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시대] 은행 창구를 왜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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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가 바꾼 풍경
모바일로 소액대출 받고 화상·채팅상담까지
빅데이터 분석…개인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도
모바일로 소액대출 받고 화상·채팅상담까지
빅데이터 분석…개인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도
2016년 어느 날, 직장인 홍길동 씨(38)는 아들 병원비 문제로 갑자기 1000만원의 급전이 필요했다. 재직증명서 등 서류를 준비해 은행 창구를 찾을 시간적 여유가 없던 홍씨는 ‘□□은행 모바일대출’을 이용하기로 했다. 서류를 낼 필요 없이 스마트폰을 통해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어서다. 스마트폰으로 간단한 본인 확인절차를 거친 홍씨. 대출 신청 10분 만에 계좌로 1000만원을 입금받았다.
한 달 뒤 내 집 마련을 위해 1억원의 담보대출을 받아야 하는 홍씨. 하루 휴가를 내서 은행 창구를 들르기가 귀찮아진 그는 이번엔 ‘△△인터넷은행’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홈페이지에서 간단한 서류를 작성한 뒤 스마트폰으로 본인 확인절차를 마치자 한 시간도 안돼 문자메시지가 왔다. ‘고객님, 1억원이 통장으로 방금 입금됐습니다.’ 간편한 온라인 대출에 기분이 좋아진 그는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며 생각해본다. “은행 창구에 마지막으로 가본 게 언제였더라?”
내년부터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핀테크(금융+기술) 시대’가 다가오면서 금융소비자의 삶이 확 달라질 전망이다. 인터넷뱅킹과는 차원이 다른 정보기술(IT) 융합형 금융서비스가 속속 나오고 있어서다. 주요 은행들이 오프라인 창구를 들르지 않고도 모바일로 대출·상담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은 데 이어 내년 상반기엔 인터넷전문은행도 본격적으로 등장할 예정이다.
10월 계좌이동제 본격 시작
지금도 은행을 직접 찾는 소비자는 별로 없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연간 금융거래 고객 중 은행창구 방문자는 10%도 채 안된다. 나머지 90%는 집이나 사무실에서 인터넷뱅킹으로 송금·이체를 하거나 자동화기기(ATM)를 이용한다. 계좌이동제가 그 시발점이다. 이 제도가 도입돼 소비자가 기존에 거래하던 은행계좌를 다른 은행으로 옮기면 기존 계좌에 연결돼 있는 공과금, 휴대폰 요금 등 각종 이체항목이 자동으로 일괄 이전된다. 은행창구에 들러 별도로 신청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계좌 변경을 처리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7월1일 1단계로 금융결제원 출금이체정보 종합관리서비스(페이인포·www.payinfo.or.kr)에 접속하면 각종 출금이체 내역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어 10월부터 기존 이체계좌를 다른 은행계좌 등으로 일괄 변경하는 서비스를 실시한다.
IT와 결합해 진화하는 금융
계좌이동제와 함께 은행권에선 모바일대출 상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우리은행의 ‘위비 모바일대출’, 신한은행의 ‘스피드업 직장인 대출’, 기업은행의 ‘i-ONE 뱅크’ 등이다.
위비 모바일대출은 우리은행이 지난 5월 은행권 최초로 선보인 온라인 중금리 대출 상품이다. 은행에 들르지 않고 온라인을 통해 최대 1000만원까지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다. 대출 절차는 간단하다. 본인 확인에 필요한 종이서류를 창구에 내지 않고 휴대폰으로 신분증 사진을 찍어 은행 콜센터에 보내면 실명·본인계좌 확인 등을 거쳐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재직증명서 등 종이서류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신한은행의 ‘스피드업 직장인 대출’도 모바일 전용 대출상품이다. 스마트폰으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기존 13단계에 이르던 신청절차를 5단계로 축소했다. 입력항목도 39개에서 9개로 대폭 줄였다.
기업은행도 은행 창구에 들르지 않고도 모든 금융거래를 스마트폰 앱으로 이용할 수 있는 ‘i-ONE뱅크’를 최근 내놨다. 계좌이체, 조회 등 기존 온라인뱅킹 서비스에 더해 대출신청, 화상·채팅상담, 개인별 맞춤형 상품추천, 자산관리 등도 스마트폰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시대도 성큼
핀테크 시대의 정점은 인터넷전문은행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올해 연말께 1~2개 사업자를 선정해 이르면 내년부터 인터넷전문은행 영업을 허용하기로 했다. 인터파크와 다음카카오 등 여러 기업이 인터넷전문은행 준비를 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단순히 온라인을 통한 금융서비스라는 개념을 뛰어넘는 것이다. 계좌를 개설할 때 은행 창구방문 없이 스마트폰으로 신청할 수 있다. 은행 간 송금, 대출 등 금융서비스도 모바일과 인터넷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맞춤형 대출과 자산관리 서비스까지 개개인의 빅데이터 정보를 활용해 제공하는 서비스도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예를 들어 주택담보대출을 받고 싶은 소비자가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들르면 인터넷전문은행이 소비자의 신용등급과 재무상태 등을 감안해 가장 적합한 대출상품을 소개해주는 식이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한 달 뒤 내 집 마련을 위해 1억원의 담보대출을 받아야 하는 홍씨. 하루 휴가를 내서 은행 창구를 들르기가 귀찮아진 그는 이번엔 ‘△△인터넷은행’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홈페이지에서 간단한 서류를 작성한 뒤 스마트폰으로 본인 확인절차를 마치자 한 시간도 안돼 문자메시지가 왔다. ‘고객님, 1억원이 통장으로 방금 입금됐습니다.’ 간편한 온라인 대출에 기분이 좋아진 그는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며 생각해본다. “은행 창구에 마지막으로 가본 게 언제였더라?”
내년부터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핀테크(금융+기술) 시대’가 다가오면서 금융소비자의 삶이 확 달라질 전망이다. 인터넷뱅킹과는 차원이 다른 정보기술(IT) 융합형 금융서비스가 속속 나오고 있어서다. 주요 은행들이 오프라인 창구를 들르지 않고도 모바일로 대출·상담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은 데 이어 내년 상반기엔 인터넷전문은행도 본격적으로 등장할 예정이다.
10월 계좌이동제 본격 시작
지금도 은행을 직접 찾는 소비자는 별로 없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연간 금융거래 고객 중 은행창구 방문자는 10%도 채 안된다. 나머지 90%는 집이나 사무실에서 인터넷뱅킹으로 송금·이체를 하거나 자동화기기(ATM)를 이용한다. 계좌이동제가 그 시발점이다. 이 제도가 도입돼 소비자가 기존에 거래하던 은행계좌를 다른 은행으로 옮기면 기존 계좌에 연결돼 있는 공과금, 휴대폰 요금 등 각종 이체항목이 자동으로 일괄 이전된다. 은행창구에 들러 별도로 신청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계좌 변경을 처리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7월1일 1단계로 금융결제원 출금이체정보 종합관리서비스(페이인포·www.payinfo.or.kr)에 접속하면 각종 출금이체 내역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어 10월부터 기존 이체계좌를 다른 은행계좌 등으로 일괄 변경하는 서비스를 실시한다.
IT와 결합해 진화하는 금융
계좌이동제와 함께 은행권에선 모바일대출 상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우리은행의 ‘위비 모바일대출’, 신한은행의 ‘스피드업 직장인 대출’, 기업은행의 ‘i-ONE 뱅크’ 등이다.
위비 모바일대출은 우리은행이 지난 5월 은행권 최초로 선보인 온라인 중금리 대출 상품이다. 은행에 들르지 않고 온라인을 통해 최대 1000만원까지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다. 대출 절차는 간단하다. 본인 확인에 필요한 종이서류를 창구에 내지 않고 휴대폰으로 신분증 사진을 찍어 은행 콜센터에 보내면 실명·본인계좌 확인 등을 거쳐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재직증명서 등 종이서류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신한은행의 ‘스피드업 직장인 대출’도 모바일 전용 대출상품이다. 스마트폰으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기존 13단계에 이르던 신청절차를 5단계로 축소했다. 입력항목도 39개에서 9개로 대폭 줄였다.
기업은행도 은행 창구에 들르지 않고도 모든 금융거래를 스마트폰 앱으로 이용할 수 있는 ‘i-ONE뱅크’를 최근 내놨다. 계좌이체, 조회 등 기존 온라인뱅킹 서비스에 더해 대출신청, 화상·채팅상담, 개인별 맞춤형 상품추천, 자산관리 등도 스마트폰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시대도 성큼
핀테크 시대의 정점은 인터넷전문은행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올해 연말께 1~2개 사업자를 선정해 이르면 내년부터 인터넷전문은행 영업을 허용하기로 했다. 인터파크와 다음카카오 등 여러 기업이 인터넷전문은행 준비를 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단순히 온라인을 통한 금융서비스라는 개념을 뛰어넘는 것이다. 계좌를 개설할 때 은행 창구방문 없이 스마트폰으로 신청할 수 있다. 은행 간 송금, 대출 등 금융서비스도 모바일과 인터넷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맞춤형 대출과 자산관리 서비스까지 개개인의 빅데이터 정보를 활용해 제공하는 서비스도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예를 들어 주택담보대출을 받고 싶은 소비자가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들르면 인터넷전문은행이 소비자의 신용등급과 재무상태 등을 감안해 가장 적합한 대출상품을 소개해주는 식이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