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바지 입는 남성 직장인
시원하고 편안한 ‘쿨 비즈 룩’이 주목받으면서 남성 직장인 사이에서 반바지 패션이 각광받고 있다.

2일 신세계인터내셔날(SI)에 따르면 올 들어 남성복 브랜드 ‘코모도스퀘어’의 반바지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0% 이상 늘었다. 이 회사의 캐주얼 브랜드 ‘바나나리퍼블릭’에서도 올여름 생산한 반바지 11종 중 6종이 다 팔렸고, 나머지 5종도 70% 이상 팔려나간 상태다. 정해정 SI 마케팅 과장은 “출근복으로 손색이 없는 짙은 청색 반바지와 긴소매 재킷 세트가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성인 남성에게 반바지는 회사에 입고 가긴 곤란한 옷이었다. 하지만 ‘노 타이’와 ‘노 재킷’에 이어 반바지 착용까지 허용하는 기업이 늘면서 출근복으로도 재조명받고 있다는 게 패션업계의 설명이다. 손은영 제일모직 디자인실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쿨 비즈 룩은 깃이 있는 반소매 셔츠와 면바지 위주였지만 최근 재계의 복장 간소화 방침이 본격화하며 반바지까지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흐름 속에 정통 정장에 주력하던 브랜드들도 캐주얼에 가까운 쿨 비즈 상품을 강화하는 추세다. 코오롱FnC의 남성복 브랜드 ‘캠브리지멤버스’는 올 들어 쿨 비즈 상품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0% 뛰었다.

인터넷쇼핑몰 아이스타일24에 따르면 올여름 남성 반바지 판매량은 150% 이상 증가했다. 특히 화사한 색상의 제품이 잘 팔리고 있다. 핑크, 민트 등 파스텔 톤의 반바지 판매량이 1년 전보다 159% 늘었고 일명 ‘땡땡이’나 ‘꽃무늬’ 반바지 판매도 93% 뛰었다.

전지혜 아이스타일24 상품기획자(MD)는 “올해는 무릎 길이의 어중간한 반바지 대신 3부에서 5부의 짧은 길이에 화려하게 포인트를 준 반바지가 인기”라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