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Estate] 위험성 높은 선순위 가처분 물건…무효임을 밝혀내 3.5배 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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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충진 변호사의 실전! 경매 (7)
선순위 가처분있는 동천동 토지
피보전권리 무효일 가능성 높아
지인과 12억원에 낙찰 후
가처분 취소 소송 제기
1심에서 1개월여 만에 승소
항고심 역시 2개월 만에 완승
상대방이 대법에 재항고 했지만
3년 후 재항고 기각
선순위 가처분있는 동천동 토지
피보전권리 무효일 가능성 높아
지인과 12억원에 낙찰 후
가처분 취소 소송 제기
1심에서 1개월여 만에 승소
항고심 역시 2개월 만에 완승
상대방이 대법에 재항고 했지만
3년 후 재항고 기각
지금으로부터 3년 반 전 지인들과 함께 경기 용인 동천동 토지를 낙찰받았다. 법원에서 제공하는 물건명세서에 선순위 가처분이 있으니 조심하라는 경고가 붙어 있는 물건이었다. 가처분에 기해 확정판결까지 받아놓은 상태여서 매우 위험한 물건이었다. 선순위 가처분이 있는 물건은 그 위험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조심해야 한다. 낙찰자가 잔금을 내고 소유권을 취득해도 가처분권자가 이미 받아놓은 확정판결에 기해 소유권이전등기를 해가면 낙찰자는 속절없이 소유권을 빼앗기고 만다.
이때 배당받은 채권자를 상대로 부당이득 반환청구(실상은 담보책임 소구)를 통해 투자한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지만 이 사건의 경우 채권자 대부분이 자력 없는 개인이라 부당이득 반환소송에서 승소해도 제대로 투자금을 찾아올 수 있을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이었다. 최악의 경우에는 낙찰대금 12억4000여만원을 허공에 날려버릴 수 있는 리스크가 높은 물건이었다.
그러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현장조사를 해보니 물건의 가치가 높았다. 대단지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땅이었고 수많은 시행사가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다투고 있었다. 주변 시세는 3.3㎡당 1000만원을 호가했다. 감정가는 3.3㎡당 550만원에서 책정됐고 무려 다섯 번의 유찰을 거쳐 현재 최저 응찰가는 3.3㎡당 200만원 내외였다. 선순위 가처분만 해결할 수 있으면 높은 차익이 기대되는 물건이었다.
그러나 가처분에 기해 확정판결까지 이미 나 있는 터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포기하기가 못내 아쉬워 여러 각도로 해법을 궁리해보던 필자는 이 물건의 등기부등본을 유심히 들여다보다 허점을 하나 발견했다. 가처분의 피보전권리가 무효일 가능성이 높았다.
보름간 집중 분석한 결과 이 물건의 선순위가처분은 충분히 말소할 수 있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하급심 판례부터 대법원 판례까지 샅샅이 검색한 결과 이 물건과 비슷한 사건에서 선순위가처분을 말소하라는 판결이 나온 것을 확인했다. 지인들과 의기투합해 12억원에 단독으로 이 물건을 낙찰받았다.
잔금을 내고 곧바로 가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고, 1심에서 1개월 보름 만에 승소할 수 있었다. 정식 소송이 아니라 가처분 취소 절차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신속한 승리였다. 상대방이 즉시 항고해 2심에 들어갔다. 철저히 준비한 논지를 기반으로 ‘경매꾼’이라는 인식공격성 발언까지 하던 상대의 논리를 무력화시켰고 결국 항고심 역시 불과 2개월여 만에 완승할 수 있었다. 상대방은 곧바로 집행정지 공탁금을 걸고 대법원에 재항고했고, 이로써 3년에 가까운 기나긴 싸움이 시작됐다. 수백장에 달하는 준비서면이 오갔고, 수십장의 탄원서가 접수됐다. 사안이 사안인지라 1년이 가고 2년이 가도 대법원 판결은 쉽사리 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이달 초 드디어 대법원 판결이 선고됐다. 주문은 상대의 재항고를 기각한다는 것이었다. 이 물건은 소송기간 중 시세가 많이 올라 50억~60억원의 가치가 있었지만 소송하면서 다퉜던 시행사의 간절한 요구를 받아들여 42억원에 매각했다. 감정상의 앙금도 이로써 말끔히 지워졌고,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에서 투자는 마무리됐다. 특수물건의 성공은 노력과 인고의 산물이다. 결코 행운의 영역이 아님을 이 사례를 통해 명심해둘 일이다.
정충진 < 법무법인 열린 대표변호사 >
이때 배당받은 채권자를 상대로 부당이득 반환청구(실상은 담보책임 소구)를 통해 투자한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지만 이 사건의 경우 채권자 대부분이 자력 없는 개인이라 부당이득 반환소송에서 승소해도 제대로 투자금을 찾아올 수 있을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이었다. 최악의 경우에는 낙찰대금 12억4000여만원을 허공에 날려버릴 수 있는 리스크가 높은 물건이었다.
그러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현장조사를 해보니 물건의 가치가 높았다. 대단지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땅이었고 수많은 시행사가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다투고 있었다. 주변 시세는 3.3㎡당 1000만원을 호가했다. 감정가는 3.3㎡당 550만원에서 책정됐고 무려 다섯 번의 유찰을 거쳐 현재 최저 응찰가는 3.3㎡당 200만원 내외였다. 선순위 가처분만 해결할 수 있으면 높은 차익이 기대되는 물건이었다.
그러나 가처분에 기해 확정판결까지 이미 나 있는 터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포기하기가 못내 아쉬워 여러 각도로 해법을 궁리해보던 필자는 이 물건의 등기부등본을 유심히 들여다보다 허점을 하나 발견했다. 가처분의 피보전권리가 무효일 가능성이 높았다.
보름간 집중 분석한 결과 이 물건의 선순위가처분은 충분히 말소할 수 있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하급심 판례부터 대법원 판례까지 샅샅이 검색한 결과 이 물건과 비슷한 사건에서 선순위가처분을 말소하라는 판결이 나온 것을 확인했다. 지인들과 의기투합해 12억원에 단독으로 이 물건을 낙찰받았다.
잔금을 내고 곧바로 가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고, 1심에서 1개월 보름 만에 승소할 수 있었다. 정식 소송이 아니라 가처분 취소 절차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신속한 승리였다. 상대방이 즉시 항고해 2심에 들어갔다. 철저히 준비한 논지를 기반으로 ‘경매꾼’이라는 인식공격성 발언까지 하던 상대의 논리를 무력화시켰고 결국 항고심 역시 불과 2개월여 만에 완승할 수 있었다. 상대방은 곧바로 집행정지 공탁금을 걸고 대법원에 재항고했고, 이로써 3년에 가까운 기나긴 싸움이 시작됐다. 수백장에 달하는 준비서면이 오갔고, 수십장의 탄원서가 접수됐다. 사안이 사안인지라 1년이 가고 2년이 가도 대법원 판결은 쉽사리 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이달 초 드디어 대법원 판결이 선고됐다. 주문은 상대의 재항고를 기각한다는 것이었다. 이 물건은 소송기간 중 시세가 많이 올라 50억~60억원의 가치가 있었지만 소송하면서 다퉜던 시행사의 간절한 요구를 받아들여 42억원에 매각했다. 감정상의 앙금도 이로써 말끔히 지워졌고,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에서 투자는 마무리됐다. 특수물건의 성공은 노력과 인고의 산물이다. 결코 행운의 영역이 아님을 이 사례를 통해 명심해둘 일이다.
정충진 < 법무법인 열린 대표변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