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업계, 2분기 '깜짝 실적'에도 "원가 절감 속도 늦추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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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리포트
원재료 나프타 가격 떨어지며 에틸렌 사업 수익성 개선
LG화학·롯데케미칼 등 영업이익 큰 폭 증가
"영업환경 언제 바뀔지 몰라"…합작·해외생산기지 건설
원료 수급 다변화에 박차
원재료 나프타 가격 떨어지며 에틸렌 사업 수익성 개선
LG화학·롯데케미칼 등 영업이익 큰 폭 증가
"영업환경 언제 바뀔지 몰라"…합작·해외생산기지 건설
원료 수급 다변화에 박차
석유화학업계가 2분기 ‘깜짝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가 되는 에틸렌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그 중심에 있다. 에틸렌의 제품가격과 원재료인 나프타 값의 차이를 나타내는 에틸렌 스프레드는 최근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다. 원재료를 싸게 사들여와 제품을 비싸게 판다는 의미다.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에틸렌을 생산하는 주요 석유회사들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데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
◆‘깜짝 실적’ 예고하는 석유화학업계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플래츠에 따르면 월평균 에틸렌 스프레드는 지난해 10월 t당 671달러로 전고점을 찍은 뒤 하락세로 돌아서 지난 2월 404달러로 저점에 도달했다. 이후 상승세로 전환, 4월과 5월에는 전저점 대비 2배 이상 오른 859달러와 857달러를 기록했다. t당 850달러대는 사상 최고 수준이다.
에틸렌 스프레드가 이렇게 벌어진 데는 유가 하락으로 나프타 구입비용이 감소한 게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원유 정제과정에서 생산되는 나프타 가격은 유가와 시차를 두고 연동된다. LG화학 관계자는 “에틸렌 제조업체들은 지난해 말 t당 500달러대로 떨어졌을 때 구입해 놓은 나프타를 2분기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할 때 투입했다”며 “2분기 생산원가 절감의 핵심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통상 4년에 한 번씩 1~2개월간 진행하는 정기보수가 잇따르면서 에틸렌 공급이 줄어든 것도 스프레드 확대의 원인이 됐다. 한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3개국에서 상반기 중 정기보수를 완료했거나, 진행 중인 석유화학 공장은 총 9곳으로 이들의 연간 생산능력은 610만t이나 된다.
나프타로 만드는 합성섬유의 원재료 파라자일렌(PX) 생산업체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한화토탈이 대표적이다. PX가격은 지난 1월 t당 778달러로 전저점을 찍은 뒤 상승세로 돌아서 지난달에는 946달러까지 올랐다. 이 기간에 21.5%나 상승했다. 연 160만t을 생산하는 중국 푸젠성의 드래곤 아로마틱스가 지난 4월 대형 폭발사고를 내 가동이 중단된 것도 가격 강세에 영향을 미쳤다.
국내에서 대형 에틸렌 생산공장을 보유한 6개사 중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3개사의 증권업계 추정 2분기 평균 영업이익은 각각 4918억원, 3475억원, 641억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각각 6.77%, 312.05%, 192.27%나 된다. PX 가격상승의 수혜를 보고 있는 한화토탈은 지난 4~5월에 시행된 정기보수로 영업이익이 대폭 증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생산원가 절감 위해 총력
2분기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게 확실시되는 석유화학업체 중 상당수는 공격적인 설비 확장에 나서고 있다. 원재료 수급 다변화를 통해 생산원가를 낮춤으로써 수익성을 더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미국 석유화학 기업인 액시올과 미 루이지애나주에 연간 100만t 규모의 에틸렌 공장을 짓는 내용의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 공장은 나프타가 아니라 셰일가스에서 나오는 에탄을 원료로 에틸렌을 만들 예정이다. 이 경우 에틸렌 제조원가는 지금보다 절반 가까이 싸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이 공장과 여기에서 나오는 에틸렌을 원료로 연 70만t 규모의 에틸렌글리콜을 생산하는 공장을 짓기 위해 2017년까지 총 2조9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LG화학은 에탄가스로 에틸렌 연 84만t, 폴리에틸렌(PE) 연 80만t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카자흐스탄에 2019년까지 짓는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총 40억달러 투자를 결정했다. SK종합화학은 PX의 생산원가를 낮추기 위해 글로벌 수급역량이 뛰어난 일본 JX에너지와 총 1조원을 들여 울산에 대규모 생산시설을 지난해 10월 준공했다. 이 공장은 연간 100만t 규모의 PX를 생산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국제유가 급락 등의 여파로 실적이 악화됐듯이 최근 실적 개선 추세는 일시적일 수 있다”며 “업계에서는 생산 원가를 더욱 낮춰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깜짝 실적’ 예고하는 석유화학업계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플래츠에 따르면 월평균 에틸렌 스프레드는 지난해 10월 t당 671달러로 전고점을 찍은 뒤 하락세로 돌아서 지난 2월 404달러로 저점에 도달했다. 이후 상승세로 전환, 4월과 5월에는 전저점 대비 2배 이상 오른 859달러와 857달러를 기록했다. t당 850달러대는 사상 최고 수준이다.
에틸렌 스프레드가 이렇게 벌어진 데는 유가 하락으로 나프타 구입비용이 감소한 게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원유 정제과정에서 생산되는 나프타 가격은 유가와 시차를 두고 연동된다. LG화학 관계자는 “에틸렌 제조업체들은 지난해 말 t당 500달러대로 떨어졌을 때 구입해 놓은 나프타를 2분기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할 때 투입했다”며 “2분기 생산원가 절감의 핵심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통상 4년에 한 번씩 1~2개월간 진행하는 정기보수가 잇따르면서 에틸렌 공급이 줄어든 것도 스프레드 확대의 원인이 됐다. 한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3개국에서 상반기 중 정기보수를 완료했거나, 진행 중인 석유화학 공장은 총 9곳으로 이들의 연간 생산능력은 610만t이나 된다.
나프타로 만드는 합성섬유의 원재료 파라자일렌(PX) 생산업체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한화토탈이 대표적이다. PX가격은 지난 1월 t당 778달러로 전저점을 찍은 뒤 상승세로 돌아서 지난달에는 946달러까지 올랐다. 이 기간에 21.5%나 상승했다. 연 160만t을 생산하는 중국 푸젠성의 드래곤 아로마틱스가 지난 4월 대형 폭발사고를 내 가동이 중단된 것도 가격 강세에 영향을 미쳤다.
국내에서 대형 에틸렌 생산공장을 보유한 6개사 중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3개사의 증권업계 추정 2분기 평균 영업이익은 각각 4918억원, 3475억원, 641억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각각 6.77%, 312.05%, 192.27%나 된다. PX 가격상승의 수혜를 보고 있는 한화토탈은 지난 4~5월에 시행된 정기보수로 영업이익이 대폭 증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생산원가 절감 위해 총력
2분기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게 확실시되는 석유화학업체 중 상당수는 공격적인 설비 확장에 나서고 있다. 원재료 수급 다변화를 통해 생산원가를 낮춤으로써 수익성을 더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미국 석유화학 기업인 액시올과 미 루이지애나주에 연간 100만t 규모의 에틸렌 공장을 짓는 내용의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 공장은 나프타가 아니라 셰일가스에서 나오는 에탄을 원료로 에틸렌을 만들 예정이다. 이 경우 에틸렌 제조원가는 지금보다 절반 가까이 싸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이 공장과 여기에서 나오는 에틸렌을 원료로 연 70만t 규모의 에틸렌글리콜을 생산하는 공장을 짓기 위해 2017년까지 총 2조9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LG화학은 에탄가스로 에틸렌 연 84만t, 폴리에틸렌(PE) 연 80만t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카자흐스탄에 2019년까지 짓는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총 40억달러 투자를 결정했다. SK종합화학은 PX의 생산원가를 낮추기 위해 글로벌 수급역량이 뛰어난 일본 JX에너지와 총 1조원을 들여 울산에 대규모 생산시설을 지난해 10월 준공했다. 이 공장은 연간 100만t 규모의 PX를 생산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국제유가 급락 등의 여파로 실적이 악화됐듯이 최근 실적 개선 추세는 일시적일 수 있다”며 “업계에서는 생산 원가를 더욱 낮춰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