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순익 7000억…카드·증권·보험이 '효자'로
신한금융지주(회장 한동우·사진)가 지난 2분기 7000억원에 가까운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이익 규모가 20%가량 늘었다. 5000억원 중반대 순이익을 낼 것이란 증권가 전망을 뛰어넘은 실적이다. 계열사별로는 희비가 교차했다. 지주 계열사 중 ‘맏형’ 격인 신한은행이 저금리 탓에 부진한 성적을 냈지만,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 등이 이익을 늘리며 지주 전체의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

○비은행 부문이 ‘효자’

신한금융 순익 7000억…카드·증권·보험이 '효자'로
신한금융지주는 22일 실적공시를 통해 2분기에 영업이익 8857억원, 당기순이익 6921억원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9.8%, 전 분기 대비 16.9%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작년 같은 기간(1조1360억원)보다 13% 늘어난 1조2841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2분기 실적 호조엔 비(非)은행 부문이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분기엔 지주 전체 순이익의 65%를 신한은행이 올렸다. 하지만 올 2분기엔 지주 전체 순이익에서 신한은행 비중이 57%로 줄어든 대신 카드·증권·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 비중이 43%로 껑충 뛰었다.

비은행 계열사 중에서는 신한금융투자가 가장 좋은 성과를 냈다. 1년 새 순이익을 253%(217억원→767억원) 늘렸다. 증시 호황 덕분에 수수료 수익이 늘어난 데다 신한은행과 공동 운영하는 자산관리(PWM) 부문 상품판매 이익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신한생명도 좋은 실적을 냈다. 지난해 2분기보다 71.6% 늘어난 334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신한카드도 1년 전보다 12% 늘어난 1973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저금리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를 이(은행) 대신 잇몸(비은행)으로 극복해냈다”고 말했다.

○하반기 수익성 개선될까

비은행 계열사들이 실적을 이끈 가운데 주력 계열사인 신한은행은 다소 부진한 성적을 냈다. 순이익은 지난해 2분기 4168억원에서 올해 2분기 4004억원으로 3.9% 줄었다. 상반기 전체 순이익은 79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이상 감소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이자수익이 줄어든 탓이다.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지난해 2분기 1.77%에서 1분기 1.58%로 떨어진 데 이어 2분기엔 1.50%까지 하락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판매·관리비를 지난해보다 0.7%가량 줄이는 등 비용절감 노력을 강화했지만 저금리 여파가 너무 컸다”고 설명했다.

수익성은 좋지 않았지만 신한은행의 다른 경영지표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총자산은 작년 말 279조2322억원에서 올 6월 말 297조5369억원으로 6.6% 증가했다.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작년 말 1.03%에서 0.9%로 낮아졌다. 다만 6월 말 기준 대손충당금은 430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71.5% 증가했다. 경남기업, 포스코플랜텍 등에서 발생한 부실채권에 대한 충당금을 반영한 결과다.

3분기 이후 신한은행의 실적 전망은 불투명하다. 저금리 여파로 이자수익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과 수익구조가 다소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 동시에 나온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3분기엔 NIM이 다소 오를 수 있는 데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질 경우 은행 수익성이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