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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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값 하락으로 '금테크'(금을 활용한 재테크)에 눈을 돌리는 투자자가 늘면서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주목받고 있다.

'쌀 때 사두자'는 심리 속에 골드뱅킹과 골드바가 인기를 끄는 것은 물론 주식 시장에서도 금값이 바닥이라는 시각이 커지면서 금 ETF 거래가 활기를 띠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8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킨덱스(KINDEX) 골드선물레버리지 ETF'가 첫 날 33억원의 거래대금을 기록했다.

이튿 날인 29일과 30일에도 거래가 활발해 사흘 간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30억원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하루 평균 거래량은 30만주를 웃돌았다.

통상 원자재(금, 은, 원유 등) ETF의 경우 주식이나 지수 관련 ETF에 비해 거래가 많지 않음을 감안하면 이 상품에 대한 관심은 높은 편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실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대표적 ETF 중 하나인 '킨덱스 중국 본토 레버리지'(합성)와 '타이거 차이나A 레버리지'(합성) 등의 하루 거래량도 45~50만주 수준으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들 ETF의 상장 후 평균 거래대금은 각각 52억원, 168억원 가량. 최근 들어 중국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거래량과 거래대금도 늘어나는 추세다.

앞서 상장한 삼성자산운용의 '코덱스(KODEX) 골드선물 ETF'도 한 달 새 순자산이 31억원 증가했다.

지난 5월 초 3~4억원에 불과하던 하루 거래대금은 이달 들어 눈에 띄게 늘어 10억원을 웃돌고 있다. 지난 20일엔 27억원까지 올라갔다.

금 ETF에 대한 높은 관심은 중국 증시가 연일 하락하고 미국 증시도 약세를 보이면서 안전 자산인 '금'으로 자금이 쏠릴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특히 금값이 5년 4개월 만에 최저인 온스당 1100달러 아래로 떨어지자 바닥일 때 사서 오르길 기다리자는 심리가 커진 영향이다.

한국운용의 '킨덱스 골드선물 레버리지 ETF' 경우 업계 첫 레버리지 상품으로 나와 금값이 오르게 되면 2배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원화로 직접 실시간 투자할 수 있고 1주당 가격이 만원 이하여서 부담 없다는 것도 장점.

이런 특징을 들어 일부에선 이 상품을 '여친 ETF'라는 별명으로 부르기도 한다. 여자친구에게 실물 금을 사주자니 부담될 때 선택할 만한 상품이란 이유에서다.

삼성운용 '코덱스 골드선물 ETF'도 1주당 만원 이하인 8000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김현빈 한국운용 ETF전략팀장은 "금에 투자하고 싶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고, 골드바나 금을 직접 사둔다면 어디에 보관해야 할 지도 고민"이라며 "주식처럼 쉽게 사고 팔 수 있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의 ETF를 활용해 볼 만 하다"고 말했다.

저금리 상황 하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보수의 ETF가 대세로 떠오른 것도 금 관련 ETF 인기에 한몫을 했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ETF 거래가 용이해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금이나 원유 등 원자재 ETF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설명.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개인들이 투자하기 어려웠던 금, 은, 원유 등 에너지 관련 ETF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며 "채권과 상품 관련 ETF가 늘면서 전체 ETF 시장에서 주식 ETF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84%에서 올 상반기 말 78%까지 줄었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러나 금테크에 보다 신중한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두고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는만큼 금값이 추가로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손재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양호한 미국 경기 회복과 이에 따른 달러화 강세, 금리 인상 가능성 등 금 시장을 둘러싼 환경은 여전히 부정적"이라고 전망했다.

천원창 신영증권 연구원도 "최대 금 수요국인 인도와 중국의 수요가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점 역시 금값 하락의 요인"이라며 "달러화 가치가 약세로 돌아서기 전에는 본격적인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