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태 회계학회장 "감사보수 반토막…고품질 감사 어렵다"
황인태 신임 한국회계학회장(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사진)은 “지난 10여년간 공인회계사(CPA) 1인당 감사보수가 반값으로 떨어졌다”며 “헐값으로는 감사품질을 높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34대 한국회계학회장에 취임한 황 회장은 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01년부터 2013년까지 물가지수를 반영한 회계사 1인당 감사보수는 1억5200만원에서 7800만원으로 49% 감소했다”고 말했다. 황 회장 연구에 따르면 같은 기간 회계감사시장 규모는 2832억원에서 7513억원으로 2.65배 커졌고 회계사 수는 5300명에서 1만6000명으로 3배 늘었다. 그동안 물가가 42%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회계사 1인당 감사보수가 12년 만에 반값으로 깎였다는 분석이다.

그는 “감사보수가 낮아지면 감사 품질을 높일 수 없고 우수한 인재가 회계시장에 들어오지 않게 돼 악순환이 일어난다”며 “한국의 회계투명성 지표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꼴찌 수준으로 평가받는 것은 저가 감사가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황 회장은 건설 조선 등 불황 산업에 대한 회계감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논란과 관련, “회계는 제때 제대로 기록만 하면 조기 경보기능을 할 수 있지만 최근엔 그 기능이 작동되지 않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며 “금융감독당국이 건설 조선 등 불황을 겪고 있는 기업들이 제때 비용을 처리하는지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고 했다.

황 회장은 회계분야 관련 학자들을 주축으로 총 2100여명의 회원과 단체가 가입돼 있는 회계학회를 앞으로 1년간 이끌게 된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