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시대 개인재무관리 ABC] (15) 주가와 이해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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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 < 한양대 교수 >
![[고령화 시대 개인재무관리 ABC] (15) 주가와 이해관계](https://img.hankyung.com/photo/201507/AA.10249129.1.jpg)
주가 하락은 투자자들의 손실을 초래하고 나아가 정부에 대한 불만으로도 이어지므로 정부는 이들을 달래야 할 유인이 있다. 그러다 보면 무리한 처방도 하게 돼 과거에는 정부가 중앙은행의 발권력을 동원해서라도 주가 하락을 막겠다고 나선 적도 있다. 또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매도 추천을 잘 안 하는 이유는 해당 기업의 반발을 무시할 수 없고 자사 이익에 반할 수 있기 때문이다. A증권사 애널리스트(갑)가 B자산운용사나 B사의 계열기업을 매도 추천한다고 가정해보자. B사가 이에 반발해 향후 A사에 더 이상 매매 주문을 주지 않을 수도 있다. 또 A사가 B사 주식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면 갑은 A사 경영진으로부터 질책을 받을 수 있다.
증권사, 자산운용사, 투자자문사 등 전체 증권업계는 증시가 불황일 때보다 호황일 때 돈을 많이 벌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이들은 되도록 주가에 긍정적인(부정적인) 전망이나 견해를 적극적으로(소극적으로) 내놓는다. 대부분의 언론매체는 이를 그대로 전달하므로 언론 보도만 믿고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지난 4월 말 코스피지수가 2150을 넘자 일부에서는 마치 주가 3000시대가 곧 도래할 것처럼 성급한 진단을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단기적 이해관계가 아닌 장기적, 근본적 이해관계를 생각한다면 ‘노(no)’ 해야 할 때는 ‘노’ 하는 게 슬기로운 것이다. 비유한다면 요즘 중학교 2학년생이 예측 불가라며 아예 훈계를 포기하는 선생님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요한 훈계는 하려고 노력하는 선생님 중 장기적으로 누가 더 학생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 주가나 집값을 인위적으로 부양하는 정부와 매수·보유만 추천하는 증권인은 근시안적 이해관계만 보는 것이다. 매도를 소신 있게 추천하는 증권인이 많아지면 장기적으로 투자자의 신뢰가 높아져 전체 비즈니스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고 해당 기업도 이들에게 선별적 불이익을 줄 수 없다. 매도 추천도 훌륭한 추천이다.
유진 < 한양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