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엘리엇에 대한 재판부의 질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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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도원 증권부 기자 van7691@hankyung.com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제출한 자료는 구체적 근거 없이 관련 의혹을 제기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50부(민사수석부장판사 김용대)는 1일 삼성물산을 상대로 합병 주주총회 소집금지 등 가처분을 낸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에 이같이 일침을 가했다. 재판부는 이번 가처분 사건에서 엘리엇이 주장한 내용을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다. 가처분 결정문에서는 엘리엇 주장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적시했다.
엘리엇이 합병 과정에서 삼성물산의 기업 가치가 더 높게 평가받아야 한다며 제시한 자료에 대해 재판부는 “삼성물산 주가가 제일모직에 비해 높게 산정되는 방향으로 작성한 자료라고 볼 여지가 있다”며 왜곡 가능성을 의심했다. 이어 “기업 실사 등 심층적인 조사를 거치지 않은 채 투자 참고용으로 만들어진 자료”라며 “자료에서 제시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적정 주가는 두 회사가 한 번도 주식시장에서 거래된 적이 없는 가격”이라고 지적했다. 자료 작성자인 한영회계법인은 엘리엇이 계약을 위반해 무단으로 법원에 자료를 제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물산이 일부러 회사 주가를 낮게 유도했다는 엘리엇의 주장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의혹 제기 수준”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번 합병이 삼성그룹 대주주 일가의 이익만을 위해 추진되는 것이라는 주장에도 같은 결론을 내렸다. 오히려 “삼성물산 입장에서도 매출 성장세가 예전보다 침체된 상황에서 이를 타개하는 방편으로 합병을 추진할 동기가 있다”고 판시했다.
이뿐만 아니라 엘리엇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공정거래법 금융지주회사법 등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면서도 근거가 될 만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소송을 졸속으로 준비했다는 판단을 지울 수 없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엘리엇은 법원의 가처분 기각 결정이 내려진 직후 합병안의 불공정성을 주장하고 합병 반대를 주주들에게 권유하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는 것을 잊지 않았다. 잇따른 소송 제기가 법리적 판단에 호소하기보다는 처음부터 ‘노이즈 마케팅’ 내지는 언론의 주목을 끌기 위한 이벤트라는 느낌이 들었다.
임도원 증권부 기자 van7691@hankyung.com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50부(민사수석부장판사 김용대)는 1일 삼성물산을 상대로 합병 주주총회 소집금지 등 가처분을 낸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에 이같이 일침을 가했다. 재판부는 이번 가처분 사건에서 엘리엇이 주장한 내용을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다. 가처분 결정문에서는 엘리엇 주장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적시했다.
엘리엇이 합병 과정에서 삼성물산의 기업 가치가 더 높게 평가받아야 한다며 제시한 자료에 대해 재판부는 “삼성물산 주가가 제일모직에 비해 높게 산정되는 방향으로 작성한 자료라고 볼 여지가 있다”며 왜곡 가능성을 의심했다. 이어 “기업 실사 등 심층적인 조사를 거치지 않은 채 투자 참고용으로 만들어진 자료”라며 “자료에서 제시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적정 주가는 두 회사가 한 번도 주식시장에서 거래된 적이 없는 가격”이라고 지적했다. 자료 작성자인 한영회계법인은 엘리엇이 계약을 위반해 무단으로 법원에 자료를 제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물산이 일부러 회사 주가를 낮게 유도했다는 엘리엇의 주장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의혹 제기 수준”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번 합병이 삼성그룹 대주주 일가의 이익만을 위해 추진되는 것이라는 주장에도 같은 결론을 내렸다. 오히려 “삼성물산 입장에서도 매출 성장세가 예전보다 침체된 상황에서 이를 타개하는 방편으로 합병을 추진할 동기가 있다”고 판시했다.
이뿐만 아니라 엘리엇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공정거래법 금융지주회사법 등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면서도 근거가 될 만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소송을 졸속으로 준비했다는 판단을 지울 수 없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엘리엇은 법원의 가처분 기각 결정이 내려진 직후 합병안의 불공정성을 주장하고 합병 반대를 주주들에게 권유하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는 것을 잊지 않았다. 잇따른 소송 제기가 법리적 판단에 호소하기보다는 처음부터 ‘노이즈 마케팅’ 내지는 언론의 주목을 끌기 위한 이벤트라는 느낌이 들었다.
임도원 증권부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