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달러라고요! 맙소사, 우리 영국은 운이 좋은 나라군요. 그 돈을 매년 과학기술과 산업발전에 투자할 수 있으니까요.”

2012년 3월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차 한국을 방문하여 일정을 소화하던 영국 부총리 닉 클레그 (Nick Clegg)가 우리나라의 영어 사교육비 지출이 연 100억달러 정도라는 말에 던진 말이다.

영국외무성 장학생 대표 일원으로 이 행사에 함께 했던 정치학 전공자인 송백석 박사는 이 말에 자극받아 2년 동안 영어학습서의 저술에 매달렸다. 돈 안들이고 혼자서 공부하여 영어에 눈을 뜰 수 있는 자기주도 영어학습서의 저술을 시작한 것이다.

토종 한국인이 영어 문장구조에 눈을 뜨게 도와주는 신간 <백석영어독해법>은 영문장 5형식을 소개한 영국학자 C. T. Onions를 기초로 하여 SBS테크닉(Song Baek Seok Technique)과 수동태 3형식이 담겨 있는 책이다.

저자 송백석 박사는 영국정부장학생이지만 고등학교 2학년때까지는 영어에 눈을 못 뜬 장님이었다고 고백했다. 2학년 겨울방학에 영어 문장구조에 눈을 뜨게 되는 데 이것으로 공부에 재미를 붙여 대학을 갈 수 있었고 이후 더 열심히 공부하여 대학 졸업 후 영국 외무성장학생으로 선발되어 유학까지 가게 되는 인생의 전환점을 마련하게 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영어가 무엇인지 몰랐다가 영어에 눈을 뜨게 된 자신의 경험에 기반하여 영어문장구조에 눈을 뜨는 기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10개의 분석도구를 제시하고 이것으로 구조에 눈을 뜨는 과정을 많은 예문을 들어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영문장 독해를 위해 기존의 영어공부 방식과 완전 차별적인 영문장 쪼개기 기법을 제시한다. 지금까지의 영어독해책은 영어실력을 배양하기 보다는 영어실력을 체크하는 문제유형들을 수록하고 있는 반면에 이 책은 영어실력을 실질적으로 배양하는 구조 분석에 중점을 두고 있다.

송백석 박사는 "영어 기본에 눈을 못 뜨고 영어공부를 하는 것은 물에 뜨지도 못하면서 수영하려고 하는 것과 같다. 해도 안 되니 돈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원래 ‘눈에 뵈는 게 없는’ 사람들이 무섭다"고 진단했다. 영어에 눈을 못 뜬 사람들이 무섭게 돈을 쓴다. 영어 사교육시장의 돈은 다 이들 주머니에서 나온다. 눈을 못 떠 갈피를 못 잡으니 할 수 없이 돈으로 해결하려 하는 것이다. 스펙쌓기 위해 1년 정도 외국물 먹는 것은 기본이다.각종 암기법에 첨단 학습기가 널려있다.

송박사는 "영어는 눈만 뜨면 혼자 할 수 있다. 자기주도학습으로 눈만 뜨면 영어를 신처럼 모시지 않는다. 눈만 뜨면 영어공부에 돈 들어갈 일이 없다. 영어공부는 혼자 하는 것이 맞다. 눈 떠서 독해하고, 리스닝 연습하고, 여기까지 다 혼자 할 수 있다. 영어실력 자체는 자기주도적으로 혼자 공부하는 것에서 나온다. 그리고 나서 돈을 써야한다. 사람 만나 놀면서 스피킹 연습할 때부터 돈이 들어가는 것이 맞다. 토익 등 각종 시험이 있으면 출제유형을 익히기 위해서 돈을 써라"라고 조언했다.

영어문장구조를 공부하기 위해서는 목적어를 찾는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목적어를 잘 찾아내면 영문장 구조에 눈을 뜨고, 구조를 알면 독해를 잘하게 된다. 그래야 영작을 할 수 있고, 이것이 되어야 스피킹, 영어회화가 된다는 것이다.

<백석영어독해법>은 학생들이 목적어 찾는 방법을 스스로 알고 영어문장구조를 이해하면서 영어에 눈을 뜨도록 기획됐다. (도서출판 미래와 지식, 1만9000원)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