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반도체, 실적 악화에 임원들 줄사표

中기업 추격에 성장 꺾여
작년 영업이익 97% 급감
올들어 임원 절반 줄어


왕년의 스타 강소기업들 '뼈깎는 구조조정'
LED(발광다이오드) 전문기업 서울반도체가 임원들을 줄줄이 내보내며 구조조정에 나섰다. 실적 성장세가 꺾이자 ‘문책성 인사’를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반도체는 코스닥시장에서 시가총액 1위를 다퉜을 정도로 ‘스타기업’이었지만, 지금은 간신히 적자를 면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 들어 서울반도체를 나간 임원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파악된 것만 8명이다. 전체 19명의 임원 가운데 42%에 이른다. 지난달 말 이명연 부사장이 퇴임했다. 이 부사장은 서울반도체의 중국 생산법인 광명반도체를 총괄하면서 품질관리를 맡아왔다. 광명반도체가 지난해 적자로 돌아서는 등 실적이 크게 악화되자 이정훈 사장이 책임을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영업을 총괄했던 김정오 부사장은 이 회사에 온 지 1년 만에 다시 짐을 쌌다. 해외 매출이 기대했던 것만큼 나오지 않은 탓이다. 김 부사장이 나간 뒤 해외영업은 이 사장이 직접 챙기고 있다. TV와 모바일 디스플레이에 들어가는 백라이트유닛(BLU)용 LED 사업을 맡은 권혁원 부사장도 나갔다. 재무지원실 총괄인 홍성균 상무와 이진수 법무담당 상무 또한 퇴임했다. 서울반도체 임직원 수는 2011년 1438명에서 작년 말 977명으로 30% 넘게 줄었다.

서울반도체는 2010년 코스닥시장에서 주목받던 ‘대장주’였다. 하지만 중국 기업들이 기술격차를 좁히고 대량으로 LED 패키지와 모듈을 시장에 쏟아내자 실적이 꺾였다. 이 때문에 2013년 1조원을 돌파했던 서울반도체 매출은 지난해 9000억원대로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97%나 급감했다. 지금은 코스닥시장 시총 순위가 30위권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평소 실적과 숫자를 강조하는 이 사장이 실적 턴어라운드가 생각한 만큼 빨리 안 되자 임원들부터 구조조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현진소재, 자회사·공장 잇따라 매각

조선 등 전방산업 위축 여파
자회사 용현BM 150억 매각
공장·설비도 매물로 내놔


왕년의 스타 강소기업들 '뼈깎는 구조조정'
현진소재는 2008년 코스닥시장에서 태웅, 평산과 함께 ‘단조 3인방’으로 불렸다. 조선, 플랜트, 풍력발전 등에 들어가는 단조 부품(철강 원료를 프레스로 두드리거나 롤링밀로 둥글게 만드는 부품)을 생산해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현재 현진소재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 중이다. 자회사인 용현BM을 지난 10일 150억원에 매각했다. 이 회사는 코스닥 상장사로 장부가가 287억원에 이른다. 장부가도 못 받고 회사를 정리한 것은 용현BM이 최근 대규모 적자를 내 모기업인 현진소재에 큰 부담이 됐기 때문이다.

용현BM은 이음매가 없는 특수강관을 주로 생산하는 회사다. 산업기계와 화학 플랜트, 항공기, 자동차 등이 전방산업이다. 현진소재는 이 회사에 수백억원을 들여 설비투자와 기술개발을 지원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최근 2년(2013~2014년)간 535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했다. 급기야 올 들어서는 1분기에만 259억원의 적자를 냈다. 최근 770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이 해지되는 등 회사 존립이 위태로울 정도까지 내몰렸다.

용현BM이 어려워지면서 이 회사 지분 65.72%를 보유한 현진소재까지 휘청이게 됐다. 용현BM을 지원하느라 부채비율이 작년 1분기 188%에서 올 1분기 340%로 치솟았다.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도 3161억원으로 늘었다. 차입금 의존도는 66%에 이른다.

현진소재는 용현BM 매각 이외에도 이 회사로부터 사들인 단조설비와 공장까지 팔려고 내놨다. 설비는 2013년 약 100억원에, 공장은 366억원에 취득한 것이다. 지난달에는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끝마쳐 119억원을 자본시장에서 조달하기도 했다. 일부 채무는 채권단과 협의해 만기를 조정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