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저소득층에 온누리상품권을 제공하는 내용의 예산안을 21일 통과시켰다. 적절성과 실효성을 두고 상임위 내 논란이 있었지만 일단 공을 예산결산특별위원회로 넘긴 것이다.

복지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해 예결위로 보냈다. 복지위의 추경안에 반영된 온누리상품권 구매 예산은 2140억원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이 요구한 원안이 그대로 가결됐다.

앞서 새정치연합은 정부의 추경안에 맞서 자체 추경안을 내놓으면서 저소득층 200만가구에 전통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온누리상품권을 10만원씩 지급하는 예산 2140억원 반영을 주장했다.

이날 복지위에서는 온누리상품권 예산을 두고 여야 간 설전이 벌어졌다. 새정치연합 간사인 김성주 의원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으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은 골목상권의 자영업자”라며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편성보다 가장 어려운 곳에 직접 지원하는 게 효과적이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현숙 새누리당 의원은 “상품권깡 식으로 상품권을 현금화해 다른 곳에 쓰는 경우가 많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또 “과연 경기 활성화를 위한 예산을 복지부 예산으로 편성하는 것이 옳은가”라고 지적했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도 최근 “효과가 불분명하고 실패한 정책”이라며 “일본에서도 저소득층 3500만명을 대상으로 2만엔씩 상품권을 지급했으나 68%가 현금화를 통한 저축에 활용해 소비 진작 효과가 없었다”고 말했다.

복지위는 김 의원의 주장을 소수 의견으로 명기하고 온누리상품권 예산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이와 함께 메르스 피해 의료기관에 대한 지원액을 정부 안에 비해 1000억원 올린 5000억원, 감염병 연구병원 설립을 위한 예산 101억3000만원도 추가했다.

복지위 여당 측 간사인 이명수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온누리상품권 예산 때문에 복지위의 추경안 전체를 늦출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통과시켰다”며 “예결위에서 문제점에 대해 충분히 토론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