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기 2015 경북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 조직위원장(왼쪽)과 고윤환 문경시장이 경북 문경 신기공단 내에 세워진 캐러밴형 이동식 숙소 앞에 나란히 서 있다. 이곳은 오는 10월 열릴 세계군인체육대회의 임시 선수촌으로 쓰일 예정이다. 세계군인체육대회 조직위 제공
김상기 2015 경북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 조직위원장(왼쪽)과 고윤환 문경시장이 경북 문경 신기공단 내에 세워진 캐러밴형 이동식 숙소 앞에 나란히 서 있다. 이곳은 오는 10월 열릴 세계군인체육대회의 임시 선수촌으로 쓰일 예정이다. 세계군인체육대회 조직위 제공
오는 10월2일부터 11일까지 경북 문경 등 8개 시·군에서 열리는 ‘2015 경북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에 참가할 110여개국 선수단과 임원진은 9000여명. 충북 괴산의 학생군사학교에 4500여명, 경북 영천의 육군 제3사관학교에 2500여명이 숙박해도 2000여명이 잘 곳이 모자랐다.

김상기 조직위원장은 “선수촌을 짓지 않고 경기장 신설도 최소화한다”는 원칙에 따라 지난 1월 문경 신기공단 내 공터에 캐러밴형 이동식 숙소 350대를 선수촌으로 석 달간 빌려쓰자는 고윤환 문경시장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가로 3m, 세로 12m 크기에 화장실과 냉·난방기, 냉장고, 침대 등이 갖춰진 숙소 한 대에서 네 명이 쉴 수 있다. 조직위가 내야 할 리스료는 34억5000만원. 2000여명을 수용할 선수촌을 신축하려면 땅값을 제외해도 물품비까지 800억원이 든다. 23분의 1의 비용으로 숙소 확보 및 향후 관리 문제까지 해결한 것이다.

4년에 한 번 열리는 세계군인체육대회 개최를 두 달 앞두고 김 위원장을 만났다. 한국은 올림픽(회원국 205개국)과 유니버시아드(167개국) 대회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세계군인체육대회(133개국)를 2011년 유치했다. 육군 참모총장 출신인 김 위원장은 “그동안 국내에서 열렸던 그 어느 국제 대형 스포츠 행사보다 적은 비용으로 알차게 준비해 국격과 군의 위상에 부합하는 일류 대회, 흑자 대회로 치르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대회 총예산은 1653억원. 지난해 9월 열린 인천아시안게임의 7.4%에 불과하다. 김 위원장은 “24개 경기 종목은 국군체육부대와 6개 지방자치단체의 기존 31개 경기장에서 열린다”며 “국내에서 처음 진행하는 육·해·공군 5종 경기장 세 곳을 3사관학교와 해병 1사단, 공군 예천 비행장에 신설하는 데 38억원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조직위는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이번 대회가 소도시에서 열리면서 관람석이 빌 것에 대비해 각국 선수단을 응원할 민·관·군 서포터스를 구성 중이다. 1개국마다 1개 지자체와 1개 연대급 부대, 2~3개 중·고등학교 및 대학교, 2~3개 기업과 2~3개 시민단체, 자원봉사자 등으로 50~110명의 단원을 결성할 방침이다.

북한이 최근 불참을 통보한 것과 관련해 김 위원장은 “접수 마감일이 지난 1일이었지만 참가 희망국들이 선수 선발과 비자 발급 등을 이유로 신청기간 연장을 요청했다”며 “역대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린 북한이 이달 말까지만 신청하면 남북이 선의의 대결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일까지 72개국 5440명이 참가 신청을 했다. 나머지 회원국 중 37개국은 참가할 예정이고, 24개국은 참가 여부를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20개가량의 금메달을 획득해 역대 최고 성적인 종합 3위를 차지하고 싶다”며 “SK텔레콤과 아모제푸드, 제일모직, 우리은행 등의 후원을 바탕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문경=최승욱 선임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