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그리스의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600억유로의 추가 자금 지원과 부채 탕감, 만기 연장이 필요하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IMF는 이날 공개한 ‘지속가능한 그리스의 부채 분석’ 보고서를 통해 오는 10월부터 1년간 293억유로를 포함해 2018년 말까지 3년간 총 519억유로의 추가 자금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유로존 구제금융이 끝나가는 시점에 맞춰 4개월 정도 100억유로의 자금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20년인 그리스의 국채 만기를 40년으로 연장하고, 상당 수준의 부채 탕감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추가 지원의 근거로 그리스의 경제 상황이 예상보다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IMF는 올해 그리스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당초 2.5%로 잡았다가 최근 0%로 낮췄다. 국가부채 비율도 2020년이면 128%(2013년 175%)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가 150%로 수정했다. IMF는 그러나 추가지원에 앞서 강력한 구조개혁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 위기의 책임이 그리스 정부에 있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한편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은 3일(현지시간) 디폴트(채무불이행) 발생에도 불구하고 그리스에 대한 즉시 부채상환 요구나 채권 포기를 하지 않고 권리를 유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리스의 최대 채권자인 EFSF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이에 따라 그리스는 크로스 디폴트에 직면하지는 않게 됐다. EFSF는 그리스가 지난달 30일 IMF에 15억유로의 채무를 상환하지 못한 다음날 IMF가 이사회에 그리스 정부의 미상환을 고지한 것은 EFSF 규정에 따라 디폴트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