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콘퍼런스서 만난 마크 필즈 포드 회장
美 콘퍼런스서 만난 마크 필즈 포드 회장
“한국 시장에서 스마트 모빌리티를 무기로 현대자동차와 경쟁하겠다.”

마크 필즈 포드 회장은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래 전략 콘퍼런스 ‘포드와 함께 더 멀리 2015’ 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올해 5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엔 세계 각국 기자와 블로거 200여명이 참석했다. 국내 언론사 가운데 한국경제신문이 유일하게 초청받았다.

필즈 회장은 “현대차가 한국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오랫동안 봐왔다”며 “현대차가 버티고 있는 한국은 뚫기 어려운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하지만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삶의 방식과 산업이 바뀌고 있다”며 “인터넷과 스마트폰 강국인 한국에서 포드가 현대차보다 경쟁 우위에 있는 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작년 7월 포드의 새 수장으로 선임된 필즈 회장은 25년간 포드에서 일한 포드맨으로 2012년 12월부터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았다.

그는 스마트 모빌리티를 포드의 대표적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스마트 모빌리티란 스마트 기술과 융합된 새로운 교통 서비스를 가리킨다. 필즈 회장은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어릴 때부터 접한 20대 젊은이들은 자동차를 소유하기보다는 공유할 대상으로 여긴다”며 “포드는 이런 흐름을 정확하게 알고 있으며 어떤 기업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필즈 회장은 지난달 영국 런던에서 시작한 카셰어링사업을 스마트 모빌리티의 사례로 꼽았다. 이용자가 스마트폰 앱에 접속해 빌려 쓰고 싶은 자동차와 목적지를 선택하면 자동으로 인근 주차 장소까지 예약해주는 서비스다. 포드 자동차 50종 중 선택할 수 있으며 예약 후 런던 시내 20여곳의 차량 임차 및 반납장소를 이용하면 된다. 서비스 요금은 거리와 상관없이 분(分) 단위로 산정한다.

필즈 회장은 “국가와 도시 특성을 반영한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세계 25개국에서 자동차 이용에 관한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고 전했다. 빅데이터 영역은 자동차와 관련된 생활 모두다. 새로운 보험료 산정방식 연구도 포함돼 있다. 필즈 회장은 “자동차를 공유하는 만큼 보험료도 그에 맞게 책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필즈 회장은 이날 포드의 전기자전거(e-bike)인 ‘모드:미(MoDe:Me)’와 ‘모드:프로(MoDe:PRO)’ 도 처음 공개했다. 모드:미는 단순 이동용, 모드:프로는 뒤에 짐을 실을 수 있는 상용 자전거다. 포드는 이를 제어하기 위한 스마트워치까지 함께 만들었다. 앞으로 인구 증가로 탈도시화가 가속화되면 다양한 교통수단으로 출퇴근하는 사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필즈 회장은 “이미 일본과 런던, 홍콩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 여러 이동수단을 통해 움직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전기자전거는 미래 모빌리티 사회에서 자동차의 보완재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샌프란시스코=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