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중국인 의료관광객 2000명을 태운 크루즈선이 부산에 들어온다. 사진은 최근 부산항에 입항한 프랑스 국적 로스트랄호. 한경DB
오는 11월 중국인 의료관광객 2000명을 태운 크루즈선이 부산에 들어온다. 사진은 최근 부산항에 입항한 프랑스 국적 로스트랄호. 한경DB
부산이 ‘크루즈 의료관광시대’를 연다. 중국인 의료관광객 2000명이 탄 크루즈선의 부산항 방문 일정이 확정됐다. 의료관광객이 쉴 수 있는 호스피텔도 조성된다.

부산시는 지역 병원 등과 손잡고 크루즈선을 타고 오는 중국인 의료관광객 2000명을 유치하는 ‘한·중 의료·미용테마 크루즈’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6일 발표했다. 크루즈선을 통해 입국한 일부 관광객이 부산에서 의료관광을 한 적은 있지만 의료관광만을 위해 크루즈선이 입항하는 것은 처음이다.

테마 크루즈선은 3000명이 탑승할 수 있는 7만6000t급으로, 오는 11월8~13일 운항한다. 11월8일 중국 상하이에서 출발해 9일 오전 8시께 부산에 도착한 뒤 10일 오후 10시 출항할 예정이다. 의료관광객 2000명은 이틀 동안 부산에 머물며 의료 상담과 간단한 수술·시술 등을 받는다.

이를 위해 올해 초 부산시 성형외과의사회를 비롯해 한국크루즈의료관광협의회, 의료관광 에이전시 2곳 등이 ‘한·중 의료·미용테마 크루즈 추진협의회’를 구성했다. 지난 5월27일에는 부산시와 협의회, 중국 측 사업 파트너가 의료·미용테마 크루즈사업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중국 측 파트너는 400여개의 지점을 거느린 미용·스파그룹 등 3개사가 공동투자한 특수목적법인이다. 의료관광객 모집은 중국 측에서 담당하고, 협의회와 시는 참여 병원 50곳을 모집하기로 했다. 성형외과 26곳, 피부과 5곳, 치과 2곳, 안과 2곳, 건강검진 1곳 등 36개 병원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한 병원 관계자는 “2000명의 의료관광객이 동시에 입국하는 만큼 지역 의료관광업계가 고무돼 있다”고 전했다. 시 관계자는 “내년부터 의료관광객을 3000명으로 확대하고 횟수도 연 2회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의료관광객이 쉴 수 있는 호스피텔도 조성한다. 부산진구는 서면 메디컬스트리트 인근 부암동에 2만2300㎡ 규모의 메디컬빌리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메디컬빌리지에는 메디컬스트리트 이용객의 입원시설(공동 호스피텔)이 들어선다. 성형수술 등을 받은 의료관광객은 대부분 수술 후 호텔 등에서 휴식을 취하는데, 비용 부담을 덜 수 있는 저렴한 입원시설을 희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간병인 전문 교육시설도 마련한다. 간병인 교육을 받은 지역 내 저소득계층이 메디컬스트리트에 있는 병원에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