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투자 외국인, 삼성물산 합병 찬성 가능성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주총 D-3
물산 지분 1% 이상 보유한 외국인 대주주 총 9곳
2% 넘는 메이슨은 반대 가능성…물산-엘리엇, 합병 찬반 여론전
물산 지분 1% 이상 보유한 외국인 대주주 총 9곳
2% 넘는 메이슨은 반대 가능성…물산-엘리엇, 합병 찬반 여론전
삼성물산이 오는 17일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위한 주주총회를 앞두고 블랙록, 싱가포르투자청 등 외국인 대주주의 표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들이 합병에 찬성하면 삼성은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와의 표 대결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 ‘장기투자 성향의 외국인은 합병에 찬성한다’는 신호를 시장에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외국인 표심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삼성, 장기투자자에 찬성 기대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총에서 외국인이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은 33.53%다. 엘리엇(7.12%)을 제외하고도 26.41%에 달한다. 보유지분으로 보면 엘리엇 외에 1% 이상 주식을 보유한 외국인 대주주가 8곳이다.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3.12%, 미국 헤지펀드 메이슨캐피털이 2.18%를 갖고 있다. 싱가포르투자청, 피델리티, 뱅가드, 디멘셔널, 사우디통화국, 아부다비투자청은 각각 1%대 지분을 들고 있다. 이 밖에 노르웨이중앙은행, 중국 인민은행, 네덜란드연기금, 쿠웨이트 정부, 캘리포니아연기금 등 15곳이 0.2~0.9%대 지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메이슨캐피털은 엘리엇 편에 설 가능성이 크다. 네덜란드연기금(0.61%)과 캐나다연기금(약 0.2%)도 합병 반대 의사를 밝혔다. 세계 의결권 자문시장 1, 2위인 ISS(기관투자가 서비스)와 글래스루이스가 이번 합병에 반대 권고를 낸 만큼 시장에선 상당수 외국인이 반대 표를 던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삼성은 블랙록, 싱가포르투자청 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들이 장기투자 성향을 지닌 만큼 합병 비율보다는 합병 법인의 시너지 효과와 주주가치 제고 방안 등에 더 관심을 둘 것으로 보고 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지난달 30일 기업설명회(IR)를 열고 통합 삼성물산의 배당성향(순이익 대비 배당금 총액) 확대와 거버넌스위원회(주주권익위원회) 설치 등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밝힌 것도 이들의 요구를 수용한 측면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8일 네덜란드연기금을 직접 만나 설득에 나선 것도 외국인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삼성물산의 최치훈 건설부문 사장과 김신 상사부문 사장도 최근 한 달간 최소 다섯 차례 이상 해외 IR을 다녀왔다.
○외국인 주주 이미 의결권 행사
외국인 대부분은 9일 ‘부재자 투표’ 형식으로 의결권 행사를 마쳤다. 한국예탁결제원 전자투표시스템을 통해서다. 외국인 표심은 주총 당일 공개된다.
삼성물산은 현재까지 삼성 특수관계인 13.82%, KCC 5.96%, 국민연금 11.21%를 합쳐 30.99%를 확실한 우군으로 확보했다. 국민연금을 제외한 국내 기관투자가 11.05%도 대부분 합병에 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삼성의 우호지분은 약 42%로 늘어난다.
하지만 합병은 주총 특별안건으로 주총 참석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한다. 주총 참석률을 70%로 가정하면 삼성은 47% 이상의 찬성 표를 얻어야 합병에 성공할 수 있다. 최소 5% 이상이 더 필요하다. 참석률을 80%로 가정하면 53%의 찬성 표를 얻어야 하고 추가 확보해야 하는 찬성 표도 11% 이상으로 늘어난다.
삼성은 이날 전국 100개 이상 신문과 증권 방송, 종합편성채널, 보도전문 채널 등 거의 모든 언론과 네이버, 다음 등 포털 사이트에 합병 찬성을 촉구하는 광고를 내보냈다. 엘리엇은 폴 싱어 회장이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붉은 악마’ 복장으로 한국과 독일 경기에서 한국을 응원하는 사진을 참고자료로 배포하며 여론전에 나섰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총에서 외국인이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은 33.53%다. 엘리엇(7.12%)을 제외하고도 26.41%에 달한다. 보유지분으로 보면 엘리엇 외에 1% 이상 주식을 보유한 외국인 대주주가 8곳이다.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3.12%, 미국 헤지펀드 메이슨캐피털이 2.18%를 갖고 있다. 싱가포르투자청, 피델리티, 뱅가드, 디멘셔널, 사우디통화국, 아부다비투자청은 각각 1%대 지분을 들고 있다. 이 밖에 노르웨이중앙은행, 중국 인민은행, 네덜란드연기금, 쿠웨이트 정부, 캘리포니아연기금 등 15곳이 0.2~0.9%대 지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메이슨캐피털은 엘리엇 편에 설 가능성이 크다. 네덜란드연기금(0.61%)과 캐나다연기금(약 0.2%)도 합병 반대 의사를 밝혔다. 세계 의결권 자문시장 1, 2위인 ISS(기관투자가 서비스)와 글래스루이스가 이번 합병에 반대 권고를 낸 만큼 시장에선 상당수 외국인이 반대 표를 던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삼성은 블랙록, 싱가포르투자청 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들이 장기투자 성향을 지닌 만큼 합병 비율보다는 합병 법인의 시너지 효과와 주주가치 제고 방안 등에 더 관심을 둘 것으로 보고 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지난달 30일 기업설명회(IR)를 열고 통합 삼성물산의 배당성향(순이익 대비 배당금 총액) 확대와 거버넌스위원회(주주권익위원회) 설치 등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밝힌 것도 이들의 요구를 수용한 측면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8일 네덜란드연기금을 직접 만나 설득에 나선 것도 외국인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삼성물산의 최치훈 건설부문 사장과 김신 상사부문 사장도 최근 한 달간 최소 다섯 차례 이상 해외 IR을 다녀왔다.
○외국인 주주 이미 의결권 행사
외국인 대부분은 9일 ‘부재자 투표’ 형식으로 의결권 행사를 마쳤다. 한국예탁결제원 전자투표시스템을 통해서다. 외국인 표심은 주총 당일 공개된다.
삼성물산은 현재까지 삼성 특수관계인 13.82%, KCC 5.96%, 국민연금 11.21%를 합쳐 30.99%를 확실한 우군으로 확보했다. 국민연금을 제외한 국내 기관투자가 11.05%도 대부분 합병에 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삼성의 우호지분은 약 42%로 늘어난다.
하지만 합병은 주총 특별안건으로 주총 참석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한다. 주총 참석률을 70%로 가정하면 삼성은 47% 이상의 찬성 표를 얻어야 합병에 성공할 수 있다. 최소 5% 이상이 더 필요하다. 참석률을 80%로 가정하면 53%의 찬성 표를 얻어야 하고 추가 확보해야 하는 찬성 표도 11% 이상으로 늘어난다.
삼성은 이날 전국 100개 이상 신문과 증권 방송, 종합편성채널, 보도전문 채널 등 거의 모든 언론과 네이버, 다음 등 포털 사이트에 합병 찬성을 촉구하는 광고를 내보냈다. 엘리엇은 폴 싱어 회장이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붉은 악마’ 복장으로 한국과 독일 경기에서 한국을 응원하는 사진을 참고자료로 배포하며 여론전에 나섰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