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45주년' 국방과학연구소 정홍용 소장…"개발 신무기, 생산 초기단계까지 책임질 것"
“독자 개발한 신무기가 양산단계에서도 제 성능을 안정적으로 낼 수 있도록 사후관리를 철저히 하겠습니다.”

창립 45주년(6일)을 앞둔 국방과학연구소(ADD)의 정홍용 소장(사진)은 4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ADD가 개발한 무기가 시험평가에 합격하고 국방규격까지 제정되면 연구진 임무도 끝난 것으로 평가했지만 앞으로는 초기운용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을 완벽히 해결할 때까지 책임지도록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ADD는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0년 8월 6일 설립한 이후 171종의 무기를 국산화하는 등 군 전력 증강에 기여했다. 그러나 ‘명품 10선’이라고 자랑했던 무기 중 4개에서 양산단계 이후 결함이 드러나는 등 치명상을 입었다.

정 소장은 이들 K시리즈 무기의 오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저비율 초도생산(LRIP)’ 기법을 도입키로 했다. 현재 방산업체는 평가를 통과한 신무기를 연간 균등하게 나눠 양산하는데 앞으로는 군이 운용할 수 있는 최소단위에 맞춰 최초 양산 물량을 줄이고, 사용 단계에서 노출되는 약점을 해결한 뒤 본격 생산한다는 것이다.

정 소장은 “군이 필요로 하는 기본 무기는 대부분 개발이 끝났다”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정밀유도무기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높이면서 미래형 전략비닉무기를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ADD는 현재 전자기펄스탄의 발진장치를 연구하고 있다. 레이저건의 정밀추적조준장치에 대한 연구에도 집중하고 있다.

정 소장은 ADD가 연구개발(R&D) 성과를 기업에 이전하는 ‘국방기술의 민간 이전’ 사업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2013년 9월부터 지난 7월까지 61건의 기술을 넘긴 기업 중 10개사가 민수용 제품을 내놓았고 19개사는 설계를 진행 중이다. 이들 민수품 매출은 총 160억원에 이른다.

ADD의 올해 R&D 예산은 1조2900억원이다. ADD 자체 판단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연구개발비는 전체의 2.8%인 360억원인데 이것도 과제를 선정한 뒤 방위사업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정 소장은 “미국은 국방예산을 줄이면서도 국방연구개발 예산은 삭감하지 않았다”며 “미래 전장 환경에 대비한 기술 개발을 위해 예산구조와 관련 규정을 보다 유연하게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승욱 선임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