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근무시간에 직원들이 싸움을 벌이다 한쪽이 사망했다면 회사에도 배상책임이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내려졌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7부(송경근 부장판사)는 건물관리업체 직원 A(사망 당시 63세)씨 유족이



A씨를 폭행해 숨지게 한 다른 직원 B씨와 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가해자,회사 함께 원고들에게 4,2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1일 밝혔다.







A씨는 2013년 12월초 취업, 서울의 한 아파트 기관실 보일러 기사로 일하게 됐다.



첫 출근날 저녁 그는 아파트 지하 3층 기관실안 식당에서 B씨를 비롯한 다른 회사 동료 3명과 함께 술을 마시며 회식을 했다.



여기까지는 통상 있을 수 있는 일.



그런데 회식 중 기관실 안의 사무실로 민원전화가 걸려왔고, 동료 중 한 명이 받아 통화하는 것을 본 A씨는



"이 늦은 시간에 민원전화가 오네. 미치겠네"라고 혼잣말을 했다.



그런데 B씨가 갑자기 "뭐, 미쳐, 너!"라고 말했고, A씨는 `왜 반말을 하느냐`며 대꾸해 시비가 붙었다.



B씨는 A씨의 멱살을 잡아당기며 뺨과 귀 부분을 때렸고 A씨는 그 충격으로 바닥에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다음날 새벽 외상성 뇌출혈로 숨졌다.



B씨는 상해치사죄 등으로 기소돼 올해 1월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판결이 확정됐고



형사합의금으로 3천만원을 유족에게 지급했다.



그러나 A씨의 유족은 B씨와 함께 회사도 사용자 책임이 있다고 주장, 함께 1억5천여만원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냈던 것.



법원은 이들의 `사용자`로서 회사의 책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근무시간에 근무지에서 사고가 발생했고, 사고의 발단도 피고 회사의 업무와 관련있다"면서



"외형상·객관적으로 회사의 사무집행 행위와 관련돼 발생했으므로 회사는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A씨도 근무시간에 상당한 양의 술을 마셨고 민원전화에 불평하는 것을 나무라는 B씨와 시비를 벌이다가 사건이 발생한 점,



B씨의 폭행 정도가 비교적 경미한 반면 A씨는 이전부터 고혈압, 고지혈증 등으로 치료받아온 점 등을 참작,



B씨의 책임 비율을 손해액의 50%로 제한했다.



재판부는 B씨와 회사가 연대해 A씨의 일실수입과 장례비 등 손해액의 절반(1,260만원)과 위자료 3천만원을 더해



4,260여만원을 유족에게 지급하라고 결정한 것이다.



회사와 B씨의 배상액 분담은 양자 간 합의로 이뤄지도록 했다.


양승현기자 yanghas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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