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8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명성황후’.
오는 28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명성황후’.
뮤지컬 ‘명성황후’ ‘아리랑’, 연극 ‘신(新)모험왕’, 오페라 ‘가락국기’ 등 광복 7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이 다양하게 펼쳐진다. 우리 민족의 역사를 되돌아보거나 한·일 합작으로 미래를 모색하는 작품들이다.

◆역사 뮤지컬, 잇달아 무대에

한·일 합작 연극 ‘신모험왕’.
한·일 합작 연극 ‘신모험왕’.
1995년 초연한 뮤지컬 명성황후가 오는 28일부터 9월10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창작 뮤지컬 중 유일하게 관객 100만명을 넘어선 작품으로, 광복 70주년과 초연 20주년을 기념하는 무대다. 이번 공연에서는 현대적인 장치를 도입해 화려함을 더하고, 호주 출신 편곡자 피터 케이시와 협업해 넘버(삽입곡)를 추가했다. 연출가인 윤호진 에이콤인터내셔날 대표는 “10년을 내다보는 새로운 버전의 명성황후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린 뮤지컬 아리랑의 원작은 조정래 씨의 동명 대하소설이다. 40여년에 걸친 시대 배경과 수백명의 등장인물을 축약해 감골댁 가족사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조씨는 “광복 70주년이 되는 올해 아리랑을 뮤지컬로 제작하는 것은 망각의 딱지를 뜯어내고 생채기에 소금을 뿌리는 일”이라며 “나라를 잃었던 굴욕과 치욕, 저항의 역사를 우리는 반드시 기억하고 새 삶의 방향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합작 연극 ‘신모험왕’ ‘태풍기담’

극작·연출가인 성기웅 12언어연극스튜디오 대표는 일본 연출가와 협업한 연극 신모험왕(16~26일,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과 ‘태풍기담(颱風奇譚)’(10월24일~11월8일, 남산예술센터)을 잇달아 선보인다. 신모험왕은 히라타 오리자의 초기 대표작인 ‘모험왕’을 한·일 월드컵이 열린 2002년을 배경으로 새롭게 구성한 작품. 오리자와 공동 창작했다.

성 대표가 대본을 쓰고 다다 준노스케가 연출하는 태풍기담은 셰익스피어 희곡 ‘템페스트’의 배경을 1930년대 일제 강점기로 옮겼다. 성 대표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양국의 불행했던 역사를 젊은 세대의 시선으로 되돌아보고, 반목과 화해 속에서 발견되는 새로운 가치를 이야기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 연극회 출신 동문이 결성한 관악극회는 헤이그 특사를 그린 창작극 ‘헤이그 1907’(8월15일~9월6일, 대학로 동양예술극장)을 무대에 올린다. 연극은 고종황제의 밀명을 받은 이상설·이준·이위종 특사가 네덜란드 헤이그 땅을 밟은 1907년 6월25일부터 이준 열사가 서거한 7월14일까지 20일간의 체류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창작오페라 가락국기(11월6~7일, 대구오페라하우스)를 선보인다. 대구 출신 정재민 판사의 소설 ‘독도인더헤이그’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독도가 우리 땅임을 입증하는 데 결정적인 증거가 될 책 ‘가락국기’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광복 70주년 기념 연주회 이어져

서울시립교향악단은 다음달 15일 서울 용산가족공원에서 ‘광복 70주년 기념음악회’를 연다. 정명훈 예술감독의 지휘로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을 연주한다. 소프라노 캐슬린 김, 테너 진성원, 바리톤 공병우 등은 가곡 ‘보리밭’과 오페라 주요 아리아 등을 선보인다. 해금 연주자 강은일은 ‘해금을 위한 얼’을 연주한다.

예술의전당은 광복 70주년을 맞아 관객을 대상으로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가곡 40곡을 선정했다. ‘그리운 금강산’ ‘가고파’ ‘보리밭’이 1~3위를 차지했다. 다음달 네 차례 열리는 ‘2015 예술의전당 가곡의 밤’ 무대에서 이들 곡을 연주한다.

고재연/김보영/대구=오경묵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