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금·농산물 값 하반기 반등 가능성…소액 적립식 투자로 '길목'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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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세계 원자재시장은 과잉 공급, 수요 감소, 미국 달러화 강세 등의 이유로 연초 대비 18% 하락(톰슨로이터 원자재지수 기준)했다. 연간 낙폭으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다. 특히 유가는 공급 확대로 한 해 동안 50% 가까이 급락하면서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올 상반기에도 이런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상반기 글로벌 경기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개선됐지만 원자재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신흥국, 특히 최대 원자재 수입국인 중국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약보합세를 지속하고 있다.
달러 가치와 신흥국 경기가 관건
향후 원자재 가격에 영향을 미칠 요인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꼽히는 것은 미국의 금리 인상과 이에 따른 달러화 강세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지속적으로 올해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란 점을 시사하고 있다. 그 시기는 9월 이후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리스 국가부도 사태나 유럽 경기 상황에 따라 그 시기가 늦춰질 가능성이 있지만 결국 점진적인 인상이 단행될 것이란 게 투자은행(IB)업계의 공통된 관측이다. 이에 따라 작년부터 다른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강세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 원자재는 주로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 강세는 수요를 감소시키고 공급을 늘려 원자재 가격을 떨어뜨리는 경향이 있다.
또 하나의 가격 하락 요인은 중국의 경기 둔화다. 중국은 가장 큰 에너지 수입국이다. 중국의 성장은 2000년대 원자재의 슈퍼사이클(장기간 가격 상승 추세)을 주도했을 만큼 원자재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친다.
중국의 경제지표는 최근 들어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건설)’ 프로젝트와 은행에 대한 예대율 규제 폐지, 지급준비율과 금리 인하 등을 통해 경기부양에 나서는 이유다. 최근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반등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거시경제나 금융위기 발생 때 이를 조율하고 해결한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그리스사태가 마무리 국면에 들어간 이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경기 회복은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원자재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기타 신흥국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수요 측면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중국은 전기동(순수한 구리) 생산을 늘려 수입량을 줄이는 정책을 펴고 있어 글로벌 금속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엇갈리는 원자재 가격 전망
달러 강세와 중국의 성장 둔화는 원자재 가격 하락의 주요 요인이다. 가격 상승을 제한하는 결정적인 배경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로 달러가치는 이미 급격하게 올라 있다. 중국의 성장률 역시 지속적으로 낮아졌다. 새로운 위험요인이라기보다 원자재 가격에 어느 정도 반영돼 있는 요소다.
원자재시장이 전반적인 하락 압력을 받고 있지만 일부 분야는 가격 상승 여지가 있다. 농산물 분야만 보면, 작년에 발생한 엘니뇨 현상을 주목해야 한다. 향후 농산물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엘니뇨는 태평양 적도에서 편서풍이 약화하면서 남아메리카 서해안을 따라 흐르는 페루 해류 속에 난류가 흘러들어 해수면 온도가 올라가는 현상이다.
엘니뇨가 시작되면 중남미지역에선 폭우가 내리고 아시아와 동부아프리카에선 무덥고 건조한 날씨가 지속돼 심각한 가뭄이 발생한다. 분명한 건 기상 이변으로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란 점이다. 경험적으로 엘니뇨 발생 때 금속광물, 곡물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상승했다. 1972년 슈퍼 엘니뇨가 일어난 뒤 미국, 브라질, 중국 등 주요 농산물 수출국의 수확량이 급감했다. 농산물 가격도 200% 급등했다.
특징적인 것은 광물 가격과 농산물 가격 반응의 차이다. 엘니뇨 시기에는 금, 은, 아연, 니켈, 구리 등 금속 가격, 엘니뇨 이후에는 옥수수, 밀, 대두, 원당, 커피 등 곡물 가격 상승 강도가 높았다. 이는 자원의 분포 때문이다. 금속 광물은 엘니뇨 지역인 남미 서부(페루, 칠레), 호주, 동남아(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지에 집중돼 있다. 엘니뇨에 따른 기상 이변 때 생산에 차질이 초래될 가능성을 보면 곡물보다 금속이 더 높은 것이다.
금값도 더 이상 떨어지지 않고 있다. 달러 강세로 하락 압력이 있지만 유럽 위기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 저가 매수세 등이 가격을 떠받치고 있다. 특히 중국 증시 급락은 중국인들의 금 수요를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금값은 미국의 출구전략을 어느 정도 반영한 수준이기 때문에 추가 하락 여지는 크지 않다. 환경, 지역, 수급 등의 영향으로 원자재 분야별 가격은 상승할 여력이 있으며 향후 경기회복을 통해 상승 추세로 전환될 수 있다.
기대수준 낮춰야…원자재 펀드도 대안
물론 원자재 가격이 낮은 수준에 있다고 해서 지금이 바닥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 비철금속 시장은 그리스 국가부도 사태에 따라 단기적으로 낙폭이 커질 수 있으나 중국 부동산시장의 변화에 따른 중·장기 반등 가능성도 있다. 원유시장은 석유제품 재고 증가 및 이란 원유 생산 회복 등 하락 요인이 아직 큰 상황이다. 천연가스의 경우 생산 증가세 둔화 및 고온 전망으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 주간 생산량과 기상 예보에 근거해 단기 매수 전략을 쓰는 게 낫다.
올해 초부터 저가 매수를 노린 자금이 원자재 펀드 및 상장지수펀드(ETF)에 많이 유입됐으나 수익률이 저조하거나 원금을 까먹었다. 2000년대 초·중반 원자재값 상승기에 원자재에 투자했다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지만 현재 시점에서의 원자재 투자는 고수익을 기대해선 안 된다.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원자재를 편입하거나 소액으로 적립식 투자를 하면서 매입단가를 낮추고 상승을 기다려보는 전략이 좋다.
원자재에 투자할 수 있는 펀드는 다양하다. ‘키움커머더티인덱스플러스특별자산1호(상품-파생형)’ 펀드가 대표적이다. 특정 분야에 선별적으로 투자하기를 원하면 ‘미래에셋로저스농산물지수특별자산(일반상품-파생형)’, ‘미래에셋인덱스로골드특별자산투자신탁(금-재간접형)’, ‘삼성WTI원유특별자산투자신탁제1호(WTI원유-파생형)’ 등이 있다. 상승보다 약보합세가 전망된다면 원자재 상품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파생결합증권(DLS)에 투자하는 것을 검토해볼 만하다.
김용태 < 유안타증권 상품기획팀장 yongtae.kim@yuantakorea.com >
올 상반기에도 이런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상반기 글로벌 경기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개선됐지만 원자재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신흥국, 특히 최대 원자재 수입국인 중국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약보합세를 지속하고 있다.
달러 가치와 신흥국 경기가 관건
향후 원자재 가격에 영향을 미칠 요인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꼽히는 것은 미국의 금리 인상과 이에 따른 달러화 강세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지속적으로 올해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란 점을 시사하고 있다. 그 시기는 9월 이후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리스 국가부도 사태나 유럽 경기 상황에 따라 그 시기가 늦춰질 가능성이 있지만 결국 점진적인 인상이 단행될 것이란 게 투자은행(IB)업계의 공통된 관측이다. 이에 따라 작년부터 다른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강세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 원자재는 주로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 강세는 수요를 감소시키고 공급을 늘려 원자재 가격을 떨어뜨리는 경향이 있다.
또 하나의 가격 하락 요인은 중국의 경기 둔화다. 중국은 가장 큰 에너지 수입국이다. 중국의 성장은 2000년대 원자재의 슈퍼사이클(장기간 가격 상승 추세)을 주도했을 만큼 원자재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친다.
중국의 경제지표는 최근 들어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건설)’ 프로젝트와 은행에 대한 예대율 규제 폐지, 지급준비율과 금리 인하 등을 통해 경기부양에 나서는 이유다. 최근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반등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거시경제나 금융위기 발생 때 이를 조율하고 해결한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그리스사태가 마무리 국면에 들어간 이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경기 회복은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원자재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기타 신흥국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수요 측면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중국은 전기동(순수한 구리) 생산을 늘려 수입량을 줄이는 정책을 펴고 있어 글로벌 금속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엇갈리는 원자재 가격 전망
달러 강세와 중국의 성장 둔화는 원자재 가격 하락의 주요 요인이다. 가격 상승을 제한하는 결정적인 배경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로 달러가치는 이미 급격하게 올라 있다. 중국의 성장률 역시 지속적으로 낮아졌다. 새로운 위험요인이라기보다 원자재 가격에 어느 정도 반영돼 있는 요소다.
원자재시장이 전반적인 하락 압력을 받고 있지만 일부 분야는 가격 상승 여지가 있다. 농산물 분야만 보면, 작년에 발생한 엘니뇨 현상을 주목해야 한다. 향후 농산물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엘니뇨는 태평양 적도에서 편서풍이 약화하면서 남아메리카 서해안을 따라 흐르는 페루 해류 속에 난류가 흘러들어 해수면 온도가 올라가는 현상이다.
엘니뇨가 시작되면 중남미지역에선 폭우가 내리고 아시아와 동부아프리카에선 무덥고 건조한 날씨가 지속돼 심각한 가뭄이 발생한다. 분명한 건 기상 이변으로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란 점이다. 경험적으로 엘니뇨 발생 때 금속광물, 곡물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상승했다. 1972년 슈퍼 엘니뇨가 일어난 뒤 미국, 브라질, 중국 등 주요 농산물 수출국의 수확량이 급감했다. 농산물 가격도 200% 급등했다.
특징적인 것은 광물 가격과 농산물 가격 반응의 차이다. 엘니뇨 시기에는 금, 은, 아연, 니켈, 구리 등 금속 가격, 엘니뇨 이후에는 옥수수, 밀, 대두, 원당, 커피 등 곡물 가격 상승 강도가 높았다. 이는 자원의 분포 때문이다. 금속 광물은 엘니뇨 지역인 남미 서부(페루, 칠레), 호주, 동남아(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지에 집중돼 있다. 엘니뇨에 따른 기상 이변 때 생산에 차질이 초래될 가능성을 보면 곡물보다 금속이 더 높은 것이다.
금값도 더 이상 떨어지지 않고 있다. 달러 강세로 하락 압력이 있지만 유럽 위기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 저가 매수세 등이 가격을 떠받치고 있다. 특히 중국 증시 급락은 중국인들의 금 수요를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금값은 미국의 출구전략을 어느 정도 반영한 수준이기 때문에 추가 하락 여지는 크지 않다. 환경, 지역, 수급 등의 영향으로 원자재 분야별 가격은 상승할 여력이 있으며 향후 경기회복을 통해 상승 추세로 전환될 수 있다.
기대수준 낮춰야…원자재 펀드도 대안
물론 원자재 가격이 낮은 수준에 있다고 해서 지금이 바닥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 비철금속 시장은 그리스 국가부도 사태에 따라 단기적으로 낙폭이 커질 수 있으나 중국 부동산시장의 변화에 따른 중·장기 반등 가능성도 있다. 원유시장은 석유제품 재고 증가 및 이란 원유 생산 회복 등 하락 요인이 아직 큰 상황이다. 천연가스의 경우 생산 증가세 둔화 및 고온 전망으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 주간 생산량과 기상 예보에 근거해 단기 매수 전략을 쓰는 게 낫다.
올해 초부터 저가 매수를 노린 자금이 원자재 펀드 및 상장지수펀드(ETF)에 많이 유입됐으나 수익률이 저조하거나 원금을 까먹었다. 2000년대 초·중반 원자재값 상승기에 원자재에 투자했다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지만 현재 시점에서의 원자재 투자는 고수익을 기대해선 안 된다.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원자재를 편입하거나 소액으로 적립식 투자를 하면서 매입단가를 낮추고 상승을 기다려보는 전략이 좋다.
원자재에 투자할 수 있는 펀드는 다양하다. ‘키움커머더티인덱스플러스특별자산1호(상품-파생형)’ 펀드가 대표적이다. 특정 분야에 선별적으로 투자하기를 원하면 ‘미래에셋로저스농산물지수특별자산(일반상품-파생형)’, ‘미래에셋인덱스로골드특별자산투자신탁(금-재간접형)’, ‘삼성WTI원유특별자산투자신탁제1호(WTI원유-파생형)’ 등이 있다. 상승보다 약보합세가 전망된다면 원자재 상품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파생결합증권(DLS)에 투자하는 것을 검토해볼 만하다.
김용태 < 유안타증권 상품기획팀장 yongtae.kim@yuantakore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