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은 9일 중국 증시의 급락이 미국 '서브프라임'을 연상시킨다며 정부 부양책만으로는 증시를 안정시키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달 12일 5166.35로 고점을 찍은 뒤 연일 곤두박질 치더니 전날 장중 3500선마저 붕괴됐다.

박상현 연구원은 "최근 급락 원인은 정부의 인위적인 주가 부양에 따른 후유증과 개인들의 주식 투자 열풍에 따른 과열, 높아진 밸류에이션 부담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며 "또한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와 같은 과도한 레버리지(신용투자) 확대가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하반기 증시 상승과 더불어 신용거래가 비약적으로 증가했다"며 "신용거래 규모는 6월말 기준으로 상하이 증시 시가총액의 3.2%에 달한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특히 신용거래에 대한 탐욕이 과도한 불법 장외 신용거래까지 이어지면서 증시 급락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중국 불법 장외신용 융자액은 약 4400억 위안으로 추정된다.

장외신용은 10~12%의 고금리를 받고 보증금의 5~15배까지 대출 해준 것으로 알려져 담보이상의 대출, 즉 과도한 신용거래 위험 현실화라는 점에서 미국 서브프라임의 축소판이라는 분석.

그는 "신용거래 청산과 거래 정지된 종목의 거래 재개 후 추가적인 주가 하락이 나타날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상하이지수는 3000선 초반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상하이증시보다 거품 정도가 심한 선전증시와 차이넥스트증시의 추가 조정 폭이 더 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