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Estate] 제주 집·땅 경매 경쟁률 최고…대구·광주·인천 투자자 몰려
올 상반기에는 법원 경매시장도 과거 어느 해보다 뜨거웠다. 경매로 나온 물건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입찰 경쟁률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제주와 대구 경매시장이 가장 역동적으로 움직였다.

○경매시장 ‘활활’

지지옥션에 따르면 상반기 전국 경매시장 낙찰률은 38.2%로 2001년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낙찰률은 경매로 나온 물건 중 실제 낙찰된 비율이다. 이 비율이 높다는 것은 경매 참가자들이 적극적으로 매입을 했다는 뜻이다. 평균 응찰자 수도 4.3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매로 나온 물건을 낙찰받기 위한 경쟁이 과거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는 의미다. 낙찰가율은 71.2%로 2009년 하반기(71.6%) 이후 5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낙찰된 가격을 감정가격으로 나눈 비율이다.

이에 반해 경매 물건은 대폭 줄어들었다. 상반기 진행된 물건은 8만346건으로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8만건대를 기록했다. 이는 진행 건수가 가장 많았던 2004년 하반기(22만9371건)의 35% 수준에 불과하다. 진행 건수는 2013년 하반기만 해도 11만건대였지만 2014년 상반기 10만건대로 떨어진 데 이어 작년 하반기에는 9만건대로 줄어들었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는 “부동산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경매에 참가하는 인원은 늘었지만 저금리 탓으로 경매 물건은 대폭 줄었다”며 “적은 물건을 놓고 많은 참가자들이 경쟁하다 보니 경매지표들이 최고기록을 쓸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제주·대구 ‘과열’ 우려

올 상반기 중 낙찰가율이 가장 높았던 곳은 제주다. 103.2%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100%를 넘었다. 이는 감정가격보다 더 높게 낙찰됐다는 의미다. 중국 관광객이 대거 유입되면서 지역 주택과 토지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른 영향이다.

올 상반기 전국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대구의 낙찰가율도 99%에 달했다. 부산(84.3%) 광주(82.2%) 울산(82%) 등 지방 광역시도 상위권을 형성했다. 도 지역 중에서는 경북이 81.1%로 가장 높았다.

평균 응찰자 수도 제주가 7.2명으로 1위를 기록했다. 그 뒤를 인천(6.3명)이 이었다. 서울 전셋값 상승에 지친 전세난민들이 상대적으로 집값이 싼 인천으로 많이 몰리면서 인천 지역 경쟁률이 높았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대구의 평균 응찰자 수(6.1명)는 세 번째로 많았다.

주거시설의 경우 제주의 평균 낙찰가율이 120.9%에 달했다. 대구(111.4%)와 광주(101.4%)의 낙찰가율도 100%를 넘었다. 도 지역 중에서는 경남(87.5%)과 경북(86.8%) 낙찰가율이 특히 높았다. 서울(86.7%) 인천(80.4%) 경기(83.5%) 등 수도권 낙찰가율도 모두 80%를 넘었다.

토지 낙찰가율을 보면 제주가 140.8%를 기록했다. 대구도 102%를 나타냈다. 이에 반해 충남의 낙찰가율은 57.7%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