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 후 진행할 주주친화 방안을 추가로 내놓았다. 실질적인 주주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하는 ‘거버넌스(governance)위원회’에 외부 전문가들을 대거 합류시키기로 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10일 거버넌스위원회를 외부 전문가 3명을 포함해 총 6명으로 구성하고 정기적인 주주 간담회를 통해 주주와의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두 회사가 지난달 30일 기업설명회(IR)에서 약속한 주주친화 정책을 구체화한 것이다. 당시 양사는 통합 삼성물산의 배당성향(순이익 대비 배당금 총액)을 작년 기준 21%에서 2020년까지 30%로 늘리는 동시에 거버넌스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삼성그룹 계열사에서 거버넌스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거버넌스위원회란 외국인 기관투자가를 비롯해 다양한 주주들의 이해관계를 두루 반영할 수 있게 돕는 기구를 의미한다.

양사는 이날 발표에서 6명의 거버넌스 위원들 중 절반은 사외이사, 절반은 외부인사로 구성하기로 했다. 특히 외부 전문가 3명 중 1명은 회사 미래발전 가치를 공유하는 주요 주주의 추천을 받아 선임하기로 했다. 주주 권익보호를 위한 ‘2중 장치’를 마련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또 영업이익의 최대 0.5%를 사회공헌기금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두 회사 목표대로 2020년 4조원가량의 이익을 낸다면 사회공헌기금이 한 해 200억원 정도 조성될 전망이다. 양사는 “합병 삼성물산은 실질적인 주주권익 보호를 위한 거버넌스위원회 운영, 주주와의 정기적인 소통, 사회공헌기금 확대 등 글로벌 기업에 걸맞은 주주친화 추진 방향을 실행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물산은 국민연금이 이날 내부 투자위원회의 결정을 주총 이전까지 공개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았다. 삼성물산은 신중하게 결과를 지켜보기로 하고 오는 17일 주총 때까지 주주들에게 제일모직과의 통합 시너지와 합병 정당성을 알리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