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폐막한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는 기존 시설을 활용하는 알뜰 운영으로 약 2000억원을 절약했다. 연합뉴스
지난 14일 폐막한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는 기존 시설을 활용하는 알뜰 운영으로 약 2000억원을 절약했다. 연합뉴스
저비용·고효율 대회로 치러진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광주U대회·7월3~14일)가 지방자치단체가 개최하는 국제행사의 새로운 롤모델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5일 광주광역시와 대회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자린고비식’ 알뜰 대회 운영으로 역대 대형 국제대회 사상 가장 적은 비용을 투입하고서도 내용은 알찬 실속대회를 치렀다고 평가했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대회는 최소 비용으로 치러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였다”며 “이번 대회의 성과를 바탕으로 광주를 자동차·에너지·문화콘텐츠로 대표되는 문화관광과 신산업도시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2000억원 아낀 ‘자린고비’ 대회

광주시가 대회를 준비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저비용’이다. 조직위는 경기장 신축은 3곳(수영장, 양궁장, 다목적체육관)으로 최소화하고 증축한 테니스장을 포함해 나머지 66개 시설은 개·보수해 기존 시설 사용률을 95.7%로 높였다. 선수촌도 37년 된 낡은 아파트를 재건축해 재정 부담을 크게 줄였다. 신축 경기장은 태양열 지열 등을 활용하는 친환경 시스템으로 설계하는 등 사후 관리비용 최소화에 역점을 뒀다.

하프마라톤과 경보 같은 종목은 같은 코스를 여러 번 뛰는 방식으로 변경하고 농구장 배구장 태권도장 등의 좌석은 접이식으로, 선수대기실은 간이 몽골텐트를 설치해 운용했다.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과 20여 차례에 걸친 협상의 결실이었다.

화려하면서도 광주의 이미지를 잘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은 개·폐회식은 2013년 러시아 카잔U대회 때 비용 1200억원의 10%도 안 되는 113억원으로 연출했다. 시상대 153개와 메달받침대 67개는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에서 가져와 재활용했다. 시상식에도 꽃다발 대신 대회 마스코트 인형을 증정해 8억원을 절감했다.

이를 통해 총 1999억원의 예산을 아꼈다. 당초 책정 예산은 8171억원이다. 이번 대회는 국비 2026억원, 시비 3491억원, 광고와 입장권 판매 등 자체 수입 655억원 등 모두 6172억원만 써 국제 대형 스포츠행사 중 첫 예산절감 사례로 남게 됐다.

경제효과는 애초 예상 못 미쳐

경제효과에 대해선 의문이 따른다. 애초 경제효과는 직접 경제효과 1000억원에 부가가치 등을 합쳐 최대 1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자체 분석했다.

하지만 조직위의 주요 수입원인 입장권 판매액은 53억원(관람객 50만명)으로 목표액 59억8000만원의 88%에 그쳤다. 여기에 대회 유치를 위해 제공한 선수단 1인 하루 숙식비를 포함한 체재비 10유로(약 1만2550원) 등 파격 조건은 추후 광주시 재정의 부담으로 남을 것으로 시 관계자는 전망했다.

선수단의 소비도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선수촌의 환전금액은 모두 28억원이다. 입국 전 환전액까지 고려해도 선수단이 국내에서 사용한 금액이 많지 않다. 선수단 대부분이 대학생이란 점을 고려한다면 신용카드 사용액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러시아 카잔대회 때 입장객 80만명, 직접 경제효과 2200억원에 한참 못 미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광주의 한 대형 유통업체 관계자는 “참가 선수단으로 인한 매출 상승 효과는 극히 미미했다”고 말했다.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