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중국 바이두서도 '눈독'…잘나가는 도쿄대 벤처기업
일본 최고 대학인 도쿄대와 관련된 벤처기업이 200개를 돌파하고, 이들의 기업가치가 1조엔(약 9조2000억원)을 넘어섰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30일 보도했다. 도쿄대가 벤처기업 육성의 요람으로 새롭게 변신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신문에 따르면 도쿄대 관련 벤처기업은 지난 4월1일 기준 224개로, 5년 전보다 두 배가량 증가했다. 일본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믹시(Mixi)를 비롯해 바이오식품업체 유글레나, 의약품업체 펩티드림 등 16개 상장사와 208개 비상장사 등이다.

이들 업체는 △도쿄대 학생이 창업했거나 △도쿄대 교직원이 벤처기업 임원을 겸임하거나 △도쿄대 벤처캐피털이 출자한 기업이다. 도쿄대가 관련 벤처기업 현황을 산출한 것은 처음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16개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9600억엔으로, 최근 벤처캐피털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때 산정한 비상장사의 기업가치 평가액까지 더하면 전체 224개의 기업가치는 1조3000억엔에 달한다.

도쿄대 관련 벤처기업이 글로벌업체로 인수되는 사례가 늘면서 도쿄대 벤처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최대 인터넷포털 바이두는 이달 초 도쿄대의 에지캐피털이 투자한 벤처기업 포핀을 10억엔에 인수했다.

포핀은 인터넷 사이트에 게재된 광고 등을 읽을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측정해 방문자가 사이트에 들어갔다 그냥 나갔는지, 실제 읽었는지 추정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했다.

세계 최대 인터넷기업 구글은 2013년 도쿄대 교수 두 명이 만든 샤프트를 인수했다. 샤프트는 그해 세계재난로봇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로봇 ‘에스원’을 개발한 벤처기업이다.

관련 벤처기업에서 발생하는 도쿄대의 수입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도쿄대는 2013회계연도(2013년 4월~2014년 3월) 한 해 동안 벤처기업 상장 등으로 6억1000만엔을 벌어들였다. 5년 전보다 세 배가량 증가한 규모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