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국민들이 유로존 탈퇴 가능성에도 불구, 채권단의 긴축 제안을 거부하는 선택을 했다. 반대 여론을 등에 업은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부채 탕감'이 포함된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그리스가 5일(현지시간) 실시한 채권단 제안에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 결과 반대(61.3%)가 찬성(38.7%)을 크게 앞질렀다. 사전 여론조사에서 찬반이 1%포인트 내외 차이로 박빙을 보였지만 실제 개표에선 22.6%P나 차이가 났다.

치프라스 총리가 "반대가 클수록 정부의 협상력을 높여 채권단으로부터 더 좋은 합의안을 끌어낼 수 있다"는 설득이 먹힌 것으로 풀이된다.

치프라스 총리는 반대가 다수로 나오면 부채 탕감 등이 포함된 더 좋은 협약을 48시간 안에 체결하고 은행 영업을 7일부터 재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투표 결과가 반대가 확정되자 채권단에 즉시 협상을 재개하자며 이번 협상에선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보고서에 분석된 대로 채무 탕감(헤어컷)을 의제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IMF는 지난달 26일 작성한 보고서에서 그리스 부채가 지속 가능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헤어컷도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치프라스 총리의 주장대로 헤어컷이 포함된 '더 좋은 협약'이 체결될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협상이 난항을 겪어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동성 지원을 중단, 그리스 은행들도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맞을 가능성도 있다.

일단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이날 채권단 제안이 부결되자 성명을 내고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를 존중한다고 밝혔다. 양대 채권국인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프랑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도 이날 전화통화에서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를 존중한다는 뜻을 전했다.

양국 정상 요청에 따라 7일 유로존은 긴급 정상회의를 열기로 확정했다. 그리스가 EU 다른 회원국 정상들과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리스 정부는 또 7일부터 은행 영업재개를 위해 ECB에 긴급유동성지원(ELA) 증액을 공식 요청했다고 밝혀 6일 예정된 ECB 회의에서 어떤 결정이 나올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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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산업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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