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식 사? 팔아?…삼성 vs NH·유안타 '투자전략 정면충돌'
"중국 주식 비중 줄여라 vs 지금 사야한다"

중국 증시 폭락 사태 이후 국내 대형 증권사들의 투자전략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어 주목된다.

선봉에서 '바이 차이나(BUY CHINA)'를 외치던 삼성증권이 입장을 바꿔 '비중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선 반면에 NH투자증권은 '장기적으로 보고 팔면 안 된다'고 맞서고 있다. 국내 유일 중화권 증권사인 유안타증권의 경우 '지금이 중국 주식을 사야 할 때'라고 힘줘 말했다.

5일 강현철 NH투자증권 자산배분·글로벌전략 부장은 중국 증시에 대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분할 매수를 통한 '적립식' 투자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강 부장은 "아직 신흥국에 불과한 중국시장 주식을 여느 선진국 시장에 대한 투자방식처럼 '다 사라' 또는 '다 팔라'고 하는 권유 자체가 잘못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중국 증시가 지난 5월 이후 변동성이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비중축소가 아닌 재매수 기회를 노려야 하는 시점이라는 것.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6월 중순 5166.35포인트까지 오르며 7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장외 신용 거래에 대한 규제 우려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한 달여 만인 지난달 31일에는 3663.73까지 밀려났다.

유안타증권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중국 증시에 대한 투자 비중을 확대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서명석 유안타증권 사장은 이날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열린 '중국 증시 진단 및 전망' 기자 간담회에 참석, "중국 증시의 급락 사태는 새로운 변화의 국면으로 나아가기 위한 성장통으로 봐야 한다"며 "중국 증시의 붕괴는 과도한 신용 거래 관행 탓이지 펀더멘털(기초체력)에서 비롯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지금이 바로 중국 주식을 사야할 때"라고 외쳤다.

서 사장은 "국내 주식시장이 성장했던 것처럼 이와 비슷한 단계를 밟고 잇는 중국 증시 역시 성장 스토리는 계속될 것"이라며 "주식투자의 본질은 성장을 주도하는 종목을 발굴하는 것인 만큼 이것이 우리(증권사)가 해야 할 임무"라고 말했다.

이날 NH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이 중국 증시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내놓으면서 앞서 삼성증권이 내놓은 '부정적' 투자관점을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 됐다.

삼성증권은 국내 후강퉁 거래가 시작되면서 거래 실적의 60%가량을 독차지 하면서 업계 선두로 입지를 굳혀왔다. 그러나 지난 5월께부터 전략을 급선회, 투자비중을 급격하게 줄여왔다. 기존 투자자들에게 중국본토 주식이나 펀드를 자산의 10% 이내로 줄여야 한다고 설득, 자산을 중국 외 시장으로 돌렸다.

이민하 한경닷컴 기자 minari@hankyung.com