프의 위상처럼 선수들의 눈높이도 대회를 치를수록 높아지는 것 같다”며 “대회 품격과 전통을 지켜나가는 데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2011년 개장한 이후 ‘한국의 페블비치’로 명성을 얻어온 아일랜드CC는 세 번의 메이저대회를 포함해 그동안 다섯 차례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대회를 치렀다.

아일랜드CC=유정우 기자 see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