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ribution for 패션] 샤넬 vs 버버리, 패션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다
[스타미디어팀] 기술적인 것에 ‘예술’적인 것을 더하면 ‘특별함’이라는 가치가 만들어진다. 일례로 이탈리아의 명차 마세라티는 배기음 세팅에 오케스트라 지휘자들을 참여시켰고 ‘최고의 감성을 가지고 있는 자동차’로 알려지게 되었다.

패션에 있어서도 다를 바 없다. 수많은 브랜드들이 자신들의 제품에 대해 실용적이고 튼튼하며 스타일리시하다고 광고하고 있지만 ‘명품’이라 불리는 브랜드는 이 외에도 오랜 시간 동안 쌓아온 브랜드만의 ‘컬러’가 분명히 있다.

샤넬과 버버리 역시 그렇다. 이들은 명확히 다른 느낌의 브랜드이지만 모두 ‘명품’이라 불리고 있다.

‘패션을 위한 공헌’ 이번 주제는 프랑스의 자랑 샤넬(CHANEL)과 영국의 자존심 버버리 (BURBERRY)이다. 앞서 말한 이들의 ‘느낌’은 무엇을 말하는지, 그리고 명품으로 불리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밝혀본다.

브랜드 히스토리(Brand history)

실용적 디자인 vs 귀족적 디자인
[Contribution for 패션] 샤넬 vs 버버리, 패션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다
샤넬의 창시자는 가브리엘 보네르 샤넬. 프랑스의 어려운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12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고아원에서 바느질을 배웠다. 이후 그는 낮에는 수선집에서 귀족 부인을 상대로 옷을 만들고, 밤에는 뮤직홀에서 노래를 부르며 생계를 이어나갔다.

코코 샤넬의 이름 역시 당시 샤넬이 부르던 노래 제목 ‘Qui a vo Coo, ko-ko-Ri-Ko’에서 비롯된 그의 별명 코코(coco)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이후 그는 1910년 샤넬 모드라는 이름으로 모자 가게를 오픈하고 1913년 새로운 부띠끄를 열어 여성복도 제작했다. 그는 실용적인 디자인을 자주 선보였는데 당시 발발했던 제 1차 세계대전은 그의 실용적 디자인이 상류층에게도 인정받는 계기를 만들어줬다.
[Contribution for 패션] 샤넬 vs 버버리, 패션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다
버버리의 역사는 샤넬보다 조금 더 오래됐다. 1856년 21살의 어린 나이로 영국 햄프셔 윈체스터 베이싱토크 지역에 소규모 포목상을 연 토마스 버버리. 그는 방풍과 통풍이 뛰어난 ‘개버딘’이라는 직물을 개발, 1988년 버버리 브랜드의 트레이드 마크로 등록하며 본격적인 브랜드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이후 1890년대 영국 패션의 아이콘이었던 영국의 국왕 에드워드 7세가 버버리의 개버딘 레인코트를 즐겨 입으며 버버리의 인기는 역시 상승하게 되었다.

1901년 버버리는 영국의 중세 시대 기사에 영감을 얻어 지금의 로고를 만들었는데 기사가 들고 있는 깃발에 쓰인 ‘PRORSUM’은 라틴어로 ‘전진하다’라는 뜻이다. 이렇듯 샤넬과 버버리는 브랜드의 시작에 있어서도 상이하게 다른 특징을 보여준다.

시그니처 아이템(Signature item)

“잠옷 대신 샤넬 No.5 몇 방울” – 마릴린 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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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개봉되어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끈 영화 ‘향수’는 프랑스를 배경으로 영혼을 뒤흔들 단 하나의 향기를 만들기 위해 아름다운 여인을 죽여 향수를 만든다는 이야기이다. 이렇듯 ‘향수’를 떠올리면 프랑스가 떠오를 정도로 향수와 프랑스는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다.

샤넬의 ‘샤넬 No.5’역시 그러하다. 1921년 5월5일 샤넬이 론칭한 ‘샤넬 No.5’는 조향사 에르네스트 보가 제시한 샘플 중 5번째의 것을 선택한 것이 그 이름의 유래. “저는 한 해의 다섯 번째 달인 5월5일에 제 향수 컬렉션을 론칭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그 제품에 그 날짜를 이름으로 붙일 것이고 그 번호는 행운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라는 에르네스트 보의 유명한 말도 있다.

용기의 디자인 역시 유명하다. ‘샤넬 No. 5’의 용기는 샤넬 특유의 심플한 디자인으로 1959년 예술품으로 인정받아 뉴욕 현대 미술관에 전시될 정도.

이 외에도 ‘샤넬 No.5’는 스타들이 사랑하는 향수로도 알려졌다. 특히 마릴린 먼로는 “저는 잠옷 대신에 샤넬 No.5를 입고 잡니다”라고 말할 정도로 생전에 이 제품을 좋아했다.

“영국이 낳은 것은 의회 민주주의와 스카치 위스키 그리고 ‘버버리 코트’이다” – 토마스 버버리
[Contribution for 패션] 샤넬 vs 버버리, 패션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다
‘영국 신사’라는 유명한 단어가 있듯이 대표적인 입헌군주제 국가인 영국은 귀족 문화를 바탕으로 품위를 중시하는 문화가 강하며 버버리는 자국의 문화적 자존심으로 세계에 어필한 대표적 브랜드이다.

버버리를 모르는 한국 시골의 할아버지들도 ‘바바리코트’라는 단어는 알 정도로 버버리의 코트는 그 명성이 자자하다. ‘바바리코트’는 1960, 1970년대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누렸던 버버리의 코트를 잘못 발음하며 생긴 단어로 그 체크 패턴을 활용한 수많은 모조품을 만들어낼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다.

버버리의 성장 원동력에는 이렇게 아웃도어의 힘이 컸다. 인류 최초로 남극점을 밟았던 로알 아문센 역시 버버리의 개버딘 소재 코트와 텐트를 사용했으며 영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윈스턴 처칠 역시 버버리의 코트를 즐겨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버버리 브랜드는 영국의 아이콘이 되었다.

브랜드의 미래

죽은 샤넬을 부활시킨 남자 칼 라거펠트
[Contribution for 패션] 샤넬 vs 버버리, 패션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다
패션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한 번쯤 들어봤을 이름 칼 라거펠트. 그는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로 패션계의 교황이라 불리는 인물이다.

21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패션 디자이너인 칼 라거펠트는 2014 F/W 오트 쿠튀르 컬렉션에서 실용성과 개성을 모두 담고 있는 컬렉션을 선보였다. 이는 장식의 화려함보다 실용성과 편안함을 강조한 가브리엘 샤넬과 칼 라거펠트만의 개성과 상상력이 결합된 작품으로 그는 ‘샤넬을 부활시킨 남자’라는 새로운 수식어를 갖게 되었다.

특히 이 컬렉션에서 선보인 볼륨 있는 무릎길이의 마르키스 미니드레스와 백, 안에 코르셋이 달린 A 라인 드레스는 칼 라거펠트가 제안하는 ‘신여성’의 모습이었다. 또한 크로스백을 매치한 새로운 시도는 편안함과 자유로움으로 대변되는 샤넬의 브랜드 컬러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버버리의 젊은 CEO 크리스토퍼 베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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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동안의 구찌 수석 디자이너를 거치고 버버리의 수석 디자이너가 된 남자. 1971년 생의 젊은 디자이너 크리스토퍼 베일리는 버버리를 부활시킨 인물로 2014년 4월부로 버버리의 CEO로 승진했다.

귀족적인 전통을 지향하던 버버리는 1990년대부터 하향세로 접어들며 문을 닫을 위기까지 맞았다. 그러던 중 2001년 버버리의 수석 디자이너로 스카우트된 크리스토퍼 베일리는 버버리 프로섬이라는 자신만의 레이블을 론칭하며 버버리의 시그니쳐 아이템을 바꿔나가기 시작했다.

그는 전통적인 버버리의 컬러에 특유의 젊은 감각을 접목해 개성 있는 체크 패턴의 도입과, 새로운 소재의 도입을 시도했고 젊은 ‘패션피플’에게 주목 받기 시작했다. 이후 여러 개의 라인업, 버버리 어쿠스틱 캠페인(음악적 재능인을 선정, 버버리 캠페인 모델로 데뷔에 도움을 주는 프로젝트) 등으로 전통과 혁신을 조합했다.

에필로그
[Contribution for 패션] 샤넬 vs 버버리, 패션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다
“변하지 않는 단 한 가지. 그것은 영원한 것은 없다는 사실. 인생의 무상함, 패션의 덧없음, 이보다 더 나와 잘 어울리는 건 없다.”라고 칼 라거펠트는 말했다. 가벼운 소재의 고급화, 변칙적인 재미 등 새로운 시도로 무장한 샤넬의 미래는 밝기만 하다.

버버리는 크리스토퍼 베일리가 수석 디자이너로 부임한 후 2008년 처음으로 10만 파운드가 넘는 매출을 기록을 세웠다. 이후 버버리는 전통과 혁신, 절제와 조화, 시대에 맞는 세일링 전략 등으로 타 명품 브랜드들의 마케팅 표본이 되고 있다. 마치 변화하는 영국을 보는 듯한 버버리의 혁신, 미래를 더 기대하게 만든다. (사진출처: 샤넬, 버버리 공식 웹사이트, 샤넬, 버버리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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