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변동성 고개' 넘을 종목…게임·바이오 등 중소형주 유리 vs 조선·철강 등 대형주 상승 대비
그리스 사태, 미국 금리 인상, 중국 증시 급락 우려 등 증권시장을 둘러싼 대내외 변수 탓에 하반기 증시는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식시장이 뚜렷한 흐름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낙폭 과대 대형주’와 ‘실적 개선 중소형주’를 두고 투자자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중소형 성장주 강세 지속

올 하반기엔 미국 금리 인상 같은 큰 변수가 예고돼 있다. 자연스럽게 대외 요인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 중소형주 강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안병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시에서 변동성이 커지면 커질수록 중소형주 장세가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하반기에도 바이오나 헬스케어 업종에 대한 관심을 갖는 것이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산이 진정된 국면에서 일시적으로 주춤했던 중국 관련 소비재나 화장품주의 반등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박근혜 대통령 취임 후 정보통신과 생명공학 투자가 늘었다”며 “창업자 발굴과 육성을 촉진하고 규제 완화를 통해 중소기업을 우대하면서 주식시장 환경도 바뀌었다”고 코스닥 강세장의 배경을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코스닥시장의 상승세가 2013년 미국 나스닥시장 강세장의 모습과 비슷하다며 내년 말 코스닥지수가 1000포인트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년 전부터 시작된 미국의 ‘합리적 거품’이 2년 만에 한국으로 옮겨오고 있다”며 “대외 유동성 증가의 수혜는 코스피가, 대내 유동성 증가의 수혜는 코스닥이 받는데 대외 경기 여건이 본격적으로 나아지기 전까진 코스닥의 상대적 강세가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인 신학수 대표도 코스닥시장에서 하반기 유망 종목을 골랐다. 신 대표는 카카오페이와 카카오택시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다음카카오의 장기적인 성장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또 중국 신작 온라인 모바일게임을 내놓은 엠게임과 원격진료 허용으로 성장이 기대되는 인피니트헬스케어도 추천주로 꼽았다.
하반기 '변동성 고개' 넘을 종목…게임·바이오 등 중소형주 유리 vs 조선·철강 등 대형주 상승 대비
◆낙폭 과대 대형주에도 관심

반면 그동안 많이 떨어진 대형주의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주와 건설, 은행 등 대형주들이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다”며 “부진했던 대형주가 증시 분위기를 바꿔놓으면서 코스피지수가 최고 2300까지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대형주들이 대외 변수에 흔들리는 폭은 클 수 있지만 일단 조정 장세가 마무리되면 반등세도 더 강할 수 있다는 게 대형주 반격을 점치는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그동안 약세를 보였지만 턴어라운드 전망이 제기되는 업종을 중심으로 타깃을 조정하라는 것. 조선과 기계, 건설, 철강 등 중국 관련주들이 바닥을 벗어나면서 4분기에 경기 민감 대형주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코스피지수를 연중 최고치로 이끌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치고 있는 것이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올 4분기엔 중국 경기가 좋아지고 국내 증시도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수출 대형주나 중국 관련 주식에 관심을 둘 시기”라며 “3분기에 조정 장세가 펼쳐진다 해도 지수 2000선 이하로 내려가면 저가 매수 기회로 삼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인 김지훈 대표도 “수출주들의 회복, 선진국의 수요, 기술이나 생산성 향상이 낮아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추격 매수보다 눌림목 구간에서 접근해야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