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악재에도 불구하고 큰 폭으로 상승했다. 코스피지수가 20포인트 넘게 뛰었고, 코스닥지수는 760선을 뚫으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리스 사태가 ‘예고된 악재’였던 측면이 강했던 데다 삼성중공업의 대형 수주 소식이 조선·화학 등 경기민감주의 반등 기대를 키운 영향이 컸다.

1일 코스피지수는 23.69포인트(1.14%) 상승한 2097.89에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165억원, 기관이 65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상승을 주도했다. 삼성중공업이 5조원대 액화천연가스설비(FLNG)를 수주했다는 소식에 13.2% 상승했다. 삼성중공업우선주는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현대중공업(5.41%), 대우조선해양(6.39%), 현대미포조선(7.25%) 등 조선주를 비롯해 한화케미칼(8.56%) 등 경기에 민감한 대형주가 크게 반등했다. 삼성전자(2.13%), SK하이닉스(1.18%), 현대자동차(0.37%)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도 두루 올랐다.

코스닥지수는 18.40포인트(2.48%) 급등한 760.67에 마쳤다. 2007년 12월6일(761.55) 이후 7년7개월 만에 최고치다. 하루 상승폭으론 2013년 6월27일(19.18포인트) 이후 2년여 만에 최대치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은 206조8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관이 코스닥시장에서 1042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장을 이끌었다. 다음카카오가 8.24% 급등했고 셀트리온(5.13%), 바이로메드(5.89%), 코오롱생명과학(15.60%) 등 주요 제약·바이오주가 강세를 보였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이 그리스 사태를 지나간 악재로 받아들였고 때마침 지난달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을 넘은 것으로 나오면서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도 줄어들어 투자심리가 살아났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