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올라온 글 분석…'똑똑한 마케팅' 펼친다
“생애 첫차를 구입해 여자친구와 여행을 가고 싶은데 어떤 차가 적당할지….” “넓은 공간을 위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사고 싶지만 높은 가격 때문에 고민이네요.”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소비자들의 고민이다. LG CNS는 최근 기아자동차와 함께 이 같은 SNS 게시글을 분석해 마케팅 활용에 들어갔다. 전체 자동차 관련 수집 데이터 88만500여건 가운데 ‘살 예정이다’와 같이 구매 의향을 직접 언급한 3만4954건을 추출해 분석한 것이다.

기업들이 정보기술(IT) 회사들과 손잡고 SNS 게시글 등 다양한 빅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기존 IT업계뿐 아니라 최근에는 자동차·유통업계 등에서도 이 같은 스마트 마케팅이 활발하다.

기아차와 LG CNS는 작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페이스북 기아차 팬페이지, 카페, 블로그 등 온라인에 올라온 K시리즈 차량 등 기아차 관련 글을 모았다. 실제 자동차를 살 의사가 있는 소비자들을 △20~30대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30~40대 주부 △자동차 출퇴근족 등 4개 그룹으로 나눈 뒤 분석했다.

예컨대 신혼부부는 태어날 아기를 위해 SUV를 선호하지만 결혼 비용으로 목돈을 지출한 뒤라 할부 계약, 금리 할인 등 금융 지원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매일 출퇴근하는 운전자는 연비를 최우선으로 고려하지만 주말 나들이를 위해 넉넉한 공간, 승차감 등도 따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아차는 이 같은 소셜미디어 분석 결과를 현대캐피탈·현대카드 고객관계관리(CRM) 데이터에 접목해 맞춤형 마케팅을 시도했다. 소득, 소비 패턴, 할부 만기 등에 따라 효과적인 마케팅을 하기 위해서다.

LG CNS와 기아차 사례처럼 IT 회사들과 일반 제조사들의 마케팅 협업이 늘고 있다. IBM 어도비시스템즈 오라클 등 글로벌 IT 기업들도 국내 회사들과 이 같은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IBM은 소비자가 쇼핑몰 등에서 물건을 장바구니에 담는 과정, 결제 과정 등을 분석해 주는 마케팅 솔루션 ‘티리프’ 등을 내놓고 국내 유통시장에서 서비스 확대를 노리고 있다. 어도비는 제일기획과 마케팅 솔루션 및 서비스에 관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국내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오라클은 마케팅 솔루션 ‘오라클 CX’를 국내 기업들에 제공하고 있다. 이 플랫폼은 고객의 상품 구매는 물론 콜센터 기록 등을 분석해 민원 처리까지 돕는 게 특징이다.

추가영/안정락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