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해양대통령' 임기택 IMO 차기 사무총장 "조선 역량 1위 한국·IMO 윈윈방안 찾겠다"
“한국의 조선, 해운 기술 노하우를 표준화해 범지구적으로 도움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한국인 처음으로 유엔전문기구인 국제해사기구(IMO) 차기 사무총장으로 선출된 임기택 부산항만공사 사장(사진)은 2일 이렇게 포부를 밝혔다. 임 당선자는 이날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인의 긍지를 살릴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임 당선자는 “대한민국은 조선기술 역량이 1위, 해운 선대 규모가 세계 5위”라며 “한국과 IMO 간 ‘윈윈’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기회로 조선, 해운 분야의 연구개발(R&D) 기능을 확대해 그 과실을 세계와 같이 나누는 전략으로 가면 한국에도 도움이 되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임 당선자는 IMO 회원국에 내세운 공약 이행과 관련해 “회원국 간 지역주의가 일부 발생하고 있다”며 “선진국과 개도국 간에 격차를 줄이면서 전체적으로 화합할 수 있도록 조직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IMO 회원국인 북한 방문 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북한이 IMO 활동을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북한과 해사협력에 대해 IMO를 통해 좀 더 챙겨봐야겠지만, 해운 외에 정치적 상황이 고려될 수 있으니 전체적인 이해 속에서 진행하겠다”고 답했다.

윤 장관은 “임 당선자의 검증된 자질과 한국의 외교력이 낳은 쾌거”라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이종욱 전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에 이어 유엔 시스템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게 됐다”고 평가했다. 유 장관은 “해양 강국으로서의 국가 브랜드 상승과 관련 산업계의 부가가치 창출에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며 “한국의 국제 해사 외교, 국제기준 재개정 논의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국익을 최대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 장관은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해부수에 IMO 전담부서 신설, 전문가 양성, 런던 현지에 IMO 대표부 설치 등을 통해 대응 능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 당선자는 지난달 30일 영국 런던에 있는 IMO 본부에서 열린 차기 사무총장 선거에서 덴마크 등 다른 5개국 후보를 물리치고 IMO 사무총장으로 선출됐다. 171개 회원국을 거느리는 IMO 사무총장은 막강한 권한이 있어 ‘세계 해양대통령’으로 불린다. 임기는 내년 1월1일부터 4년간이며 1회 연임할 수 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