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연재에서는 3D 프린팅 기술이 향후 발전해 나가야 하는 방향에 대해서 알아 보고자 한다. 또한, 이 과정에서 기술은 개발되었으나, 제도적인 뒷받침이 되지 않아서 치료를 받지 못하고 고통 받고 있는 환자의 예를 소개하고자 한다.

현재 3D 프린팅 기술은 앞서 소개 드린 바와 같이 성형외과영역에서 그 활용이 다양하게 이뤄질 수 있다. 하지만, 기존 수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더 나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1. 인체 적합 재료의 개발

2. 개발된 재료를 3D 프린터로 출력할 수 있는 프린터 개발

3. 생체적합성 및 안전성 확보

4. 법적, 제도적 보완

현재 1번과 2번 영역은 의료현장에 있지 않은 많은 공학자와 엔지니어에 의해 많은 발전이 있어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신 의료기술을 임상 현장에서 적용하기에는 생체 적합성 및 안정성이 확보 되어야 하고, 이 부분에서는 임상의사들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이미 해외 사례에서 여러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고, 이러한 노력의 결과물들이 해외 언론을 통해서 간간히 소개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허가와 보험적용 문제로 아직 일반인 대상으로 활발히 시행되고 있지는 못하다.

지금 소개할 환자는 양악 수술 실패로 하악의 뼈가 많이 소실 되고, 흡수되어 우측 하악과두(Rt. Condyle) 손실된 상태였다. 두번의 장골, 늑골 이식으로 부족한 뼈를 보충하고, 기성 Titanium 인공 관절 삽입 수술이 시행된 상태였다.



파노라마 엑스레이에서 보듯이 양악 수술과 턱끝 수술로 인해 많은 금속이 삽입된 모습이 관찰되고, 우측 하악과두에는 인공관절이 하악체부에 4개의 스크류를 통해 고정된 모습이 관찰된다. 미용적 목적으로 시작된 수술이었지만, 결론은 기능의 회복만을 어느정도 얻은 채 외형은 수술 전보다도 못한 결과를 초래하고야 말았다. 이러한 환자에게 포기하고 더 이상은 욕심부리지 말아야 한다고 설득하는 것은 성형외과 의사로서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고, 환자가 젊은 경우 이러한 고민은 더욱 깊어지게 되는 듯 하다.







정면 엑스레이에서도 삽입된 인공관절 보형물과 우측은 짧고 좌측인 긴 상태로 인공관절이 삽입된 모습이 관찰된다. 측면 엑스레이에서도 좌우 오버랩된 하악각의 모습은 8mm 이상 차이가 나는 모습이 관찰된다. 이러한 뼈의 비대칭과 길이가 하악과두(Condyle)의 길이가 다른 모습은 실재 모습에서도 턱끝이 한쪽으로 치우친 양상의 심한 비대칭으로 표현되고 있었다.





3D CT이미지에서도 앞서 엑스레이에서 확인된 비대칭이 관찰되고, 아래쪽에서 보면 두개골을 포함한 얼굴 전체의 비대칭이 관찰된다. 눈, 코의 중심선과 척추의 중심이 틀어진 형태로 선천적인 비대칭도 동반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악만 분리한 이미지에서 이러한 비대칭은 확연히 관찰되며, 정면 모습에서의 우측 하악과두가 좌측에 비해 심하게 짧고, 아래쪽에서 본 모습에서는 우측은 볼록한 하악체부를 보이는 반면 좌측은 오목한 모습이 관찰된다.





측면에서 본 모습을 비교해 보면, 정상적인 하악과두와 삽입된 인공 관절의 각도 역시 틀어져 있는 모습이 관찰된다. 이러한 모든 현상은 삽입된 인공관절이 정상적인 길이와 각도를 확보하지 못해서 생긴 부분이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고, 남아있는 뼈가 충분치 않아 고정시 각도와 위치 선정에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 상태에서 가능한 최선의 선택이었음은 자명하지만, 환자의 느낌과 의사로서 보이는 모습에서도 아쉬운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3D 프린터를 활용하여, 환자에게 딱 맞는 한 사람만을 위한 인공관절이 시도되고, 실제 환자에게 적용되고 있는 현실임에도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허가 문제로 인해 최신 기술의 도입이 늦어지고 있다.







해외사례 중 위 사진과 같은 보형물은 이미 구강암이 발생한 환자에서 여러 case가 보고 되고 있고, 3D 프린터로 출력한 위 사진과 같은 주문 제작형 보형물 및 인공관절이 보편화되어 가고 발전하고 있다. 현재 우리 나라에서도 저러한 맞춤형 보형물 및 인공관절 제작이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법적 제도적 문제로 시행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위 환자에게는 앞서 말한 주문제작 방식의 보형물로 대체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것이겠으나, 현실적인 한계로 본시멘트(PMMA)를 통한 재건을 계획하고, 비대칭 개선과 외형 개선의 목적으로 3D Fit PMMA(본시멘트) 보형물을 사용한 수술을 진행하였다. 소실된 하악각, 하악체부의 비대칭, 턱끝의 길이 연장을 시행한 후의 3D CT 이미지이다.



하악만 분리한 3D CT이미지에서 비대칭은 어느 정도 교정이 된 모습이다.





아래쪽에서 본 모습도 최대한 대칭성을 맞추기 위해 좌측 하악체부 외측으로 보형물의 볼륨을 주어 그 교정이 어느 정도 이뤄진 모습이다. 수술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인공관절을 포함한 수술이 되었어야 하지만, 제도적 법적 한계로 인해 이러한 부분이 함께 교정되지 못한 것이 아쉽게 생각된다. 기술적, 수술적 한계는 의사로서는 포기가 되는 부분이지만, 제도적,법적 한계는 의사로서 쉽사리 포기 되지 않는다. 이번에 소개할 환자는 벌써 1년동안 수술을 위한 모든 준비를 끝내고, 수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운 case이다.



최초 환자가 병원에 내원했을 때 촬영한 사진이다. 심한 하악의 비대칭과 좌측하악체부에 비정상적인 함몰이 관찰되는 상태였다.





내원 직후 촬영한 파노라마 영상에서 좌측 하악각을 포함한 하악체부에 심각한 뼈 결손이 관찰된다. 또한, 이러한 상태로 교합이 이뤄지지 않아 치아가 탈락하고, 그나마 남아 있는 치아도 흔들리거나 뽑히기 직전의 상태였다. 발음은 물론이고 정상적인 식사도 힘든 상태로 하루라도 빨리 재건을 해줘야 하는 상태였다. 하지만, 지방 대학병원에서 종아리뼈 유리피판술(Fibula free flap)과 치아 결손부위 임플란트 비용으로 4000만원 정도의 비용과 6개월이상의 치료기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을 듣고 포기한 상태로 지내고 있는 상태였다. 현실적으로 이러한 하악 결손 환자에게 교과서적인 수술을 진행하는 것이 맞지만, 경제적인 이유와 치료기간, 공여부 합병증 등으로 환자는 수술을 받아들일 수 없는 상태였다.





구강내 스캐너(Oral scanner)를 통한 교합면 검사에서도 제대로 치아가 맞물린 치아가 거의 없어 정상적인 음식 섭취는 불가능한 상태였고, 하악의 후방 변위가 일어나 개구 장애 및 부정교합도 발생한 상태였다.





10여년 전 사고로 충격을 받은 후 당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지내왔다는 과거력을 통해 짐작해 보면, 충격 당시 하악골절과 광대 골절이 한꺼번에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광대 골절은 그 변위양이 많지 않아 약간의 함몰로 골 유합이 이뤄졌지만, 하악은 완전 골절된 후 고정이 이뤄지지 않아 골절부위 주변의 뼈가 모두 흡수되어 현재와 같은 상태를 초래 했다고 추측됐다. 교정과 보철과 선생님들과 함께 치료 계획을 세워 보기로 결정한 후 컴퓨터 시뮬레이션 및 3D 모델링을 통해 재건 계획을 새워 보았고, 최종 재건은 결손부위를 수복하는 환자 맞춤형 Titanium 보형물로 결정 후 수술 준비에 들어갔다. 다시 한 번 이 과정에 참여해 주신 교정과 선생님과 보철과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먼저 교합을 최대한 정상에 가깝도록 만들고, 하악과두 위치(Condyle position)를 정상위치에 가져다 놓은후 교합면을 예측하여 결손 부위 재건을 계획하였다.





위 사진은 환자의 결손 부위 3D 모델링을 통해 반대측의 거울이미지(Mirror Image)로 결손 부위에 들어갈 보형물을 제작하는 과정이다.



이렇게 얻어진 결손부위 3차원 영상을 가지고, 실제 환자의 3D 프린팅된 모델을 통해 그 적합성을 테스트했다.





위 사진은 위 계획대로 3D 프린팅 모델을 통해서 결손부위를 복원한 모습이다. 결손 부위의 복원이 적절하다면, 고정을 위한 나사위치와 하악이 수축시 받게 될 힘까지 고려한 설계를 위해 추가적인 디자인이 필요하다. 하지만, 국내에서 아직 턱 부위에 3D 프린팅된 하악보형물이 허가가 나지 않아 이 단계에서 더이상 진행을 하지 못했다.





해외에서는 이 환자와 비슷한 case에서 3D 프린팅을 통한 보형물을 제작해주는 업체도 생겨나고 있고, 실제 수술이 이뤄지고 있다. 또한 소프트웨어적으로 이러한 보형물이 받는 힘을 수치적으로 분석하고, 그 물리적 강도를 위해 고정시 필요한 위치와 그 갯수마저도 수치적으로 제시해 주고 있다. 어찌 보면 의사의 경험과 감에 의한 수술이 이제는 좀더 객관화 되고, 수치적으로 정밀해진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듯 소프트웨어 기술, 재료기술, 기계공학기술등의 발전으로 기존의 번거롭고 치료기간이 많이 소요되는 수술을 보다 간편히 정확하게 할 수 있도록 발전해 왔다. 하지만, 안전성과 법제도의 미비로 인해 실제 임상 적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1년간 이 환자의 수술을 위해 많은 제도권의 담당자들과 상의해봤지만, 아직은 그 어떤 결과를 얻지 못한 상태이다. 이제 마지막으로 심평원에 긴급 제한 허가를 신청하고 그 결과를 기다려 보려고 한다.





1년이 지난 지금 환자는 또다른 치아를 잃어버렸고 남아 있는 뼈의 흡수는 계속 진행되고 있다. 기술이 문제가 아닌 제도의 문제로 인한 이러한 환자의 고통과 기다림이 해결되길 기대해 본다. (글=백정환 H성형외과 원장,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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