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에프엔비, 식음료 ODM시장 삼켰다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에 가면 커피뿐 아니라 다양한 음료를 찾아볼 수 있다. 망고 한라봉 등 천연 과일주스가 대표적이다. 커피를 못 마시는 사람과 건강을 중시하는 여성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주스를 만드는 업체는 따로 있다. 국내 식음료 제조자개발생산(ODM)업체인 ‘흥국에프엔비’다.

스타벅스 외에도 파스쿠찌 카페베네 등 국내 주요 카페에 이 업체의 주스가 납품되고 있다. 박철범 흥국에프엔비 대표(사진)는 “식음료 시장에 ODM 방식을 적용해 1위 업체로 성장했다”며 “130개 업체의 3만274개 매장에 프리미엄 주스를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 식품사업부에서 일하던 박 대표는 2000년 식음료 사업을 하기 위해 사표를 냈다. 그가 눈여겨본 것은 ODM 분야다. 당시 국내 식음료 시장엔 ODM 업체가 없었다.

ODM은 기업이 자체 개발한 제품을 고객사에 제안, 주문이 확정되면 제품을 생산·공급하는 방식을 말한다. 박 대표는 “기존엔 대기업 관계사들이 한두 가지 제품을 만들어 카페에 일괄적으로 유통하는 데 그쳤다”며 “차별화된 제품을 원하는 고객사들의 잠재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화장품, 의류산업에 적용하는 ODM 방식을 접목했다”고 설명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2004년 시작한 ODM 사업은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파리바게뜨를 보유한 SPC그룹, 스타벅스 등과 거래하기 시작하면서 유통업체들의 주문이 이어졌다. 박 대표는 “1조원대에 달하는 비카페인 음료시장이 커지면서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도 주스를 공급해달라는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5% 늘어난 약 350억원을 기록했다.

앞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샌드위치에 발라 먹는 스프레드, 파스타 등에 사용하는 소스 등을 개발했다.

중국시장 진출도 앞두고 있다. 지난해 판매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2~3년 내에 생산공장을 완공할 방침이다. 다음달 7일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박 대표는 “상장을 통해 자금이 들어오면 50% 이상을 중국 설비 투자에 사용할 것”이라며 “중국에 있는 스타벅스 등 현지 업체를 적극 개척해 글로벌 식음료 ODM 업체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