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외환은행의 조기 통합 작업이 지난달 2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이 기존 합병중단 가처분 결정을 취소한 이후에도 표류하고 있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노조에 조속한 협상을 제의했지만 협상단 구성 등을 놓고 이견을 나타내 통합 논의를 시작하지도 못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하나금융은 지난달 외환노조(이하 노조)가 회사 측에 제시한 2·17합의서 수정안을 1일 공개하며 노조의 무리한 요구를 비판했다. 2·17합의서는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할 때 외환노조와 맺은 것이다.

하나금융에 따르면 노조는 이 수정안에서 합병 여부와 합병 시기에 대한 협의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5명의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전문가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또 조기 합병 이후에도 기존 외환은행 노조를 유지하고, 분리 교섭을 인정해줄 것도 요구했다.

하나금융 측은 “노조 수정안은 조기 합병 협상을 위한 양보안이 아니라 절대 협상하지 않겠다는 주장일 뿐”이라며 “합병을 늦추려는 시간 끌기 전략만 고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하나금융지주 측이 배포한 노조의 수정안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는 내용의 반박자료를 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