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브랜드 대사' 장애인 직원 김나현 씨 "매일 출근해 행복…12년동안 지각 안했어요"
서울 강동구 맥도날드 천호점에서 ‘크루(crew·매장 직원)’로 일하는 김나현 씨(34·사진). 김씨는 매일 오전 8시40분이면 출근해 개점 준비를 한다. 원래 출근 시간보다 20분 이른 시간이다. 2003년부터 12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이렇게 아침을 시작했다. 김씨는 15일 “매일 아침 매장에 출근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장애등급 4급이다. 생후 18개월부터 초등학생 시절까지 잦은 열병을 앓은 후유증으로 왼쪽 손가락이 잘 펴지지 않는 신체 장애와 경미한 언어 장애가 생겼다. 장애 때문에 고등학교 졸업 후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하던 중 2003년 맥도날드와 인연을 맺게 됐다.

당시 맥도날드 천호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그의 친구가 일을 그만두면서 김씨에게 자신의 후임 자리를 권한 게 계기가 됐다. 김씨는 면접 당시 지점장에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고, 면접을 통과했다.

손에 익지 않은 일을 처음 배우면서 실수도 많이 했다. 특히 미끄러운 플라스틱 쟁반과 컵을 나르는 것은 손이 불편한 그에게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 수도 없이 음료와 음식 쓰레기를 흘려 유니폼을 적시기 일쑤였다.

김씨는 “당시 나보다 두 살 많은 교육 담당 매니저가 ‘언제나 누가 옆에서 도와줄 수 없으니 반드시 혼자 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다그쳤다”며 “지금 생각하면 가장 고마운 사람”이라고 회상했다.

시행착오 끝에 일에 익숙해진 김씨는 특유의 웃음과 친절, 성실함으로 매장 동료와 손님들 사이에서 분위기 메이커, 마스코트로 통했다. 2011년 맥도날드 정직원이 됐고, 올해 상반기 ‘맥도날드 브랜드 대사(MBA)’로 선정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