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2-1생활권 P1구역 한신휴플러스·제일풍경채 모델하우스.
세종시 2-1생활권 P1구역 한신휴플러스·제일풍경채 모델하우스.
지난달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여파로 소강상태를 맞았던 분양시장에서 내 집 마련 열기가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일시적으로 줄었던 아파트 공급이 이달 들어 다시 늘어나고 청약 1순위 마감 단지도 크게 증가했다.

3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이번주 분양에 나선 전국 23개 아파트 단지 중 1순위 마감 단지는 17곳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은 것이라는 평가다. 메르스 여진이 아직 완전히 가시지 않은 데다 분양 비수기로 꼽히는 7월에 나온 결과여서다.

1순위 매진 단지가 전국적으로 고르게 나왔다. 서울에선 포스코건설이 마포구 공덕동에서 내놓은 ‘공덕 더샵’이 60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798명이 청약해 평균 29.97 대 1의 경쟁률로 1순위에서 마감됐다. GS건설이 성동구 하왕십리동에서 선보인 ‘왕십리자이’는 251가구 모집에 1순위자 2704명이 접수해 평균 10.8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우호재 포스코건설 마케팅그룹장은 “당초 메르스 영향 등으로 청약 경쟁률이 저조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며 “비수기인 7월 분양 성적이어서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경기에선 광교 등 택지지구에서 청약 경쟁률이 높게 나왔다. 포스코건설이 수원 광교신도시에서 내놓은 ‘광교 더샵’(598가구)은 총 1만8165명(평균 30.37 대 1)이 청약 통장을 사용했다.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 테라스 광교’와 현대산업개발의 ‘광교 아이파크’도 각각 32.5 대 1과 25.5 대 1의 1순위 경쟁률을 나타냈다.

광교 아이파크 시행사인 네오밸류의 손지호 대표는 “주말 내내 30대 젊은 실수요자들이 모델하우스를 찾았다”며 “분양시장에서 메르스 영향은 ‘반짝 걱정’으로 끝나고 다시금 내 집 마련에 대한 관심이 점화됐다”고 설명했다.

지방 대도시에서도 청약 열기가 이어졌다. 지난 2일 한신공영·제일건설이 세종시에서 공급한 ‘세종시 2-1생활권 P1구역 한신휴플러스·제일풍경채’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9.44 대 1, 최고 90.46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총 2069가구 모집에 1순위자 1만9538명이 몰렸다. 분양마케팅업체인 프런티어마루의 김한모 대표는 “메르스 사태가 진정되면서 실수요자들이 다시 청약시장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에선 대우건설의 ‘대연 파크 푸르지오’(일반공급 611가구)가 1순위 경쟁률 119.6 대 1을 기록했다. 서한이 대구 대곡2지구에서 내놓은 ‘대구 수목원 서한 이다음’(일반공급 757가구)도 1순위에서 평균 33.8 대 1로 마감해 대구 분양 열기를 이어갔다.

수도권 외곽 일부 단지들은 1순위 마감에 실패해 2순위 청약으로 넘어갔다. ‘인천 가정 대성베르힐’ ‘부천 상동 스카이뷰 자이’ 등이 2순위에서 마감됐다. 이춘우 신한은행 PB팀장은 “여름철 비수기로 접어들고 있지만 청약시장에 대한 관심은 지속되고 있다”며 “다만 택지지 구 유무, 역세권, 브랜드 단지 등에 따라 청약 결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수/윤아영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