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정보기술협정 협상 타결 눈앞…94개 품목 대중 수출관세 조기 철폐"
세계무역기구(WTO)의 정보기술협정(ITA) 협상이 타결되면 상당수 정보기술(IT) 제품의 대(對)중국 수출 관세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일정보다 앞당겨 철폐될 것으로 전망됐다.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사진)는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정례브리핑에서 “ITA에서 관세를 철폐하기로 합의한 201개 품목 중 94개 품목에 대한 중국 측 관세가 한·중 FTA 일정보다 조기에 철폐될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 기업의 중국 시장 진출 기회가 더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ITA는 IT 제품의 관세를 철폐하기 위한 WTO 협정 중 하나로, 협상을 통해 합의된 품목 201개는 최장 7년 내 관세가 완전 철폐된다. 현재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등 52개국이 협상에 참여하고 있다. ITA 관세 철폐 품목 중에는 한·중 FTA 관세 철폐 대상에서 제외됐던 품목도 포함됐다.

우 차관보는 “한국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TV 라디오 카메라 모니터부품 셋톱박스 비디오카메라 등의 관세가 철폐되면 수출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ITA 협상국들은 오는 24일까지 관세 철폐 품목을 확정한 뒤 올 12월 케냐 나이로비에서 개최되는 제10차 WTO 각료회의에서 각료선언문을 채택할 예정이다.

‘쌀 시장 개방 이후 농민들의 우려가 높다’는 지적에 대해 우 차관보는 “개방 이후 국내 밥쌀용 시장에 대한 피해는 미미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지난 1월 국내 쌀 시장을 개방하고 수입 쌀에 대한 관세를 513%로 정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 1~6월 513%의 관세를 붙여 수입된 쌀은 총 288㎏이다. 우 차관보는 “수입량 자체도 미미하지만 288㎏ 쌀 중 대부분이 사우디아라비아 인도 중국 등으로부터 들어온 이삿짐에서 발견된 것”이라며 “이민이나 여행을 오면서 높은 관세율을 미처 인지하지 못하고 들여온 쌀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