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월화수목금금금? NO…잘 쉬어야 잘 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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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자율출퇴근-반바지 이어 휴직 복지 강화
사내 부부, 육아 휴직 2년씩 최대 4년 가능
3년 ↑ 근속자, 이유 불문 1년 무급휴직 신설
"권위-형식 보다 자유-실용이 더 창의적 조직 만든다"
사내 부부, 육아 휴직 2년씩 최대 4년 가능
3년 ↑ 근속자, 이유 불문 1년 무급휴직 신설
"권위-형식 보다 자유-실용이 더 창의적 조직 만든다"
[ 김민성 기자 ] '월화수목금금금', 주말없이 회사 근무에만 매달리던 과거 행태에서 벗어나 휴직을 적극 권장하는 기업 문화가 싹트고 있다. "잘 쉬어야 잘 일할 수 있다"는 경영 인식이 확산 추세다.
2013년 한국인의 1년 근로시간은 2163시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4개국 중 두번째로 많았다. 출근 뒤 자리만 지키는 식의 근면성을 중시하는 한국적 문화로는 창의적 성과를 내기 힘들다는 산업계 판단은 그래서 더 힘을 얻고 있다.
재계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는 29일 육아 및 무급 휴직 관련 사내 복지를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우선 남녀 임직원 모두 육아휴직 기간을 2년까지 늘린다. 출산휴가와 별개로 현행 1년까지 쓰던 육아휴직을 2년으로 늘리는 것으로 자녀가 만 12세가 될 때까지 총량 개념으로 사용할 수 있다.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 역시 동일하게 2년을 쓸 수 있다. 예를 들어 부부가 모두 삼성전자 직원이라면 아이가 만 12살이 될 때까지 최장 4년 간 돌아가며 육아휴직을 낼 수 있는 구조다. 자녀가 2명이라면 최대 8년까지도 가능하다.
국내 재계에서는 파격적인 육아 복지라는 평가다. 현행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은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가 있는 남녀 근로자는 양육 목적으로 1년 이내 휴직을 신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최근 행정자치부가 남성 공무원도 여성과 마찬가지로 최장 3년 육아휴직을 쓸 수 있도록 연장했지만 민간에서 이 같은 제도를 찾기는 쉽지 않다. 삼성전자의 휴직 강화 제도가 전사적, 혹은 다른 기업으로도 확대될지 주목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국가적으로는 출산율을 높이고, 조직적으로는 가정 생활을 배려해 창의성과 생활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복지 정책 강화"라며 "국내에서도 삼성전자가 타 기업에 비해 국가 정책을 웃도는 육아 복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에 지친 직장인이 반길만한 휴직 제도도 신설됐다. 임직원의 자기개발을 위한 무급 휴직 1년제도가 처음 도입된다. 학업, 여행, 취미 등 분야에 상관없이 자기 개발 차원이면 1년 간 월급을 받지 않고 휴직할 수 있는 제도다. 만 3년 이상 근속자라면 언제든 신청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상식 차원의 휴직 사유라면 딱히 제약을 두지 않기로 했다"며 "개인 창의성과 사기를 충전해 조직에 도움이 되도록 연계하는 정책"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삼성전자는 이 같은 휴직 강화 복지 정책을 다음달 1일부터 사용할 수 있도록 인사제도를 개편하고, 이를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전 임직원에게 공지했다. 다만 반도체 등 다양한 생산라인을 거느린 부품(DS) 사업부문은 휴직 확대 대상에서 제외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부터 자율 출퇴근 제도도 시행 중이다. 생산직을 제외한 전 직군이 대상이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중 자율 출근해 하루 4시간 이상씩, 주 40시간 근무만 채우면 원하는 시간에 퇴근할 수 있는 이른바 '워크 스마트(Work smart)' 제도다. 2009년 도입한 자율 출근제에 자율 퇴근 개념까지 확장했다. 잦은 야근 대신 '저녁이 있는 삶'을 살아보자는 취지였다. 업계 내에서도 삼성전자 서초사옥 본사 임직원은 업무 강도가 높고, 팀 간 협업을 중시해 야근이 잦기로 유명했다. 실제 자율 출퇴근제 확대 이후 삼성전자 내 불필요한 야근 업무가 줄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맞벌이 중인 한 삼성전자 직원은 "자율출퇴근제 시행 이후 육아 시간을 더욱 탄력적으로 쓸 수 있어 유용하다"며 "금요일 오후 퇴근 시간을 앞당겨 조절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권위나 형식 대신 자유로움과 실용을 중시하는 조직 문화도 퍼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9월 4일까지 하절기 복장 간소화 정책 일환으로 반소매·반바지 차림 근무를 시작했다. 반바지는 주말(휴일) 근무 때만 허용하지만 평일에는 재킷 없이 반소매 착용을 권장한다. 의류 사업 부문인 제일모직 패션부문은 평일에도 반바지 착용 허용했다.
지난해 수원사업장에서 실시한 주말 반바지 근무가 올해 전사적으로 확대된 셈이다. 불필요한 권위적 행보를 선호하지 않는 이재용 부회장의 실용 중시 경영 스타일이 반영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 @mean_Ray
2013년 한국인의 1년 근로시간은 2163시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4개국 중 두번째로 많았다. 출근 뒤 자리만 지키는 식의 근면성을 중시하는 한국적 문화로는 창의적 성과를 내기 힘들다는 산업계 판단은 그래서 더 힘을 얻고 있다.
재계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는 29일 육아 및 무급 휴직 관련 사내 복지를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우선 남녀 임직원 모두 육아휴직 기간을 2년까지 늘린다. 출산휴가와 별개로 현행 1년까지 쓰던 육아휴직을 2년으로 늘리는 것으로 자녀가 만 12세가 될 때까지 총량 개념으로 사용할 수 있다.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 역시 동일하게 2년을 쓸 수 있다. 예를 들어 부부가 모두 삼성전자 직원이라면 아이가 만 12살이 될 때까지 최장 4년 간 돌아가며 육아휴직을 낼 수 있는 구조다. 자녀가 2명이라면 최대 8년까지도 가능하다.
국내 재계에서는 파격적인 육아 복지라는 평가다. 현행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은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가 있는 남녀 근로자는 양육 목적으로 1년 이내 휴직을 신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최근 행정자치부가 남성 공무원도 여성과 마찬가지로 최장 3년 육아휴직을 쓸 수 있도록 연장했지만 민간에서 이 같은 제도를 찾기는 쉽지 않다. 삼성전자의 휴직 강화 제도가 전사적, 혹은 다른 기업으로도 확대될지 주목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국가적으로는 출산율을 높이고, 조직적으로는 가정 생활을 배려해 창의성과 생활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복지 정책 강화"라며 "국내에서도 삼성전자가 타 기업에 비해 국가 정책을 웃도는 육아 복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에 지친 직장인이 반길만한 휴직 제도도 신설됐다. 임직원의 자기개발을 위한 무급 휴직 1년제도가 처음 도입된다. 학업, 여행, 취미 등 분야에 상관없이 자기 개발 차원이면 1년 간 월급을 받지 않고 휴직할 수 있는 제도다. 만 3년 이상 근속자라면 언제든 신청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상식 차원의 휴직 사유라면 딱히 제약을 두지 않기로 했다"며 "개인 창의성과 사기를 충전해 조직에 도움이 되도록 연계하는 정책"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삼성전자는 이 같은 휴직 강화 복지 정책을 다음달 1일부터 사용할 수 있도록 인사제도를 개편하고, 이를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전 임직원에게 공지했다. 다만 반도체 등 다양한 생산라인을 거느린 부품(DS) 사업부문은 휴직 확대 대상에서 제외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부터 자율 출퇴근 제도도 시행 중이다. 생산직을 제외한 전 직군이 대상이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중 자율 출근해 하루 4시간 이상씩, 주 40시간 근무만 채우면 원하는 시간에 퇴근할 수 있는 이른바 '워크 스마트(Work smart)' 제도다. 2009년 도입한 자율 출근제에 자율 퇴근 개념까지 확장했다. 잦은 야근 대신 '저녁이 있는 삶'을 살아보자는 취지였다. 업계 내에서도 삼성전자 서초사옥 본사 임직원은 업무 강도가 높고, 팀 간 협업을 중시해 야근이 잦기로 유명했다. 실제 자율 출퇴근제 확대 이후 삼성전자 내 불필요한 야근 업무가 줄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맞벌이 중인 한 삼성전자 직원은 "자율출퇴근제 시행 이후 육아 시간을 더욱 탄력적으로 쓸 수 있어 유용하다"며 "금요일 오후 퇴근 시간을 앞당겨 조절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권위나 형식 대신 자유로움과 실용을 중시하는 조직 문화도 퍼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9월 4일까지 하절기 복장 간소화 정책 일환으로 반소매·반바지 차림 근무를 시작했다. 반바지는 주말(휴일) 근무 때만 허용하지만 평일에는 재킷 없이 반소매 착용을 권장한다. 의류 사업 부문인 제일모직 패션부문은 평일에도 반바지 착용 허용했다.
지난해 수원사업장에서 실시한 주말 반바지 근무가 올해 전사적으로 확대된 셈이다. 불필요한 권위적 행보를 선호하지 않는 이재용 부회장의 실용 중시 경영 스타일이 반영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 @mean_R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