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처럼 지지부진하던 하나·외환 통합 논의가 노·사간에 전격 합의가 이뤄지며 김정태 회장이 꺼내 들었던 ‘통합 대박론’에 다시 시동이 걸리게 됐습니다. 저금리·저성장 등 대내외 난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리딩뱅크 자리를 둘러싼 금융지주·은행간 진검승부가 예고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김정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지난해 7월 김정태 회장이 승부수로 ‘통합 대박’론을 꺼내 든 이후 1년여 간 답보상태였던 하나·외환 통합 행보가 노·사간 전격 합의로 다시금 속도를 더하게 됐습니다.



한동우, 윤종규, 김용환 회장을 축으로 체질개선, 해외진출, 고객기반 강화에 매진중인 타 지주사·은행들과 달리 소모전만 벌이던 하나금융의 더딘 행보에도 마침표를 찍게 된 셈입니다.



신한의 아슬아슬한 독주 속에 KB가 리딩뱅크 탈환에 올인 중이고 다소 밀리는 듯 하지만 NH 또한 우투 인수 이후 변모중인 상황에서 하나금융의 조기통합은 ‘발등의 불’이었습니다.



최대 난제였던 노사 합의가 타결되면서 하나·외환은행은 본격적인 통합 수순을 밟게 되며, 이럴 경우 하나금융이 가세하는 4대 금융간 경쟁 판세는 이전과 판이하게 달라지게 됩니다.



하나·외환은행이 통합할 경우 하나은행의 자산은 외환은행을 더한 290조원, 순익 1조2천억원, 지점수가 945개에 달하는 메가뱅크가 되며 하나금융 역시 자산 규모가 1~2위를 다투게 됩니다.



당장 1위인 분야가 자산으로 한정되긴 하지만 비용절감, 신사업, 해외·기업·개인금융·외환 협업과 시너지를 감안하면 분야별로 언제든 1위를 넘볼 수 있는 사정권에 진입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하나은행이 PB·개인금융에 강점이 있고 외환은행이 전통적으로 기업금융과 외환 분야에서 독보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여타 금융지주와 은행들이 긴장하기에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하나금융이 인도네시아·중국 등 해외 통합법인, 카드사 통합에 이어 은행간 통합마저 마무리하면 24개국 127개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활발한 해외진출도 꾀할 수 있게 됩니다.



수익성 등 일부 분야를 제하더라도 여느 지주사 부럽지 않은 내·외형상 탄탄한 금융지주사로 탈바꿈하는 것으로,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인터뷰> 금융지주 고위 관계자

“하나은행 수익 상당히 안좋다 외환은행 얼마나 보충하느냐 관건인데 외환은행 부진을 어떻게 추스리느냐에 따라 3강이 되느냐 2강 1중 되느냐..통합 시너지 확실해 신경 쓰인다“



‘1조짜리 통합 대박’ 카드를 꺼내들었던 김정태 회장 역시 1년여 뚝심을 통해 통합이라는 과실을 얻게 되는 만큼 연임 후 중장기 구상과 위상 등에 힘이 실릴 전망입니다.



경쟁에서 한동안 밀려 있던 하나금융·은행이 반쪽이 아닌 완전체로 경쟁 대열에 합류하게 됨에 따라 시장·고객기반 쟁탈전은 물론 우리은행·대우증권 매각 이슈에 이르기 까지 리딩뱅크 수성과 탈환을 위한 진검승부는 한층 치열한 국면으로 전개될 수 밖에 없습니다.



저마다 전열을 재정비하며 점유율·수익성, 외형을 겸비한 리딩뱅크를 추구하는 가운데 무늬만 4대 금융이라 할 수 있는 2중 또는 1중 1약으로 남느냐 아니면 명실상부한 3강 대열에 합류하느냐 기로에 서있습니다.



2012년 외환은행 인수 이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던 하나금융이 그동안의 마이너스 요인을 지우고 플러스 요인으로 전환할 수 있을 지, 리딩뱅크 자리를 둘러싼 금융지주와 은행간 물고 물리는, 빼앗고 빼앗기는 격전이 향후 업권을 뜨겁게 달굴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경제TV 김정필입니다


김정필기자 jp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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