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기만 아이엘투어 사장, 조광식 ES리조트클럽 상무, 강낭구 대명리조트 팀장, 정유철 한화호텔&리조트 매니저.  강은구기자 egkang@hankung.com
왼쪽부터 김기만 아이엘투어 사장, 조광식 ES리조트클럽 상무, 강낭구 대명리조트 팀장, 정유철 한화호텔&리조트 매니저. 강은구기자 egkang@hankung.com
“적은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낼 수 있는 가족 힐링 상품입니다. 온가족이 다양한 놀이를 즐기고 휴식도 취하는 다목적 리조트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김기만 아이엘투어 사장, 조광식 ES리조트 상무, 강낭구 대명리조트 팀장, 정유철 한화호텔&리조트 매니저 등 콘도·리조트업계 전문가 네 명이 콘도 회원권을 한마디로 요약한 표현이다. 가족(개인회원)과 직원(법인회원)의 휴식을 위해 최적화한 레저시설이라는 얘기다. 과거 숙박시설에 그쳤던 콘도·리조트가 수요자의 연령대와 생활 수준, 취미 등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휴식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리조트업계 전문가로부터 콘도·리조트 시장 트렌드와 실속 회원권을 마련하는 방법을 들어봤다.

▷지금 회원권을 구입하면 성수기인 8월에 사용할 수 있습니까.

강낭구 팀장:“8월 말까지 이벤트가 한시적으로 있습니다. 그 이벤트를 노려볼 만합니다. 만기 10년짜리 회원권을 이벤트성으로 20년짜리와 같은 조건으로 판매합니다. 지금 구입하면 성수기에 이용할 수 있게 해주죠. 대부분 이용 횟수나 금액이 대동소이합니다.”

정유철 매니저:“8월까지 두 개의 계좌를 같이 사면 가격을 8% 할인해주기도 합니다. 새 회원권은 이번 여름에 객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준비해 둡니다. 재무상태와 부대시설, 서비스 등도 따져봐야 합니다.”

조광식 상무:“회원권 종류가 다양한 건 정상적인 상품에 조금씩 변화나 혜택을 주기 때문입니다. 휴가지를 못 잡은 수요자는 지금이라도 구입하면 좋은 휴가를 보낼 수 있습니다.”

▷콘도·리조트업계는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요.

강 팀장:“콘도 역사가 30년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1970년대 한화콘도(옛 명성콘도)와 한국콘도가 시초죠. 당시엔 관광지 숙박 개념이었다면 1980년대 들어 콘도에 골프 스키 등의 부대시설을 즐기는 종합 리조트 형태로 발전했습니다. 1990년대 들어 대중화가 시작됐습니다. 이때 문제점도 생겼습니다.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일부 리조트 회사가 부도 나고 저가 상품이 생겨 이미지가 실추되기도 했죠.”

김기만 사장:“초기에는 콘도 개념을 접하지 못한 사람이 많아 ‘콘돔’을 팔러 다니는지 알았습니다(웃음). 아직까지도 콘도·리조트를 접하지 못한 사람이 많습니다. 이용료인 소모성 관리비가 따로 부과되는 걸 이해하지 못할 정도니까요. 분양받았는데 왜 사용료를 내야 하느냐고 항의도 많습니다.”

정 매니저:“과거에는 대가족이어서 서너 가족이 한 방에 우르르 들어가 마치 단기간 거주지를 이동하는 개념이었습니다. 요즘은 부부가 단출하게 쉬러 가는 형태가 많습니다. 과거에는 상위 1%만 가지고 있었다면 요즘은 한 가정에 차 한두 대 있는 것처럼 많이 보편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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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회원권 판매 시장은 어떻습니까.

조 상무:“올해는 전반적으로 부진한 편입니다. 내수경기 침체와 함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영향으로 성수기로 접어드는 6월에 예약률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제주도는 중국 관광객이 빠지면서 손님이 크게 줄었습니다. 최근 다시 회복세입니다.”

정 매니저:“분양 회원권을 이용할 수 있는 외국인은 콘도·리조트 이용객의 20~30% 정도입니다. 상반기 다른 분야도 그렇지만 콘도업계도 고전한 모습이었습니다.”

▷콘도·리조트 이용 행태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강 팀장:“전체 리조트·콘도 회원은 20만~30만명 정도 될 것 같습니다. 우리가 학생 때 텐트 개념이 보편화됐다면 요즘은 콘도가 그런 역할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조 상무:“이제는 대중화해 틈새시장을 노린 상품도 많이 나옵니다. 대명리조트나 한화리조트에서는 워터파크, 스키장 등 역동적인 것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온천, 숲길, 야생화단지 등 수요자 맞춤형 리조트도 모습을 나타내고 있죠.”

▷회원권 종류가 다양합니다.

정 매니저:“12계좌 기준으로 한화리조트는 방 두 칸에 거실 하나가 딸린 객실이 전용 75~82㎡가 2500만원 안팎입니다.”

강 팀장:“대명리조트는 방 한 칸에 거실이 있는 원룸(패밀리·전용 66㎡ 안팎)형이 2000만~2500만원이고 방 두 칸에 거실이 있는 스위트형(전용 99㎡)이 3000만~4000만원입니다.”

김 사장:“강원 고성의 금강산리조트는 24계좌로 상대적으로 저렴합니다.”

조 상무:“일반적인 콘도는 3.3㎡당 1300만~1500만원 수준인 반면 고급 별장형은 1800만~2000만원 선으로 보면 됩니다.”

▷수요층에 변화가 있습니까.

강 팀장:“1970~1980년대는 40대가 주 고객층이었습니다. 최근에는 1억원대 노블리안 회원권도 30대가 많이 구매합니다. 인터넷에서 사전조사하고 바로 삽니다. 직업을 보니 정보기술(IT)과 외국계 은행 종사자가 대부분입니다. 서울 강남이나 경기 분당신도시 거주자가 많습니다. 반면 2000만~3000만원대는 연령대가 다양한 편이죠.”

조 상무:“초기에는 콘도도 투자 개념이 강했습니다. 회원권을 구입하면 나중에 얼마나 오르냐를 따졌는데, 40~50대가 주 고객층인 것도 이 때문이죠. 이제는 순수하게 시설 이용과 나중에 계약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지에 우선 순위를 둡니다. 조용하게 쉴 곳을 찾는 수요층도 늘어나고 있죠.”

정 매니저:“한화리조트는 고객이 가족 위주입니다. 30대 후반부터 기존 회원권을 한 번 연장한 60~70대까지 다양합니다. 반면 20대는 적어요. TV 예능프로그램인 ‘아빠 어디가’처럼 가족이 함께 노는 모습을 담은 광고 포스터 영향 같기도 합니다.”

김 사장:“예전에는 놀러가면 콘도가 유일한 숙박시설이었습니다. 여관 펜션 등이 없어서 분양이 잘 됐습니다. 지금은 콘도가 많이 생겼고 경쟁 상품도 많은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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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형 호텔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김 사장:“분양형 호텔은 이전의 분양형 펜션처럼 연 수익률 8~11%를 보장한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초기에는 수익을 줬으나 지금까지 그 수익을 지속한 곳은 거의 없습니다. 장기적으로 수익률을 맞출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결국 투자자 손해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죠.”

조 상무:“분양형 호텔은 콘도·리조트와 대척점에 있습니다. 법이 정비되고 있지만 여전히 법망을 피해갈 수 있는 부분이 있어 보입니다. 5년 후에도 이익을 준다고 하지만 사업주가 나중에 못 줘도 고발할 방법이 마땅치 않습니다. 분양형 호텔이 제주에만 20여개 생겼습니다. 일부는 하루 숙박 가격을 15만~20만원으로 이야기하는데 실제 객실가격은 6만~7만원 선이라고 합니다. 중국 관광객을 겨냥한 비즈니스를 해야 하는데 숙박료의 괴리가 크다는 얘기죠. 다른 지역보다 제주에 특히 많이 공급되다 보니 공급과잉 등 문제 소지가 있어 보입니다.”

▷부대시설과 서비스의 차별화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김 사장:“예전에는 취사시설에 당구장 슈퍼마켓 노래방이면 만족했습니다. 지금은 워터파크, 스키장 등 새로운 부대시설이 속속 생겨나고 있습니다.”

강 팀장:“한마디로 트렌드 변화죠. 현대인이 원하는 니즈에 맞춰야 콘도도 분양이 이뤄집니다. ES리조트의 힐링 콘셉트는 최근 유행하고 앞으로도 지속될 트렌드입니다. 대명리조트도 빌리지형으로 그런 경향을 좇고 있습니다. 홍천에는 승마장 골프장 등이 있고 거제도에는 요트와 마리나까지 들어가 있습니다. 수요자의 취향 변화에 맞춰 움직여야 합니다.”

조 상무:“서비스 질도 점점 좋아지고 있습니다. 발레파킹, 개인 스키 보관함 등이 생깁니다. 야생화 단지를 만들고 와인창고를 구비하는 등 수요자의 눈높이에 맞추고 있습니다. VIP에겐 고급 호텔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트리하우스라고 해서 제천 ES리조트에서는 나무 위에 집을 네 채 지었습니다. 나무 위에서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올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정 매니저:“과거에는 콘도가 주변 관광지를 보기 위해 쉬는 장소였다면 지금은 복합형 리조트로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수요자도 그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합니다. 설악 쏘라노 지하에 뽀로로 테마파크를 별도로 만들었는데 인기가 좋습니다. 용인 베잔송이나 설악 쏘라노에는 객실 자체를 뽀로로 테마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취사도구가 점점 사라지는 추세입니다.

조 상무:“최근 개장하는 일부 콘도는 주방시설을 일부러 뺍니다. 음식 냄새나 쓰레기 처리를 싫어하는 수요자가 많아서죠. 리조트 내 식당을 이용할 수 있게끔 유도하기도 합니다. 대신 방 가격은 조금 저렴하죠.”

강 팀장:“수요자 취향의 변화입니다. 예전에는 콘도에 가서 해먹는 게 중요했습니다. 지금은 굳이 콘도까지 가서 밥을 해야 하느냐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대명리조트에서는 회원이 예약할 때 클린형(호텔)과 취사형 객실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데 이용 비중은 반반입니다.”

김 사장:“그래도 서민층은 아직 식기가 있어야 합니다. 사먹는 게 비싸기 때문이죠. 저렴한 콘도를 이용하는 서민이 많아져야 레저문화가 더 확산될 수 있습니다.”

▷성수기 개념은 완화됐나요.

조 상무:“관공서에서 기간을 나눠 휴가를 다녀올 필요가 있습니다. 여전히 여름은 7~8월, 겨울은 12~1월이 성수기입니다. 이때 많이 몰리죠.”

강 팀장:“성수기 주중에는 약간 여유가 있지만 주말은 빡빡해서 어쩔 수 없습니다. 외국은 회원권이 대개 1년 중 15일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 개념입니다. 한국은 방을 나눠서 쓰다 보니 외국과 개념이 다르죠. 회원이 많아 성수기 때 예약이 안 된다는 말을 듣기도 합니다. 고육책으로 연휴와 주말에는 추첨을 하기도 합니다. 이건 콘도·리조트업계가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김 사장:“최근엔 캠핑카나 캐러밴처럼 독자적인 공간을 선호하는 수요자도 많습니다. 여름 성수기에 캐러밴이나 텐트를 야외에 추가 설치해 객실을 좀 더 늘리는 방안을 콘도업체들이 고려하고 있습니다. 객실 부족의 대안으로 텐트촌이나 오토 캠핑장 등이 등장하고 있는 거죠.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는 야외의 활동적인 공간을 좋아합니다. 색다른 기분을 즐길 수 있어서죠. 객실 분산과 예약 분산 효과도 있습니다.”

조 상무:“콘도 회원권의 스펙트럼이 다양합니다. 상대적으로 직영 콘도가 적고 계좌 수가 많아 가격이 저렴한 상품이 있는 반면 소수를 위한 고급 별장형 콘도도 있습니다. 앞으로 리조트 이용객도 1인 여행객이 많아질 것입니다. 여자 혼자 오는 경우도 은근히 많습니다. 오롯이 나만의 휴식시간을 보내기 위해서죠. 여성만을 위한 리조트, 서울에서 가까이 있는 근교형 리조트, 심지어 도심형 리조트도 생길 수 있습니다.”

김진수/윤아영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