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노조, 하나금융과 협상 재개…"직원 글 강압 말라" 공문도

하나·외환은행의 통합을 위한 하나금융과 외환노조의 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하나은행이 '세금 감면 혜택' 문제를 제기하며 압박에 나섰다.

하나은행은 2일 보도자료를 통해 "하나·외환은행의 조기통합이 9월 말까지 완료되지 않으면 등록면허세 비용 차이로 배임 문제가 대두돼 외환은행이 존속법인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지방세특례제한법에 따르면 내년부터는 하나은행을 존속법인으로 할 때 약 1천400억원, 외환은행을 존속법인으로 할 때 약 3천700억원의 등록면허세가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지방세특례제한법에서는 올해 말까지 금융회사간 합병시 저당권 명의변경과 관련한 등록면허세를 75% 감면해주기 때문에, 등록 절차와 소요 시간 등을 고려하면 두 은행이 9월 말까지 통합에 성공해야 약 2천754억원의 세금 감면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하나은행은 설명했다.

외환은행도 노조를 향해 조속한 사측과의 대화를 촉구하는 직원들의 릴레이 성명서가 사내 인트라넷에 게재되고 있다고 같은 날 밝혔다.

외환은행은 "수십 개의 본점 부서를 필두로 직원들이 의견을 모아 성명을 발표하고 있으며, 이런 분위기가 일선 영업점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외환노조는 "하나금융지주에 공문을 보내 최근 임원과 부서장을 통해 직원을 동원, 사내망에 글을 올리도록 강압하는 데 유감을 표했다"고 반박했다.

중단됐던 양측의 협상은 이날 재개됐다.

외환노조는 1일 제의한 4대4 대화 제의를 하나금융지주가 받아들여 2·17 합의서 수정을 위한 협상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외환노조는 "양측이 제시한 2개의 초안을 절충하기 위한 현실적인 방법으로, 각자의 초안을 고집하기보다는 서로 상대의 초안에 대한 수정안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협상하자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