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강국 한국'이란 말이 무색…화상·가상회의 개최 제자리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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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여는 창조 아이콘 MICE산업
미국은 전체회의 20~30%가
스마트기기·솔루션 활용한
원격 하이브리드 회의인데…
한국은 아직도 공감대 부족
정부·기업, 과감한 투자 주저
미국은 전체회의 20~30%가
스마트기기·솔루션 활용한
원격 하이브리드 회의인데…
한국은 아직도 공감대 부족
정부·기업, 과감한 투자 주저
지난해 2월 제주도에서 열린 스마트 MICE위크 행사에서 루드 얀센 전 국제회의전문가협회(MPI) 회장은 무대에 오르는 대신 대형 화면을 통해 기조강연을 했다. 그는 강연 도중 화면 너머에 있는 청중을 향해 질문을 던지기도 하고 강연 말미엔 궁금한 사항을 종이비행기에 적어 무대로 던지도록 하며 온·오프라인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회의를 선보였다.
정보기술(IT)의 발달과 스마트기기 보급 확산으로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회의가 MICE(기업회의·포상관광·국제회의·전시회)의 새로운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AMEX)의 2015 회의산업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열린 각종 회의(Meeting) 가운데 10%가 하이브리드 형태였다.
하이브리드 회의는 인터넷 기반의 화상회의와 스마트폰 태블릿PC,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모바일 기기와 솔루션을 활용한 회의 등으로 형태가 다양하다.
최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안경 형태의 디스플레이와 근육 신호를 이용해 사람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피부근전도 센서 개발에 성공, 홀로그램 영상을 이용한 원격 하이브리드 회의의 탄생을 예고했다. 전문가들은 현실과 가상공간을 연결하는 실감교류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MICE산업에도 거센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창현 한국컨벤션전시산업연구원 부원장은 “한때 화상회의·가상회의와 같은 하이브리드 기술의 발달로 MICE산업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이미 여러 사례를 통해 하이브리드 기술이 비용 절감은 물론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등 긍정적 효과가 더 많은 것으로 입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에선 최근 하이브리드 회의의 비중이 전체 회의의 20~30%까지 늘어났고 최근엔 유럽과 중남미 지역에서도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관련 업계에선 하이브리드 회의 도입 당시 행사 참가자 감소로 인한 수익 감소를 우려했지만 최근 참가자와 수익 증가 등 하이브리드 회의의 효과가 입증되면서 업계의 인식도 바뀌기 시작했다.
하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환경을 갖춘 국내에선 하이브리드 회의를 찾아보기 어렵다. 기술이나 환경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이른바 ‘하이브리드 효과’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2012년 제주도는 하이브리드 회의와 같은 스마트 MICE 환경 조성에 나섰다. 정부가 추진하는 광역경제권 선도산업 육성 사업의 하나로 2015년까지 4년간 23억원을 투입해 스마트 현장등록 시스템, 전시회·국제회의 전용 애플리케이션, 모바일과 웹 기반 원스톱 생중계 등 IT를 활용한 MICE 상품을 개발했다.
MICE 행사 원스톱 생중계 상품을 개발한 오영훈 제주의 소리 방송영상팀장은 “지난 4년간 등록·홍보·운영 등의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했지만 서비스 이용에 투입하는 예산을 투자가 아니라 비용으로 보는 경향이 강해 보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전시회나 지역 축제 등에서 인터넷 생중계 서비스나 SNS, 스마트 기기를 이용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참가자 증가나 수익 증대 등 효과가 입증되지 않아 활용도는 아직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업계에선 입찰을 통해 행사를 수주하는 시장구조 속에서 PCO(국제회의기획사) PEO(전시주최자) 등 MICE업계의 과감한 투자를 기대하긴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화상시스템이나 스마트 기기를 이용한 하이브리드 회의를 열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 같지만 입찰사업의 경우 정해진 예산 내에서 수익을 확보하기도 빠듯해 스스로 투자에 나서긴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_lee@hankyung.com
정보기술(IT)의 발달과 스마트기기 보급 확산으로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회의가 MICE(기업회의·포상관광·국제회의·전시회)의 새로운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AMEX)의 2015 회의산업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열린 각종 회의(Meeting) 가운데 10%가 하이브리드 형태였다.
하이브리드 회의는 인터넷 기반의 화상회의와 스마트폰 태블릿PC,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모바일 기기와 솔루션을 활용한 회의 등으로 형태가 다양하다.
최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안경 형태의 디스플레이와 근육 신호를 이용해 사람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피부근전도 센서 개발에 성공, 홀로그램 영상을 이용한 원격 하이브리드 회의의 탄생을 예고했다. 전문가들은 현실과 가상공간을 연결하는 실감교류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MICE산업에도 거센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창현 한국컨벤션전시산업연구원 부원장은 “한때 화상회의·가상회의와 같은 하이브리드 기술의 발달로 MICE산업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이미 여러 사례를 통해 하이브리드 기술이 비용 절감은 물론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등 긍정적 효과가 더 많은 것으로 입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에선 최근 하이브리드 회의의 비중이 전체 회의의 20~30%까지 늘어났고 최근엔 유럽과 중남미 지역에서도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관련 업계에선 하이브리드 회의 도입 당시 행사 참가자 감소로 인한 수익 감소를 우려했지만 최근 참가자와 수익 증가 등 하이브리드 회의의 효과가 입증되면서 업계의 인식도 바뀌기 시작했다.
하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환경을 갖춘 국내에선 하이브리드 회의를 찾아보기 어렵다. 기술이나 환경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이른바 ‘하이브리드 효과’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2012년 제주도는 하이브리드 회의와 같은 스마트 MICE 환경 조성에 나섰다. 정부가 추진하는 광역경제권 선도산업 육성 사업의 하나로 2015년까지 4년간 23억원을 투입해 스마트 현장등록 시스템, 전시회·국제회의 전용 애플리케이션, 모바일과 웹 기반 원스톱 생중계 등 IT를 활용한 MICE 상품을 개발했다.
MICE 행사 원스톱 생중계 상품을 개발한 오영훈 제주의 소리 방송영상팀장은 “지난 4년간 등록·홍보·운영 등의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했지만 서비스 이용에 투입하는 예산을 투자가 아니라 비용으로 보는 경향이 강해 보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전시회나 지역 축제 등에서 인터넷 생중계 서비스나 SNS, 스마트 기기를 이용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참가자 증가나 수익 증대 등 효과가 입증되지 않아 활용도는 아직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업계에선 입찰을 통해 행사를 수주하는 시장구조 속에서 PCO(국제회의기획사) PEO(전시주최자) 등 MICE업계의 과감한 투자를 기대하긴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화상시스템이나 스마트 기기를 이용한 하이브리드 회의를 열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 같지만 입찰사업의 경우 정해진 예산 내에서 수익을 확보하기도 빠듯해 스스로 투자에 나서긴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_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