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이 명동에 이어 외국인 관광객이 선호하는 지역으로 꼽혔다. 사진은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근의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한경DB
강남이 명동에 이어 외국인 관광객이 선호하는 지역으로 꼽혔다. 사진은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근의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한경DB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사업자 선정일이 10일로 정해지면서 입찰에 참여한 기업들의 막판 경쟁이 치열하다. 이번 시내면세점 입찰전에서는 지금까지 강북 위주로 짜인 시내면세점 판도가 강남으로 옮겨갈지도 관전 포인트의 하나로 꼽힌다.

강남지역을 면세점 후보지로 정한 곳은 현대백화점과 하이브랜드 등 두 곳이다. 특히 대기업 면세점에 도전한 현대백화점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한국전력 부지 개발 등 대형 호재로 삼성동 상권이 부상하는 상황에서 삼성동 무역센터점에 면세점을 유치하겠다는 승부수를 던졌다.

현대백화점은 시내면세점 후보지로 강북(동대문)과 강남을 두고 저울질한 끝에 삼성동 무역센터점 2개 층을 리모델링하기로 결정했다. 강남 최대 규모의 ‘고품격 라이프스타일 면세점’으로 차별화된 매장을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현대백화점이 강남을 면세점 후보지로 결정한 데는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가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 3월 한국갤럽에 의뢰해 2주 동안 중국인 700명, 일본인 300명 등 관광객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강남지역의 관광 수요와 면세 쇼핑 요구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들은 주요 방문지로 명동(86.7%)에 이어 강남(70.3%)을 지목했다. 한국에서 가장 많이 한 활동으로는 쇼핑(56.5%)을 꼽았다. 쇼핑을 위해 찾은 곳은 시내면세점(86%), 로드숍(83.7%), 백화점(66.4%) 순으로 나타났다. 또 강남을 방문하지 않은 관광객의 79.8%는 “강남에 시내면세점이 생기면 재방문 때 강남을 찾고 싶다”고 답했다.

실제로 강남을 방문하는 외국인은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2012년 131만명이던 강남 방문 외국인 수는 2013년 502만명, 2014년 602만명으로 늘어났다. 강남구는 3년 뒤인 2018년에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1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호텔 병원 등 잘 갖춰진 강남의 관광 인프라도 장점으로 꼽힌다. 강남권에는 특1급 호텔을 비롯해 70여개 호텔이 있다. 성형 및 미용 전문병원도 480여곳이 밀집해 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바로 옆 코엑스 단지에는 원스톱 출국 서비스가 가능한 도심공항터미널이 자리 잡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한전 부지에 추진하는 ‘글로벌 비즈니스센터’까지 개발되면 코엑스 일대가 ‘글로벌 비즈니스 랜드마크’로 떠오를 것이라는 게 현대백화점의 설명이다. 이동호 현대백화점그룹 사장은 “시내면세점이 강남에도 들어서면 한국 관광을 한 단계 업그레드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확보하면 면세점 영업이익의 20% 이상을 매년 사회에 기부할 계획이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