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난 '망국의 사색당쟁'…파행 치닫는 국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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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사색당쟁'
與는 친박·비박
野는 친노·비노
권력싸움 사생결단
與는 친박·비박
野는 친노·비노
권력싸움 사생결단
동인 서인 남인 북인 노론 소론 등으로 갈라져 나라를 망국으로 몰고 간 조선시대 ‘사색당쟁(四色黨爭)’이 되살아났다. 집권당인 새누리당과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당내에서 파벌로 갈라져 사생결단식 이전투구를 벌이는 것이 사색당쟁의 재연과 같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자리가 사라져가는 저성장 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와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 등 국내외에서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여야는 친박근혜·비박(새누리당), 친노무현·비노(새정치연합) 등 계파로 갈라진 채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 내 친박계는 국회법 개정안 협상 책임을 물어 유승민 원내대표의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있으나 비박계인 유 원내대표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새정치연합도 당직 인사 문제 등을 놓고 친노계와 비노계가 대립하고 있다. 내년 4월 총선 공천을 둘러싸고 계파 간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나라 이익보다는 계파 이익을 앞세우는 붕당정치의 연장선상이라는 지적이 많다.
국정운영은 차질을 빚고 있다. 국회는 6일 본회의를 열고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법 개정안(크라우드펀딩법)’ 등을 처리했지만 야당은 불참했다. 관광진흥법 등 핵심 경제활성화법도 국회에 묶여 있다.
친박-비박-친노-비노, 진흙탕 권력싸움
노론-소론-남인-북인 '붕당정치 데자뷔'
與 친박-비박, 10일째 '유승민 거취' 출구없는 전쟁
野 친노-비노, 당직 인선·총선 공천권 '끝없는 갈등'
정부 시행령 등 행정입법에 대한 국회의 수정·변경 권한을 강화한 국회법 개정안이 재의에 부쳐진 6일에도 새누리당내 친박근혜(친박)계와 비박근혜(비박)계 간 힘겨루기는 계속됐다. 국회법 개정안 협상을 주도했던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양 계파 간 내전이 열흘 넘게 이어지며 장기화하고 있다.
유 원내대표의 사퇴시한을 이날로 못 박았던 친박계는 사퇴 압박 발언을 공개적으로 쏟아냈다. 친박 좌장격인 서청원 의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은 물론 정치권과 사회가 한 달 이상 국회법 때문에 혼돈에 빠져 있다”며 “국회법이 정리된 뒤 우리 당도 정상적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회의가 끝난 뒤 유 원내대표와 15분여간 독대하며 사퇴 압박을 본격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유 원내대표와의 대화 내용에 대해 “유 원내대표와 나눈 얘기를 공개하는 것은 온당치도 않고 예의도 아니다”고 말했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김현숙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국회법 개정안으로 생긴 문제이기 때문에 국회법 개정안을 폐기하는 6일 사퇴 결정을 하는 것이 여러 가지 모양새나 당의 화합, 대통령의 국정운영 등을 위해 좋다”고 했다.
유 원내대표의 거취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을 취했던 김무성 대표도 이날 유 원내대표와 30분여간 따로 만났다. 대화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당 일각에서는 유 원내대표에게 ‘명예 퇴진’을 권유하지 않았겠냐는 추측이 나왔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향후 거취와 관련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유 원내대표를 옹호하는 비박계 초·재선 의원들도 당내 여론전을 펴고 있다. 한 비박계 재선 의원은 “정당한 내부 선거를 통해 선출한 원내대표를 청와대나 일부 계파가 강제로 몰아내듯 끌어내리는 건 의회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며 “원내대표에게 책임을 물으려면 정정당당하게 재신임 투표를 요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권 내에선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당장 8일부터 시작될 7월 임시국회의 추가경정예산 심사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유 원내대표가 사퇴하지 않고 버티면 친박계의 원내대표 흔들기가 계속돼 협상력에 문제가 생길 것이고, 사퇴한다면 새 원내지도부 교체와 맞물려 추경 심사가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도 당내 친노무현(친노)계와 비노무현(비노)계 간 권력 다툼이 끊이지 않고 있다. 친노계인 최재성 의원이 신임 사무총장에 임명된 것을 두고 빚어진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등 당 투톱의 갈등 불씨가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향후 신임 정책위원회 의장 선임 등 주요 당직 인선 문제를 놓고 문 대표와 이 원내대표가 또 한 번 정면충돌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국회 관계자는 “국가 경제와 국민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조선 후기 동인 서인 남인 북인 노론 소론 등으로 나뉘어져 망국으로 이끈 당파 싸움처럼 계파 정쟁만 일삼는 정치 과잉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며 “결국 국민의 정치 외면만 불러오는 부작용을 낳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일자리가 사라져가는 저성장 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와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 등 국내외에서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여야는 친박근혜·비박(새누리당), 친노무현·비노(새정치연합) 등 계파로 갈라진 채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 내 친박계는 국회법 개정안 협상 책임을 물어 유승민 원내대표의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있으나 비박계인 유 원내대표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새정치연합도 당직 인사 문제 등을 놓고 친노계와 비노계가 대립하고 있다. 내년 4월 총선 공천을 둘러싸고 계파 간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나라 이익보다는 계파 이익을 앞세우는 붕당정치의 연장선상이라는 지적이 많다.
국정운영은 차질을 빚고 있다. 국회는 6일 본회의를 열고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법 개정안(크라우드펀딩법)’ 등을 처리했지만 야당은 불참했다. 관광진흥법 등 핵심 경제활성화법도 국회에 묶여 있다.
친박-비박-친노-비노, 진흙탕 권력싸움
노론-소론-남인-북인 '붕당정치 데자뷔'
與 친박-비박, 10일째 '유승민 거취' 출구없는 전쟁
野 친노-비노, 당직 인선·총선 공천권 '끝없는 갈등'
정부 시행령 등 행정입법에 대한 국회의 수정·변경 권한을 강화한 국회법 개정안이 재의에 부쳐진 6일에도 새누리당내 친박근혜(친박)계와 비박근혜(비박)계 간 힘겨루기는 계속됐다. 국회법 개정안 협상을 주도했던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양 계파 간 내전이 열흘 넘게 이어지며 장기화하고 있다.
유 원내대표의 사퇴시한을 이날로 못 박았던 친박계는 사퇴 압박 발언을 공개적으로 쏟아냈다. 친박 좌장격인 서청원 의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은 물론 정치권과 사회가 한 달 이상 국회법 때문에 혼돈에 빠져 있다”며 “국회법이 정리된 뒤 우리 당도 정상적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회의가 끝난 뒤 유 원내대표와 15분여간 독대하며 사퇴 압박을 본격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유 원내대표와의 대화 내용에 대해 “유 원내대표와 나눈 얘기를 공개하는 것은 온당치도 않고 예의도 아니다”고 말했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김현숙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국회법 개정안으로 생긴 문제이기 때문에 국회법 개정안을 폐기하는 6일 사퇴 결정을 하는 것이 여러 가지 모양새나 당의 화합, 대통령의 국정운영 등을 위해 좋다”고 했다.
유 원내대표의 거취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을 취했던 김무성 대표도 이날 유 원내대표와 30분여간 따로 만났다. 대화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당 일각에서는 유 원내대표에게 ‘명예 퇴진’을 권유하지 않았겠냐는 추측이 나왔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향후 거취와 관련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유 원내대표를 옹호하는 비박계 초·재선 의원들도 당내 여론전을 펴고 있다. 한 비박계 재선 의원은 “정당한 내부 선거를 통해 선출한 원내대표를 청와대나 일부 계파가 강제로 몰아내듯 끌어내리는 건 의회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며 “원내대표에게 책임을 물으려면 정정당당하게 재신임 투표를 요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권 내에선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당장 8일부터 시작될 7월 임시국회의 추가경정예산 심사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유 원내대표가 사퇴하지 않고 버티면 친박계의 원내대표 흔들기가 계속돼 협상력에 문제가 생길 것이고, 사퇴한다면 새 원내지도부 교체와 맞물려 추경 심사가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도 당내 친노무현(친노)계와 비노무현(비노)계 간 권력 다툼이 끊이지 않고 있다. 친노계인 최재성 의원이 신임 사무총장에 임명된 것을 두고 빚어진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등 당 투톱의 갈등 불씨가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향후 신임 정책위원회 의장 선임 등 주요 당직 인선 문제를 놓고 문 대표와 이 원내대표가 또 한 번 정면충돌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국회 관계자는 “국가 경제와 국민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조선 후기 동인 서인 남인 북인 노론 소론 등으로 나뉘어져 망국으로 이끈 당파 싸움처럼 계파 정쟁만 일삼는 정치 과잉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며 “결국 국민의 정치 외면만 불러오는 부작용을 낳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