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훈 예탁결제원 사장 "거래소·예탁원 분리 환영…지분 해소는 원칙대로"
"거래소 개편안, 국내 자본시장 선진국형 도약 계기"
예탁결제원 분리 시점에 대해선 말 아껴…"시너지 내는 방향으로"
주식가치 증권유관기관 중 유일하게 상승…"가장 뿌듯한 일"


유재훈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사진)이 최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한국거래소 구조개편안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거래소로부터의 분리 시점에 대해서는 원칙대로 하는 게 중요할뿐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유 사장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예탁결제원 서울사무소에서 연 주요사업 현안점검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위의 거래소 개편안으로 한국 자본시장이 선진국형으로 변하게 됐다"며 "매매 체결을 담당하는 프론트 기능과 예탁결제 업무를 하는 백오피스가 양 날개로 나는 시장이 됐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지난 2일 거래소를 지주회사 형태로 개편한 후 상장하고(IPO) 코스피·코스닥·파생상품시장 등은 별도의 자회사로 분리해 청산키로 하는 거래소시장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에서 예탁결제원은 공공인프라인 점을 감안해 이해상충 가능성을 최소화 하는 방향으로 지배구조를 개선하기로 했다. 예탁결제원에 대한 공적통제는 유지되며, 거래소가 보유한 예탁결제원 지분은 금융회사 등 예탁결제서비스 이용자 등에 매각해 지분관계를 단계적으로 해소할 계획이다.

유 사장은 "거래소와 예탁결제원을 분리하는 문제의 논리적 근거는 금융건전성을 담보하기 위한 원리로써 이해상충방지에 있다"며 "거래소는 장내 시장을 담당하고 예탁결제원은 장내외 모두를 서비스하는 만큼 장내와 장외 시장이 차별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거래소 적정 지분 규모에 대해 "자본시장법 안에 1인 소유지분 한도를 둬 공공성을 보장하는 장치가 있다"며 "굳이 다른 것을 보지 않아도 기존에 마련돼 있는 것을 참고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탁결제원의 배당성향이 높아 거래소가 대량의 지분을 처분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란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도 유 사장은 배당성향을 지속적으로 높여나가겠다고 밝혔다. 거래소는 예탁결제원 지분 70.4%를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다.

그는 "배당정책은 주주에 대한 경영진의 도리로써 특정 시점에 급격히 올렸다가 내리는 방향으로 운영돼서는 안된다"라며 "예탁결제원의 주식은 환금성이 없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보상하고자 높은 배당성향을 앞으로도 유지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거래소 개편안과 예탁결제원의 분리방안을 어떻게 잘 만들어서 최대한 시너지를 낼지에 대한 숙제가 남아 있고 이게 제가 할 일"이라며 "앞으로 정부, 거래소와 상의해 거래소와 예탁결제원의 관계를 정리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예탁결제원은 증권거래량과 발행량, 국제업무의 증가로 올 상반기 영업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29% 늘어난 83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지난해 기준 주식가치는 전년 대비 2000원 가량 오른 7만9245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했다(에프앤자산평가).

예탁결제원은 향후 최대 중점사업이 될 퇴직연금시장 지원 플랫폼 구축이 제반 준비를 마무리하고 올해 11월 말 오픈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투자형 크라우드 펀딩과 온라인 IR 플랫폼 구축 등을 통해 중소·벤처기업 지원 서비스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