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소식이 해외 금융시장에 전파되면서 한국물 채권 발행 시장이 출렁였다. 하지만 국내 금융회사 해외 지점의 한국물 발행이 원활하게 소화되는 등 시장 변동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뉴욕지점은 3일(현지시간) 1억달러(약 1411억원) 규모의 양도성예금증서(CD) 3개월물을 가격 변동 없이 성공적으로 발행했다. 국민은행 뉴욕지점은 현지 달러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CD를 발행해오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자금 조달 수요에 맞춰 월평균 3~4차례 1·3·6개월물 CD를 연장하거나 신규 발행하고 있다”며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에도 정상적으로 발행됐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서는 국내 금융지주와 은행권의 재무 안정성이 높은 만큼 한국물 자산의 신인도 저하 우려는 당초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김보형 기자
주요 시중은행들이 연말을 앞두고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대출 우대금리를 폐지하는 한편 대환 목적의 가계대출 판매를 전면 중단하는 은행도 늘고 있다.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다.우리은행은 지난 3일 홈페이지 공시를 통해 주요 신용대출 8개 상품에 적용되는 0.5~1.4%포인트 우대금리를 4일부터 없앤다고 발표했다. 신규 신용대출의 우대금리는 즉시 폐지하고, 기존 신용대출을 연장·재약정하는 경우엔 기존 우대금리를 최대 0.5%포인트 축소하기로 했다. 우대금리가 사라지면 소비자에게 적용되는 대출금리는 그만큼 오르게 된다.하나은행은 오는 9일부터 다른 금융기관 대출을 대환하는 목적의 주택담보대출, 전세대출, 신용대출 판매를 한시적으로 중단한다. 연말까지 가계대출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취약 차주 보호를 위해 새희망홀씨대출, 햇살론15, 햇살론뱅크 등 서민금융상품 등 일부 대출은 계속 취급할 예정이다.정의진 기자
지난 3일 밤 비상 계엄이 선포된 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서울 은행회관에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F4' 회의로 불리는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한 후 약 15분 거리에 있는 한국은행 본관으로 걸음을 서둘렀다. 이 총재는 금융·외환시장 담당 부서 등 한은의 주요 간부를 소집해 둔 상태였다. 부총재보 등 집행간부와 각국 국장들이 집에서 나와 본부로 속속 들어섰다. 야간 시간대 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긴급 회의를 즉시 진행했다. 이창용의 잠 못 이루는 밤이 총재는 통화정책과 금융시장을 담당하는 박종우 부총재보를 비롯한 간부들과 대응책 마련을 고심했다. 우선 모든 간부가 참석하는 회의를 4일 오전에 개최해 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이후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여는 방안을 금통위원과 함께 상의했다. 4일 오전 추가 F4 회의 이후 9시에 금통위를 열기로 했고, 이같은 일정이 새벽 1시25분께 기자단에 공지됐다. 1시경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안이 통과된 후 였지만 계엄이 선언된 것만으로도 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클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임시 금통위가 결정된 후부터는 관련 간부들을 중심으로 금통위 안건과 대응 방안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최용훈 금융시장국장과 최창호 통화정책국장, 윤경수 국제국장, 이병목 금융결제국장 등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을 담당하는 부서장들은 대부분 귀가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재도 새벽 2시경까지 김용식 공보관과 커뮤니케이션 방안을 논의하는 등 급박한 밤을 보냈다.4일 오전 열린 임시 금통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